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냥, 오래전 흉터같은 연애이야기.
게시물ID : art_15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건내꺼야
추천 : 3
조회수 : 82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9/16 06:00:48
낮의 후끈한 열풍도 사그라들 새벽 여름쯤이었으려나.

인적도 없는 길에 더 인적없는 버스정류장에 너와 나는 앉았더랬다.팔에 스르르 감겨오는 새벽바람 사이로,

귓등과 머리칼과 눈꺼풀,콧날,어깨팍을 차례로 훑고 지나가는 헤드라이트들 사이로,가느다란 빛의 선으로만 

이루어진 실루엣을 보았다.



팔과 팔이 닿을듯 말듯..닿을듯 말듯 닿을듯 말듯.



그러다 너는 카메라를 꺼내, 무심하고도 빠른속도로 지나쳐가는 자동차들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필

름 한통을 금방 다 쓰고,가방을 열어 필름갯수를 확인한 후 작게 한숨을 쉬며 내 다리를 배게삼아 정류장 좌

석위에 누웠었다. 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새벽공기에 서늘해진 너의 감촉이 전해져 왔지.너와 나는 잠깐동

안 그렇게 있었다.너는 어디에도 눈길을 주지 않고 ,이미 별빛은 오래전에 죽어버린 도시의 밤하늘을 멍하

니 보고있었다.조마조마한 마음속에,내 손가락은 아직은 불확실한 애정을 살짝 품고 너의 턱을 매만지고,볼

을 더듬고,머리칼을 쓰다듬었다.-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너와 나는 이상하리만치 대화가 없었지.자동차 지나

가는 소리만 요란한 그 공간에서.-너도 손을 올려 너의 손가락으로 나의 턱을 매만지고,볼을 더듬고,머리칼

을 쓰다듬었다.

 

너의 손가락에서는 단감 냄새가 났다.

 

.....그냥 오래전 그저그런 시시콜콜한 옛 이야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