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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엔 완결이 나지 않는 추리스릴러 41화입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4375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4
조회수 : 31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2/26 20:24:06

 아마 주말 중으로 하나 더 올려서 42화까지 올릴 것 같습니다.


 50화쯤엔 완결 날겁니다. 아마도요. 내년 초엔... 날 거야...




41.


“혹시 하연이 못 봤니?”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대답하지 못하고 그저 입술을 깨물었다. 하연이의 행방을 어머니도 모르고 있었다. 예상한 상황이었지만 현실이 되자 뼈아프게 다가왔다.


“아뇨. 연락이 안 돼서 찾아온 건데...”


순간 내 옷깃을 잡은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나에게 일말의 기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없었다. 하연이의 어머니는 나의 옷깃을 놓았다.


“그러니...? 알았다. 혹시 하연이 보면 아줌마한테 연락해줄래?”


“네...”


하연이의 어머니는 내 어깨를 짚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엘리베이터를 올라탔다. 역시 하연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그때의 리와인더와 관련이 있을까?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정보가 그대로 맞을까? 어차피 시간은 틀려먹었다. 장소는? 정보가 부족하다.


나는 문이 닫히기 직전 손을 집어넣어 무식하게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본 하연이 어머니의 어두운 얼굴에 살짝 의문의 빛을 비췄다.


“하연이 언제 마지막으로 봤어요?”


“어? 그러니까 그게... 어제 도서관 갈 때...”


“그럼 하연이랑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죠?”


“어? 그게... 어제 저녁에 도서관에서 친구네 집에서 잔다고...”


대답하던 하연이의 어머니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내 질문에서 이상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도 그제야 실수를 깨달았다. 하연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물어보는 게 먼저였다.


“남석아. 너 혹시 뭔가 알고 있니?”


실수다. 먼저 하연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물어보는 것이 먼저였다. 하연이가 사라진 것을 먼저 단정 짓고 물어본 듯한 질문은 맞지 않았다. 그리고 내 대답이 늦어질수록 눈초리에는 의심이 깊어졌다.


“아뇨... 하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요?”


하연이의 어머니는 입술을 살짝 물었다. 단순히 하연이의 어머니가 어림짐작한 것을 대충 둘러낸 말이었지만, 실체 없는 의심은 그걸로도 충분히 피해갈 수 있었다.


“... 가출이라도 한 건지 어떤 건지 어디로 갔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그러니까 하연이 보면 꼭 아줌마한테 이야기 좀 해주렴. 알았지?”


“네...”


나는 대답을 하며 엘리베이터를 놓았다. 문이 닫히며 하연이의 어머니가 시야에서 사라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아니 해야 하는 걸 생각해보자. 일단 이번 사건이 내가 그동안 리와인드를 반복했던 것과 이유가 같다면 기존의 정보가 무의미하지 않다. 하지만 독립적인 사건이라면 전처럼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겠지.


하지만 그런 건 이상했다. 하연이에게만 몇 번이고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마치 그게 그럴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아니다. 나는 운명이니 그런 건 믿지 않으니까.


반대로 같은 사건이 이유가 된 것이라면, 운명같이 추상적인 것이 아닌 좀 더 명확하게 추론할 수 있었다. 어떤 범인이 하연이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난 리와인드에서 어영부영 넘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만 해결하면 된다. 끝맺음이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하연이를 찾아야 한다.


건물 밖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리와인더를 실행하기 위한 계획, 그리고 그에 따른 기록들. 일단은 이유, 시간, 그리고 장소. 이유는 하연이를 구하기 위해서. 시간은 이미 한참 지나가 의미 없는 기록이 되었다. 그리고 장소는 아파트 단지 안. 중간에 내가 위험했었다.


아니 그리고 하나 더 있었다. 시간에서 내가 위험했던 것은 1시. 아직 학교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학교에 가긴 한 걸까? 하연이가 위험해진 걸 안 것은 월요일이었다. 일요일부터 실종을 알았다면 하루가 더 빨랐을 테니까. 만약 일요일에 알았음에도 하루가 더 걸렸을 수도 있지만 아파트 단지 안에서 그러기엔 쉽지 않았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쉽게 걸리지 않은 것은 어딘가 숨겨진 장소에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런 곳은 몇 군데 없었다. 워낙 단지가 넓으니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만약 아파트단지가 아니라 다른 곳이면 다시 찾으면 된다. 늦어서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리와인더가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만 하면 된다.


어쨌든 최대한 빨리 행동하는 것이 중요했다. 범인이 경찰차가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면 지금 당장은 섣불리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위기감이 있을 테니 어떻게든 빨리 처리하려 하겠지. 그 틈에 먼저 찾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바로 집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에코백에 물건을 챙겨 다시 나왔다.


의심 가는 곳은 일단 지하실과 옥상. 바깥이라면 금방 들켰을 테니까. 그리고 지하실 쪽이 유독 신경 쓰였다. 그리고 이건 아마도 리와인더의 영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갈 수밖에 없다. 옥상까지 왔다 갔다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먼저 지하실을.


살짝 묵직한 에코백을 흔들며 지하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열린 곳이 있는지 아니면 최근에 열린 흔적이 남아있는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흔적이 있는 문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바로 에코백에서 망치를 꺼내 들었다. 밖에서 자물쇠로 잠가놨으니, 범인은 안에 없겠지. 망치로 자물쇠 뭉치를 내려쳤다.


쾅.


자물쇠 뭉치가 단숨에 떨어져 나간다. 그리고 그 순간 그 기억이 오버랩된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간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까? 하연이를 구한다. 그게 답이 되나? 이 순간을 어물쩡하게 넘겨버린다. 그것으로 해결이 되는 걸까?


하지만 이미 내친걸음이었다. 이미 부서져 버린 자물쇠 고리를 붙일 수는 없었다. 경첩의 마찰음이 귀를 긁어낸다. 혹시 몰라 문을 닫았다. 시야가 칠흑으로 가득 찼다. 적막이 나를 내리누른다. 그리고 그 사이로 가는 숨소리가 귀로 스며들었다.


하연이다.


확신할 수 있었다. 그저 숨소리 하나뿐이었지만 구분할 수 있었다. 손에 든 망치를 에코백에 넣고 손전등을 꺼냈다.


흑!


발소리 때문인지 누군가 숨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쪽엔 묶인 채 방치되어있는 하연이가 보였다. 보였다. 눈도 가려져 있고 몸도 옷이 이리저리 헤쳐진 채 구속되어있었다. 아직 누가 다가온 지 모르기에 하연이는 죽은 듯이 숨을 죽이고 있었기에 나는 손전등을 하연이에게 비치지 않게 한쪽으로 돌린 뒤 하연이의 안대를 벗기며 말했다.


“하연아. 나야 남석이. 구하러 왔어.”


“전남석?”


“그래. 나야.”


“다행이다... 네가 와 줄 것 같았어.”


하연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아직도 공포감이 하연이를 사로잡고 있는 거겠지. 나는 하연이의 몸을 세운 후 에코백에서 칼을 꺼냈다.


“늦지 않아서 다행이네. 잠깐만 곧 풀어줄게.”


“응.”


하연이를 구속에서 풀어내자 하연이가 앉은 채 내 몸에 기대었다. 떨림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차분히 그녀를 안았다. 진정이 좀 되는지 천천히 떨림이 잦아들었다. 떨림이 거의 멈추자 나는 입을 열어 물었다.


“하연아.”


“응?”


“혹시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기억해?”


하연이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성급한 질문이었지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질문이었으니까. 범인을 잡는다면 더이상 리와인드를 쓸 일도 없었다. 혹시나 이번에 잘못  되더라도 범인을 안다면 그것이 다음 리와인드의 키포인트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하연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아니... 전혀. 남자... 인 건 알겠는데. 누군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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