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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개가 더뎌지는 느낌의 추리스릴러... 24화입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43538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4
조회수 : 3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9/11 21: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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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전개를 빠르게 하고 싶긴 하지만..... 능력밖이네요.. ㅠ





24.


그렇게 죽치고 앉아있기를 몇 시간, 중간중간, 사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사람을 피해 한두 층을 오르내리며 엘리베이터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17층에는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았다.


한 층에는 양옆으로 두 집이 있으니 두 집 모두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엘리베이터가 17층에 설 일은 없었다. 게다가 이미 빈집일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허탕일까.


슬슬 약속시간도 가까워져 간다. 11시 30분. 하연이도 슬슬 교회가 끝날 시간이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벌써 반 토막 나려 한다. 하연이를 만나고 시간 보낼 걸 생각하면 보조배터리를 챙기던가 해야겠는데... 옷도 갈아입고. 돌아가야 하나.


아무런 성과 없이 자리를 뜨려니 아쉬웠다. 하긴 무슨 성과가 있는 것도 이상하다. 그냥 보험 드는 느낌으로 와봤을 뿐이니까.


나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돌아갔다.




밖을 걷다 보니 날씨가 확연히 더워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10분만 걸어 다녀도 땀이 줄줄 흐를 것 같았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땀이라도 씻어내야 할 판이었다. 밖에 돌아다니기는 무리였다. 하연이랑은 최대한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하연이와 만나 뭐할지 전혀 정해놓은 것이 없었다.


이런. 뭐라도 생각해놨어야 하는데 적어도 하고 싶은 게 있는지 먹고싶은 게 있는지 물어봤어야 했는데 까먹었다. 젠장.


이미 늦었지만 톡이라도 보내볼까.


나 ‘교회 끝났어? 난 이제 준비하고 출발하려 하는데. 먹고 싶은 거 있어?’


하 ...


답장이 좀 늦었다.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는 조금 기다리다가 그사이에 씻는 게 낫다고 생각해 샤워를 시작했다. 아직 예배가 안 끝난 모양이었다. 어차피 하연이가 늦진 않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그리고 대충 씻고 나와 물기를 닦아냈다. 대충 몸단장까지 하고 보니 어느새 십여 분이 지나있었다. 답장이 왔나 확인하려 스마트폰을 들어보니 마침 답장이 왔다. 방금 끝난 모양이었다.


하 ‘미안.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갈 것 같아.’


멍.


난 그 답장을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왜? 당황스러웠다. 답장을 보내지도 못한 채 생각에 잠겼다. 정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아니면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나?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안 한 게 문제일지도 모른다.


나 ‘왜? 무슨 일인데?’


하 ‘바빠. 나중에 설명할게.’


..... 저렇게 이야기하면 더이상 캐물을 수도 없었다. 바로 어제 내가 했던 말이랑 같았으니까. 젠장.


아니 그래도 물어볼까. 혹시 모르니까. 그리고 내가 도울 수 있는 상황일지도 모른다. 아니 리와인더와 엮인 사건일지도 모른다. 내가 돕지 않으면 안 되는 사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괜한 오지랖을 부리는 것이 아닐까. 구차해보이는 건 아닐까. 내가 하연이를 못 믿는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구질구질하게 구는 건 아닐까.


스마트폰을 들었다 놨다 하며 고민을 반복했다.


사실은 그냥 차인 게 아닐까. 저건 그냥 핑계고. 그러기엔 어제까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그냥 내 착각일까.


아니 그냥 진짜 바쁜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피해망상이다.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겼겠지. 그럴 수도 있지. 부정적인 생각은 그만하자. 당장 내일이 문제였다.


나 ‘그래. 몸조리 잘하고.’


간단히 톡만 남겼다. 더이상 뭐라 말하기 무서웠다.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진정하자. 내일에 대해 생각하자. 진정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아니, 내일에 대해 생각해야지. 월요일. 하연이. 리와인더. 체육선생. 무슨 연관이 있는 거지.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 결국 오늘은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하연이와 함께하지도 못했고, 체육선생의 집 앞까지 갔지만,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시간은 아직 낮인데, 구름이 햇빛을 가린다. 비가 오려는 걸까. 안 그래도 더운데 습하기까지 하다. 하연이를 최대한 지켜보려고 했는데. 역시 하연이가 꺼리는 것 같았지만 교회를 따라갔어야 했을까? 아니다.


“아.”


그래. 한지석이 교회에 갔을 것이다. 한지석에게 물어볼까? 하연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냐고, 아는 게 있냐고. 아니 제대로 대답할 리가 없지. 어제도 대답이 시원치 않았다. 그래도 물어봐서 손해 볼 건 없잖아?


나 ‘하연이한테 무슨 일 있어?’


... 답장은커녕 읽지도 않는다. 뭐 그럴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아쉬웠다. 아니 뒤를 캐려는 것도 좀 그런가.


하연이를 믿자. 별일 없겠지. 평소보다 까칠한 것 같은 대답도 바빠서 그럴 것이다.


“하아...”


결국 전부 내 생각에 불과할 뿐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더 행동할 용기가 없었다. 밖에 비도 오는데 나가기도 그렇지. 게다가 하연이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


실질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내일을 대비할 수밖에.



----



그리고 월요일.


나는 이른 아침 일어나 학교에 갈 준비를 했다. 하연이와 같이 등교하기 위해서였다. 어제는 아무것도 못 했지만, 오늘도 그럴 수는 없었다.


아예 하연이를 전담 마크할 작정이었다. 뭐 어차피 자전거를 아직 병원에서 가져오지 않은 터라 걸어가야 하니, 일찍 나와야했지만. 나는 하연이가 나오는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나와서 느긋하게 기다렸다.


말은 느긋하게라고 썼지만 사실 초조했다. 어제 그 이후로 하연이에게 연락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연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사실 일방적으로 약속이 깨지고 연락도 되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이렇게 오는 것도 조금 불편했다. 역시 그냥 차인 걸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까지는, 적어도 오늘까지는 리와인더라는 변수가 있었기에, 내 계획을 지키기 위해서 하연이를 마중 나왔다.


아파트 앞의 벤치에 앉아, 현관을 보고 있을 무렵. 경찰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어딜 가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천천히 서행으로 지나갔기 때문이다. 차 안에 탄 두 명의 경찰관이 주위를 살피는 모습이 보인다. 순찰하는 걸까?


아무렴 어떠랴. 조금 신경이 쓰였지만 의식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하연이가 슬슬 밖에 나올 시간이 지난 것 같은데.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봤다. 나올 시간이 지나있었다. 내 착각이 아니었다. 지금 가려면 조금 빨리 걸어야 빠듯하게 제시간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하연이의 평소 등교 시간을 생각해 본다면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늦잠인가?


아니 그러기엔 걸리는 점이 너무 많았다. 하나하나의 의문을 따로 생각했을 때에는 이해할 수 있는 범주 안에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의문들은 눈덩이가 굴러서 뭉치고 커지는 것처럼 점차 쌓이고 뭉쳐져 이해할 수 없는 의혹이 되어버렸다.


이미 나는 스마트폰으로 하연이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귀에 대고 신호음이 울리기를 바랬다. 간절하게. 하지만...


‘전화기가 꺼져있어..’


...


사실상 하연이는 어제 그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되어 있었다.


아파트 단지 내를 순찰하는 경찰차. 어제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며 약속을 깬 하연이. 그리고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 것. 꺼져있는 전화. 두 번이나 현기증으로 쓰러졌던 하연이. 그리고 리와인더.


이것들이 모두 연관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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