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그려 보자
1. 애니에서 알아낸 얼굴형을 열심히 연습해 그린다.
2.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얼굴비례를 적용한다. 중심선을 그었을 때 중앙에 눈이 있고 그 선으로부터 턱까지의 중앙에 코가, 그리고 코에서 턱까지의 1/3지점에 입이 위치한다.
3. 중앙에 선을 긋긴 그었는데 대체 눈의 어디를 선 위에 놓아야 하는지 고민한다.
4. 아래 놓아야 될 것 같다. 열심히 한쪽 눈을 완성한다
5. 반대편 눈을 그리려고 시도한다.
눈은 좌우대칭이므로, 중심선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어야 하는데, 그려놓고 나니 '못 생겨졌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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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깊은 어둠속에 잠들어있는 저의 처절한 중학교 시절의 기억입니다. 지금 아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며 고쳐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은 제과제빵보다는 요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제과제빵은 개량하지 않으면 음식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요리는 개량하지 않아도 음식은 됩니다. 파 대신 양파를 넣으면 '파 대신 양파넣은 맛' 이 납니다.
그림을 다시한번 봅시다.
중심선이고 뭐고 다 지우고 한번 봅니다.
그러면
누가 봐도 머리 위쪽과 오른쪽의 거대한 빈 공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얼굴은 망한 그림이 아닙니다.
'이마가 넓고 눈이 몰려있는' 그림이 되는 것입니다.
그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잘못된건 내가 '그것을 의도하지 않았다는 점' 인 것입니다.
고쳐볼 겁니다. 저는 이마가 넓은건 놔두고 싶습니다. 그러면 귀여우니까요
왼쪽눈이 오른쪽으로 더 가고 옆으로 늘어나는데는 어떤 인체비례의 지식이 필요한게 아니라
그냥 '오른쪽이 비어보이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중학생때 저는 얼굴에 있는 눈두덩이와 눈의 구조와 애니얼굴을 뼈다구로 그리면 대체 어떻게 되는지 한없이 고민했습니다.
저는 아예 중심선도 안 그리고 한번 그려보시길 권합니다.
보조선을 그려놓으면 내가 그리려는 선 하나하나가 한없이 제약을 받습니다.
(어차피 눈을 이렇게 그릴거면 가운데 그은 선은 왜 필요한 겁니까)
보조선은 국끓이다가 좀 싱겁네 하면 소금을 좀더 치는 그런 의미로 나중에 수정할 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할 때 진정 자유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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