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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것
게시물ID : animation_4433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흰장미
추천 : 2
조회수 : 25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7/06 01:11:46
- 너는 돌을 사랑할 수가 있어?

- 아뇨. 분명 할 수 없을 겁니다.

- 그래. 보통 그렇지. 사람은 돌을 사랑하거나 하진 않아.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려봐. 너는 그 사람 손을 좋아해?

- 네.

- 그럼 그 손을 잡아뜯어버리지. 손이 없어도 그녀가 좋아?

- 지독한 이야기네요.

- 그래. 이건 비교적 지독한 이야기야. 대답은?

- 손이 없어져도 변함없습니다.

- 다음으로 발을 잡아뜯어버리자. 발이 없어도 그녀가 좋아?

- 네.

- 그럼 계속해서 얼굴을, 눈을 파헤치고 코를 으깨고 귀를 뜯어내고 입을 꿰매버리지.

- 그래도 대답은 변함없습니다.

- 하지만 그녀는 이미 너한테 말을 할 수도, 네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는데?

- 무척 안타깝습니다.

- 그래도 좋아?

- 좋지는 않지만 그런 것이 상대를 싫어하게 될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 그럼 그녀의 생각만 남기고 몸을 돌로 바꿔버리지. 아주 작은, 한 줌의 돌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않아. 그저 생각하기만 하는 차가운 돌멩이로. 너는 그 돌을 사랑할 수가 있어?

- 네. 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그래선 생각하는 돌과 길가에 굴러다니는 그냥 돌과의 차이는 뭐지?

- 아무것도 다르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돌도, 하지 않는 돌도. 혹시나 조금 정도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저는 모릅니다. 처음 한 대답이 틀렸습니다. 분명 돌을 사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 너는 돌의 어디를 좋아하게 되는 거야?

- 그것은, 과거를. 지금까지의 추억을.


(사쿠라다 리셋 중) 
출처 불가사의한 감정이 허상에 불과하다고 해도, 누군가가 그걸 통해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다면 그 순간 그 감정은 실존하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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