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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끝이 보여가는 추리 스릴러 42화입니다.
게시물ID : animation_437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홍염의포르테
추천 : 3
조회수 : 35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12/29 15:17:17
 하지만 완결이 나는 날짜는.... 언제 될지 모르겠네요... 언젠간 나겠지...

 50화 쯤 끝날 것 같긴한데... ㅠㅠ


42.


하연이는 몸을 움찔거리며 말했다. 범인을 떠올린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하연이를 안고서 말했다.


“알았어. 괜찮아.”


모를 수도 있었다. 아쉽긴 하지만 예상 못 한 건 아니었다. 범인이 자기 정체를 그렇게 드러내는 것이 더 이상했으니까.


나는 하연이를 안은 채로 스마트폰을 꺼냈다. 경찰에 신고를 해둬야 했다. 112를 누르고 신고하려는데 뭔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와줄 것 같았다는 하연이의 말. 그 말이 걸렸다.


리와인더는 나에게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모두도 위화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내가 하연이를 구하는 이 과정이 반복되었다면, 그 전의 리와인드의 기시감으로 내가 오는 걸 알지도 몰랐다. 리와인드를 하는 주체는 나였지만 범인도 위화감을...


끼익! 쾅!


“뭐야? 뭐야?”


쇠 마찰음과 함께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하연이가 깜짝 놀라 떠는데 그걸 잡아줄 겨를이 없었다. 스마트폰을 놓고 바닥에 내려놓은 칼을 집고 일어섰다.


“하연아 경찰한테 전화해.”


나는 나지막하게 말하고 하연이의 앞에 섰다. 범인이 오면 하연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발소리가 내 앞에 멈추고 누군가 나에게 빛을 비췄다. 반사적으로 눈을 찌푸렸다. 그 불빛 너머로 인영이 언뜻 보였다. 당황스러웠다. 한 명이 아니었다. 셋은 되어 보였다. 그중 하나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그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말했다. 언뜻 보이는 경찰 배지.


“경찰이다. 손들고 무기 버려.”


“아...”


당황스러웠다. 나도 모르게 손에서 힘이 빠져나가 칼을 놓쳤다. 그리고 그 순간 한 명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어 나를 제압했다.


“커헉.”


손목이 뒤로 꺾이고, 시멘트 바닥에 얼굴이 박혔다.


아. 이거 X됐다.




내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아니 그 시점에서 틀리기도 힘들겠지. 지금 나는 경찰서로 잡혀 와 조사를 받고 있었다. 하연이와는 격리되어 아예 얼굴도 보지 못하고 완전히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었다.


스마트폰도 증거품이니 어쩌니 하면서 주지 않았고, 해명해도 들어먹질 않았다. 칼을 들고 있었다는 것과 망치로 지하실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는 것이다.


“진짜 아니라니까요!”


진짜 곤란했다. 범인이 누군지 찾기는커녕 감금된 신세에 리와인더조차도 사용이 불가능했다. 도망쳤어야 되나? 아니 그랬다간 빼도 박도 못 하고 현행범으로 잡았을 것이다. 도망칠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유일한 통로를 경찰인지 형사인지가 막고 있었으니까. 지금 이게 최선인가. 하다못해 칼이나 망치만 없었어도 좀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럼 왜 칼을 들고 있었냐고!”


“그건... 호신용으로...”


“호신용? 망치랑 칼이랑?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제가 하연이를 찾으러 간 거였다고요. 범인이 어떤 놈일지 모르는데 대비를 한 건데요?”


“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유괴인지는 어떻게 알았고? 가출일 수도 있었잖아? 안 그래? 거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데? 응?”


경찰은 아픈 곳을 찌르고 들어왔다. 단순히 리와인더에 의한 감일 뿐이었다. 설명할 방도가 따로 없었다. 하연이가 거기에 있는 걸 짐작한 것도 리와인더를 통한 기록이었고, 망치를 준비한 것도, 칼을 들고 있었던 이유도 범인이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이었다. 납득이 가능한 설명을 할 수 없었다.


“하하. 제가 걱정이 좀 많아서...”


“지랄.”


“하하하...”


“웃겨?”


“아뇨.”


“니가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봐. 응? 어제 오후 내내 알리바이도 없지?”


“오후 내내 집에 있었다니까요.”


“그러니까. 같이 있던 사람도 없고. 니가 집에 있는 걸 증명해줄 사람도 없잖아.”

경찰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하연이는요? 하연이는 뭐라고 말했죠?”


“그건...”


경찰은 내 물음에 곤혹스럽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게 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연이도 제가 범인이라고 하던가요?”


“...”


“아니죠? 제가 구하려고 했다고 하죠? 진짜라니까요? 왜 못 믿는 건데요?”


“야. 야. 야! 니가 협박했을지 어떨지 어떻게 알아? 아무래도 심약한 상태다 보니 제대로 말 못하는 걸 수도 있는 거 아냐!”


“...제가 왜 그래요? 무슨 이득이 있다고?”


“내가 아냐?”


완전 막무가내잖아. 이러니 내 말을 들을 턱이 있나. 젠장. 뭔 말을 해도 안 통할 것 같았다. 적어도 스마트폰이라도 들고 있으면 안심일 텐데.


“제 스마트폰이라도 주시죠.”


“무슨 스마트폰?”


“현장에 있던 거요. 경찰이 가져가던데.”


“증거품으로 가져 갔겠지! 네 껀지 어떻게 알아?”


“??? 그냥 조회만 하면 나오잖아요? 왜 몰라요?”


“...”


그냥 귀찮은 거 같은데.


“제가 현행범도 아니고 영장도 없이 뭘 믿고 이렇게 압수수색을 하는 건데요?”


 “현행범이 왜 아니야! 니가 거기 있었잖아!”


하... 답답할 따름이었다. 계속 도돌이표처럼 이야기가 맴돌았다. 그래도 하연이가 크게 다친 곳이 없이 살아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나도 증거가 없을 테니 아무리 길어야 24시간이면 풀려날 것이다. 문제는 진범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대답이 없어? 아냐? 니가 그 여자애 데리고 자물쇠를 부수고 지하실에 들어갔다고 신고한 사람이 있는데 왜 아냐!”


어?


“뭐라고요?”


“신고자가 니가 여자애를 데리고 들어가는 걸 봤다고!”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니 모르면 그게 덜떨어지는 거다. 범인이다. 신고자는 범인이었다. 범인은 내 생각보다도 빨랐다. 경찰이 돌아다니니 좀 더 몸을 사릴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닌가. 경찰에 신고하고 들어갔다면 이렇게 꼬이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 안 좋게만 생각할 필요 없었다. 오히려 이건 기회였다. 신고자가 누군지만 알 수 있다면 범인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음 리와인더에 쓸 수 있었다.


“그 신고자...”


아니. 내가 말해도 알려줄 리 없었다. 경찰은 나를 범인이라고 의심하고 있었으니까. 괜히 말을 꺼내면 오히려 거기에 경계하겠지. 돌아가는 편이 나았다.


“아니. 진짜 아니에요. 전 그런 적 없어요. 하연이는 안에 있었다니까요? 대낮에 여자를 대리고 그 짓을 하면 들킬 게 뻔한데 누가 그런 짓을 해요?”


“니가 해서 신고당했잖아. 안 그래? 그리고 니 말을 어떻게 믿어?”


“안 믿을 거면 왜 물어보는데요?”


“이 새끼 이거 버르장머리 없네.”


어차피 24시간이면 나간다. 범죄는 목요일 중으로 일어났고 지금은 금요일. 토요일에는 나갈 수 있다. 리와인더로 돌리는 것은 3일. 범인에 대한 리와인드 계획은 밤중이었으니 토요일 밤에서 수요일 밤까지 되돌아간다. 어찌 되었건 하연이가 납치되기 이전이었다.


경찰이 뭐라 뭐라 말을 하지만 대충 대꾸하며 무시했다. 어차피 답이 안 나오기에.



그리고 몇 시간 뒤. 내 앞에는 다른 경찰이 앉아 있었다. 아까의 경찰은 퇴근한 것 같았다. 이번 경찰은 아까보단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이었다. 형사인지 경찰인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 경찰은 좀 말이 통하는 듯하였다. 그 덕에 간신히 엄마에게 연락할 수 있었고, 경찰은 엄마가 오면 같이 돌아가도록 조치를 취했다.


“근데 이렇게 보내줘도 괜찮은 거예요?”


“왜? 니가 했어?”


“아뇨.”


“그럼 된 거지.”


“믿어 주시는 건가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명확하게 설명하지도 못했고 얼버무려 대충 설명했었다. 나라도 못 믿을 것 같을 정도로. 그래서 꼼짝없이 내일이나 나갈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경찰은 무덤덤하게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아니.”


“... 네?”


“여기 붙잡아 둬도 쓸데없으니까. 뭐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나중에 참고인으로 부를지도 모르니 그때나 잘 와라.”


“제가 범인이면요?”


“다시 잡으면 되지. 어차피 몇 시간 남지도 않았어.”


영 믿음직스럽지 못한 말이었다. 하지만 무덤덤한 형사의 말에선 자신감이 느껴졌다. 오히려 그 모습에 신뢰가 생기기도 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을 꺼내 물었다.


“혹시 신고자가 누군지 알 수 있나요?”


“왜?”


“그게... 아무튼 대답해주실 수 있나요?”


“아니.”


“아니 그럼 왜 물어봐요.”


“궁금하면 물어볼 수도 있지.”


그렇게 대답하며 경찰은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메세지라도 온 모양인가. 그리고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가라. 어머니께서 밖에 오셨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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