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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소/BGM) 오늘도 언덕길을 오르는 모든 분들을 위하여. '클라나드'
게시물ID : animation_4102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본의적P
추천 : 17
조회수 : 811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7/02/18 0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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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CLANNAD Original Soundtrack 中 '東風' - http://bgmstore.net/view/ToKKG
(오른쪽 마우스 클릭 후 '루프'에 체크해주세요)

※ 스포일러는 최대한 제거하여 처음 보는 분도 읽을 수 있도록 썼습니다.

 여러분은 소설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영화든 게임이든 맘에 드는 이야기를 발견해서 한참을 빠져 있다가
 그 이야기의 맨 끝 장을 본 날 이후, 후유증을 느낀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 그런 경험을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야기의 종류별로 후유증도 여러가지겠지요.

 '그 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처럼 소중한 사람과 이별한 이후의 울적함일 수도 있구요.
 '4월은 너의 거짓말'이나 '초속 5cm'나 '토라도라'처럼 가슴저린 사랑 얘기를 본 후의 쓸쓸함일 수도 있겠죠.
 '천원돌파 그렌라간'이나 '킬라킬'처럼 주인공과 함께 뜨겁게 불타오른 직후의 공허함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이 애니를 보고 나서 지금까지도 여파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좀 어려운 일이지만 그 영향에 대해서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삶을 굳세게 살아갈 용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긍정적이죠. 저에게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어넣어준 작품이라.

ㅁ.jpg

 '클라나드' 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다.

 애니라고 해 놓고 왜 모 게임 플랫폼 화면을 올렸느냐 하면, 이거 원작은 2004년 발매된 key사 작의 비주얼 노벨이라 그렇습니다.
 지금은 저 곳에서도 구매해서 할 수 있구요(한국어 지원은 안 되고 일본어 음성에 영어 자막이 나옵니다).
 쿄애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은 2007년 10월에 1기 1화가 방영됐으니 올해로 방영 10주년이 되는군요.

 애니메이션은 1기 2쿨, 2기(이하 애프터 스토리라고 부르겠습니다) 2쿨 분량으로 총 4쿨 가량의 방대한 분량입니다.
 들어보신 분이 있다면 아마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접하셨을 텐데요.
 이 작품의 악명이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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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작(게임) 일러스트 컷입니다. 전적으로 취향 문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그림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죠.
 애니는 캐릭터 디자인을 재조정하고 많이 부드러운 작화로 나왔지만 저 큰 눈만은 변하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보기도 전에 캐릭터 눈 때문에 포기하곤 합니다.

 작화에 적응하는 시간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전 10분만에 적응되더군요.

 그리고 여러분이 들어보셨을 명성이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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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나드는 인생'이라는 말일 겁니다.
 사실 이 말은 key사의 극성 팬들을 비꼬는 의도로 처음 쓰인 거지만
 오히려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서...말 그대로의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클라나드는 왜 인생이라고 불리고 있을까요?

 마을과 사람의 이야기

 "만약 마을이라는 존재에 사람과 같은 의지나 마음이 있어서,
 그래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자는 생각이 있다면 이런 기적은 마을이 일으킨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건 기적이 아니겠죠?
 마을을 사랑하는 사람이 마을에 살고 사람을 좋아하는 마을이 사람을 사랑해요.
 그건 어디에나 있는 당연한 일일 거에요. 우리는 마을을 사랑하고 마을에게 키워져요."

 - 등장인물 나기사의 대사

 클라나드 대부분의 이야기는 '빛의 언덕'이라는 뜻인 히카리자카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등장인물 또한 히카리자카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주인공은 '오카자키 토모야'. 역시 히카리자카 마을에 사는 사람이고
 마을 안의 한 언덕에 위치한 사립 히카리자카 고등학교의 학생입니다.
 어린 시절 차 사고로 인해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 오카자키 나오유키와 함께 살고 있지요.

 허나 아버지 나오유키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폐인이 되어 무기력한 상태이고
 토모야는 그런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3년 전, 아버지와 싸우다 일어난 사고로 인해 토모야는 오른쪽 팔을 높이 들지 못하는 장애를 얻습니다.
 그 이후로 토모야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정말 싫어하게 되고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이자 절친한 친구인 스노하라와 함께 삽니다.

 학교 생활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나돌던 토모야는 평소와 같이 느지막한 시간에 학교 밖에서 방황하다가
 후루카와 나기사라는 여학생을 만납니다.

 나기사는 원래 토모야보다 한 살 많지만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해 고등학교를 1년 쉬었기 때문에 토모야와 같은 학년입니다.
 처음엔 나기사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던 토모야는 연극부를 만드는게 꿈이라던 나기사를 도와 연극부를 만듭니다.

 토모야는 나기사를 만난 이후, 많은 학생들과 함께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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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선생님이었던 언니의 결혼식에 히카리자카 학생들을 초대하고 싶어하던 후코
 친구 없이 혼자만의 생활을 하던, 어딘가 덧없어 보이는 천재 소녀 코토미
 동생과의 추억이 담긴 벚꽃길을 지켜내기 위해 학생회장을 노리는 토모요 등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는 것을 도와줍니다.

 이것이 클라나드 1기 전체와 애프터 스토리 초반부까지의 내용입니다.
 애프터 스토리부터는 성인이 된 토모야가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그 가족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애프터 스토리에 대해선 아래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클라나드는 크게 보면 '마을과 사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토모야가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히카리자카 마을, 그리고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연과 추억을 가지고 있죠.

 그렇기에 토모야에게 좋지 않는 추억이 있는 장소라고 해도
 토모야의 주위 사람들에 의해 히카리자카 마을은 점점 정든 삶의 터전이며 뿌리내릴 수 있는 땅이 되어줍니다.

 가족과 행복의 이야기

 "찾았어. 드디어 찾았어. 오직 나 외엔 지킬 수 없는 것.
 나만이 지킬 수 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그건 여기에 있었다."

 - 주인공 토모야의 대사

 클라나드 애프터 스토리는 주로 토모야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 하던 것도 아니었고 정해진 진로가 있는 것도 아니었던 토모야였기에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지만
 토모야에게 의지할 곳이 되어 주면서도 토모야에게 의지하던,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토모야는 견딜 수 있죠.

 단칸방에서 가난하게 생활하더라도 두 사람의 모습은 행복해 보입니다.

 훗날 토모야에게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이 찾아오더라도
 곁에 가족이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요.

 클라나드는 주인공인 토모야가 스스로 남편이자 가장이 되어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을 누리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기적의 이야기

 계절은 바뀌어 이젠 찬 바람이
 감싸여 잠들거라 그 봄의 노래 속에서

 - 엔딩곡 '작은 손바닥' 中

 그리고 마지막으로, 클라나드의 세계관 설정엔 이세계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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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 소녀와 로봇이 사는 평행세계인데요.
 게임과 애니 모두 처음에 등장하는 하얀 세계가 이 곳입니다.

 멸망 직후의 황량한 세계로도 보이고, 외딴 곳에 홀로 떨어져 사는 소녀의 이야기로도 보일 수가 있겠습니다.

 이 세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면 극도의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일단 '기적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해 두겠습니다.

 소개를 마치며

 작은 손이라도, 떨어져 있더라도 우리는 이 길을 걸어갈 거야
 언젠가 찾아올 날엔 최고의 추억을 새기고...

 - 엔딩곡 '작은 손바닥' 中

 클라나드는 마을과 사람, 가족과 행복, 그리고 기적의 이야기입니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매 화마다 사람이 한 명씩 죽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죠.
 그리고 가부장제라는 말로 표현되는 동아시아 가족 문화의 이상 격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난하고 불편한 몸이지만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
 그 옆에 붙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어울려 주는 친구
 연약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강한 사람
 자존심 세고 강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 부드러운 사람
 상처도 받지만 서로서로 행복하게 사는 부부
 자식을 위해서 꿈을 포기하는 아버지
 같이 꿈을 포기한 헌신적인 어머니 등등...

 이 모든 사람들이 한 데 어우러져서 만들어내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클라나드의 주인공, 토모야의 행복한 삶이 이상적인 것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가부장제에서 멀어져가는 신세대들에게는 또 다른 삶의 양식이 있을 것이니까요.

 허나 저뿐 아니라 이 글을 읽고 계신 많은 분들은 우리네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알기 때문에
 이 애니가 짚고 있는 코드에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으실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애니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델을 제시하는 애니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에 대한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애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클라나드에 대한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을 데려가도 될까요? 이 마을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제목 없음.png
출처 myanimelist 클라나드 갤러리
steam에서 직접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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