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알라딘 (1992)

이 아니고 알라딘 2019와 1992를 둘다 보았음.

어렸을때 알라딘새끼 생긴게 맘에 안들어서 TV버전도 안봤었는데 2019버전을 보고나니깐 원작이 너무 궁금해서..

정글북 실사판이 평이괜찮길래 가서 봤다가 크게 실망하고 왔었는데

알라딘도 거기 있는 문제점을 다 가지고 있지만 윌스미스가 캐리해서 중박은 친 느낌임

애니와 실사화를 비교하면 연출적인 측면에서 당연히 실사쪽이 큰 제약이 있음. 애니쪽은 동작을 프레임단위로 컨트롤할수 있으니 ..

물론 실사가 가지는 장점도 있음. '실제' 같다는 거임. 리얼함의 디테일은 분명히 실사의 장점이 맞음

하지만 딱 거기까지고 나머지는 전부 단점으로 들어감. 예를 들으면 whole new world 씬은 애니쪽은 입이 떡벌어지게 멋있지만 실사는 그렇지가 못함. 실사쪽은 디테일은 특출나지만 너무  CG라는 느낌이 강렬해서 그 느낌이 잘 와닿지가 않음. 쟈스민의 마음을 바꿔버리는 중요한 씬인데 그렇게 만들어졌으니 말 다했음.

스토리 진행에서도 원작이 더 나음. 겨울왕국이후로 디즈니가 버릇이 잘못 든게 '스토리 스킵해도 다 알아듣지? 이런거 이미 많이 봤잖아. '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거임. 19 알라딘은 액션을 위해서 스토리를 스킵한게 너무 많음. 자스민 첫 등장이 시장에서 멍청이로 나오는 거나.. 자파가 뜬금없이 램프 빼곤 건드리면 안돼라고 읊는 장면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등등. 그런거 설명할 시간에 19 알라딘은 추격전을 한번 더 하고 춤을 한번 더 추려고 함. 

더 간단하게 말해서 92 알라딘은 알라딘이 지니데리고 아그라바 돌아오는데까지 한시간 걸림. 91분 러닝타임에 2/3동안 캐릭터성을 구축한다는 말임. 19 알라딘은 재보지는 않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빨랐음. 아니면 춤추고 추격전찍느라 캐릭터성 구축을 못한걸 수도 있고. (사실 스토리 작가가 능력이 있으면 추격전 하는동안도 그걸 구축해야 하긴 하지만)

아니 근데 19 알라딘이 러닝타임이 39분이나 더 기네. 그럼 춤 한번 더추고 추격전 한번 더 해도 스토리진행할 시간은 있어야 되는거 아닌가. 그 시간동안 뭘 했었지?

윌스미스가 캐리하긴 했지만 로빈 윌리엄스의 지니보다 정이 안가는게, 윌스미스가 연기를 못했나? 생각했더니 그게 아니라, 92 지니는 92 알라딘과 약간 삼촌 - 아이 관계 같은거임. 지니가 먹을거 잘 사주는 삼촌 느낌이라 신뢰관계를 쉽게 쌓을 수 있음. (애니 연출도 한몫하긴 했지만) 하지만 19 지니와 19 알라딘은 그런 관계로 보이지 않음. 알라딘은 좀 더 나이가 많아 보이고 지니는 좀 더 나이가 적어 보여서 둘이 그런 식으로 친해지기 쉽지 않음. 후반까지 가서도 둘 사이에는 낮선 사람 사이의 긴장감이 좀 있음. 그래서 19 지니가 알라딘을 구해주는 당위성이 잘 설명되지가 않음.

심지어 PC적인 측면에서도 92 알라딘이 나음. 92 쟈스민이 19 쟈스민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과감한 대사 선택을 했음. 굳이 적진 않겠지만.. 19 쟈스민의 경우엔 끝내주는 테마송이 있지만 그에 걸맞는 활약을 하지 못했음. 아니 거기서 겨우 그거야? 그런느낌이라... 다만 92 쟈스민이 없는거라면 전통적인 규율에 대한 문제의식이 약간 부족한 정도. ' the law is wrong' 이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10대 청소년이 'school sucks'외치는 느낌으로.. 법은 법이니 순응할 수밖에 없디는 그런 존재로 그려짐. 

근데 말하고 보니 19쟈스민도 다를게 없는게 말만 그럴듯하게 했지 실제로 그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 하겠다는 계획도 없음 생각해보니까 빡치네

쨌든 여러모로 19 알라딘을 까는 글이 됐는데 ..디즈니 돈많으니깐 알아서 하겠지만 앞으로 나올 라이온킹이 걱정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