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나는 너의 흰 블라우스에 묻었던 옅은 초장 자국을 아직도 기억한다.
게시물ID : art_182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건내꺼야
추천 : 1
조회수 : 61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8/11 12:32:41
나는 2006년 11월 24일 새벽 두시 반 
너의 흰 블라우스에 묻었던 옅은 초장 자국을 아직도 기억한다. 
누전되어 지이잉거리는 간판달린 술집 골목 평상에 앉아 
남색 가을코트를 여미며 춥다 한번, 
나쁜놈아 울먹거리면서 한번, 
으씨 초장묻었잖아 한번. 
날씨에 대해 불평하고, 나를 원망하고, 초장에 툴툴대면서 
너는 내 가슴팍을 때마다 한번씩 퍽퍽 쳤었다. 
술로 발갛게 달뜬 내 얼굴이 
그 깜깜이 진득하게 붙어 흘러내리는 골목에 잠깐이나 비쳤을까. 
너의 술로 상기된 얼굴도 나의 얼굴과 같았으려나. 
곧 너는 내 얼굴 옆에 고개를 파묻고 
오른손으로 옷 앞섶을 매달리듯 잡았다. 
차가우면서 가느다란 손가락이 목덜미를 파고 들어왔다. 
나는 눈을 감고 볼로 볼을 끌어안아 
너의 얼굴 끝에 걸리어 보이지 않는 홍조를 보았다. 
블라우스 위의 초장 자국은 
너와 나의 얼굴 위 홍조로 옮겨담아져 오래도록 기억되었다.


-섹시가이남순덕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