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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와인더 (*삐빅. 가제입니다.) 주에 두번 올리는 추리스릴러 23화
게시물ID : animation_4352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4
조회수 : 33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8/09/08 21:43:24

왠지 가제라고 저렇게 붙이는 거 중2중2한 느낌이네여



아마 다음화까지는...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데 지루하려나 모르겠습니다..


23.


그가 아파트로 사라진 후, 나는 그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여기에 있어봤자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알았지만,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떠난다고 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


결국 집에 돌아온 것은 점심이 한참 지난 뒤였다. 배고프다. 그러나 식욕은 없었다. 목이 턱하고 막혀있는 느낌이었다. 갑갑했다. 떠오르는 방법이 없다. 이대로, 계획대로 흘러가는 걸까. 사실 그게 맞는 거지만, 되도록 이번에 끝내고 싶은 마음도 컸다.


리와인더의 영향으로 생각되는 것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시감. 그건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정보를 주었다. 그리고 그 정보들이 내 마음속 불안감을 키우고 있었다.


게다가 아까 하연이를 봤을 때 느꼈던 오버랩은 분명 무서울 정도였다. 그러나 아까 어물쩍 넘어간 탓에 기억이 희미했다.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강한 인상도 애초에 기억의 장막에 가려져 있던 것이었다. 오늘 밤 꾸었던 꿈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처럼 희미했다.


그러나 그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과 슬픔은 남아있었다. 그것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다. 계획대로라면 무조건 다시 한번 겪게 되어있었다. 그 알 수 없는 사건을.


겪고 싶지 않았다.


막연한 감정이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분명 어떤 일이 일어난다. 하연이에게. 체육선생이. 그것도 심각한 형태로.


그러나 구체적인 정보는 없다.


그래도 그것을 막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하아.”


하연이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일단 내일도 만날 거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나. 내일까진 괜찮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내일은 하연이가 집에서 나와 들어가기까지 확실하게 에스코트를 해두자.


... 어... 그러고보니 약속 시간은 정했나? 아니 약속 시간이랑 장소도 안 정했잖아. 차라리 내일 약속을 취소하는 게 나을까? 오히려 그것으로 위험요소가 줄어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데이트는 하고 싶은데.


그리고 하연이를 더 이상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사과할 때 모습이 떠오른다. 눈에 가득 찼던 기대감, 실망감. 그리고 고백은 리와인드랑 관련이 없었으니. 고백이 성공하면 그것을 통해 하연이의 행동에 더 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월요일까지만 넘기면 된다. 문제는 없다.


일단 약속을 잡아볼까.


나 ‘집에서 잘 쉬고 있어?’


하 ‘응. 토요일에 이렇게 집에서 쉬고만 있으니까 어색어색하네 ㅋㅋ’


나 ‘몸은 괜찮지?’


하 ‘괜찮다니까!!!’


무슨 삐진 듯한 고양이 이모티콘까지 올리며 하연이가 괜찮음을 어필했다. 괜찮으면 괜찮은 거지 뭘...


나 ‘내일 만날 수 있겠어?’


하 ‘당연히 나가지!’


하 ‘내가 어제부터 몸 괜찮다구 했지?! 진짜라니까?? 못 믿는 거야?’


나 ‘혹시나 해서 ㅋㅋ. 그럼 언제 만날까?’


하 ‘오전엔 갈 데가 좀 있어서... 1시에 역에서 보자.’


1시에 역? 어차피 같은 아파트인데 내가 마중 가는 게 낫지 않나? 원래라면 하연이의 말에 별 생각 없이 응했을 테지만... 지금 그러기엔 불안감이 있었다. 게다가 오전엔 또 어딜 간다고 하니 어딜 간다는 거지?


나 ‘어디 가는데?’


하 ‘어디 가긴 일요일엔 나 교회 가지 ㅋㅋ’


나 ‘아 그렇지...’


맞네. 하연이는 교회 다녔지. 초등학생 때나 중학생 때는 이따금 따라갔었던 기억이 있었다. 결국 난 신앙심 같은 건 없었기에 지금은 다니지 않았지만. 이제 와서 교회를 같이 가자고 하는 건 좀 이상한가.


나 ‘그럼 내가 교회로 마중갈까?’


하 ‘뭐? 아니 아니 괜찮아.’


하 ‘굳이 그럴 필요 없어. 그냥 역으로 한 시에 와.’


하 ‘교회도 싫어하잖아?’


나 ‘뭐 그렇긴 하지...’


불안한데... 그래도 교회 가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연달아 오는 카톡을 보아 내가 오는 걸 꺼리는 것처럼도 보였다. 내가 너무 걱정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과민반응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고 싶었다.


교회... 그러고 보니 한지석도 교회를 다니지 않았었나? 교회에서 한지석을 본 기억이 있었다. 하연이를 따라 교회에 간 게 중학교 시절이 마지막이었으니, 중학생 때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한지석이 중학교 때 전학을 온 게 맞긴 하구나. 아직도 교회를 다니는지는 모른다.


혹시 다니고 있다면 조금 부탁해볼까. 교회에 있는 동안 하연이가 잘 있는지 봐달라고. 이 녀석도 하연이가 쓰러졌다는 소식은 들었을 것이다. 학원이 같으니까. 하연이의 몸 상태가 안 좋아 보이니 교회 있는 동안만 지켜봐달라고 해야지.


나 ‘너 아직 교회 다니냐?’


내가 톡을 보내자마자 숫자가 사라졌지만, 한지석은 답장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도 서먹서먹한 상태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연이에 관해 이야기는 했지만, 반응이 영 껄끄러웠으니까. 오히려 그게 더 민폐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지금은 월요일을 넘기는 것이 우선이다.


나 ‘하연이랑 같은 교회 아직 다님?’


한 ‘왜?’


나 ‘아니, 뭐. 너도 어제 하연이 쓰러졌다는 거 들었을 거 아냐. 내일 교회에서 보면 잘 좀 챙겨주라고.’


한 ...


한지석은 내 말에 답장하지 않았다. 읽은 것은 확인했지만. 하긴 오지랖이 지나쳤다. 나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래도 걱정되니까. 어쩔 수 없다. 이럴 바에야 내가 교회를 가는 게 낫겠지만, 하연이의 태도가 걸렸다. 나를 배려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꺼리는 것 같았다. 하긴 갑자기 교회에 찾아가는 것도 민폐인 건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하연이만 불편하겠지.


그리고 나에겐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체육선생을 감시하는 것이다.



-----


일요일 아침.


평소보다 이른 시각에 일어난 나는 빠르게 씻고는 집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곧장 체육선생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어제의 그 아파트 주변에 도착해 어제처럼 주변을 서성였다. 이 쪽 아파트는 내가 사는 주공과 다르게 조금 더 좋은 곳이라 1층에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하는 방범 문이 있었기에 누군가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어차피 내일 일어나는 일이라면 무의미한 짓이 아닐까 싶긴 하지만... 무언가라도 하고 있다는 것이 불안감을 없애고 충실함을 느끼게 해 줬다.


아마 한지석도 나름 괜찮은 녀석이니까 하연이를 어느 정도 챙겨주겠지.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느낌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 몸이 두 개인 것도 아니고 내가 교회에 가기도 애매했으니까.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그렇게 생각을 해봤지만, 막상 기다리기만 하니 시간이 가질 않았다. 무료했다. 하연이한테 톡이라도 해볼까? 예배가 시작했으려나? 10시쯤 시작했던 것 같은데. 아마 11시쯤에나 끝나겠네.


다행히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차는 곧잘 빠져나가는 게 보이지만 단지 내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누가 수상히 보고 신고라도 하면 곤란하다고 생각했지만 괜한 걱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쭉 기다리다 누군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 틈을 따라 1층으로 들어갔다. 어제 체육선생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게 17층이었다. 나는 그대로 계단을 걸어 2층으로 올라와 엘리베이터를 보고 있었다. 이것을 통해 체육선생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걸어 내려오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럴 리 없겠지만.



1층에서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1층은 사람이 오고 다니니 의심의 눈을 사기 쉬울 것이다. 신경도 안 쓸 것 같기는 하지만... 사실은 체육선생을 직접 마주하기가 두려운 것일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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