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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 프로젝트 후기(2) - 3주 안에 말 300마리 그리기
게시물ID : art_26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공작
추천 : 11
조회수 : 1060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5/21 09: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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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문화예술 분야에 문외한인 제가, 어쩌다보니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핵심 스탭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40여일 간의 고생과 기쁨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누군가에겐 제 경험이 쓸모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7~8개의 글로 나누어서 연재하겠습니다.

▲이전 글 보기
1.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미친 일정이었다.


5월 4일이 행사 시작일인데 내가 합류한 시점이 4월 초 였다.
그러니까 남은 한 달 안에 아래 작업이 완료 되어야 한다는 말.
  1. 300개의 사람/말 드로잉
  2. 드로잉을 목재CNC도면/스티커 도면으로 제작
  3. CNC업체에서 나무를 깍아서 배송
  4. 강선 철사 업체에서 크랭크 300개를 만들어서 배송
  5. 배송 받은 나무를 조립해서, 윌리긱 크랭크 장치가 심어 져 있는 바디를 300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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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작업을 해 나갔다.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부분은 원도를 재해석해서 드로잉하고, 이를 일러스트레이터로 벡터화 시키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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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를 비롯한 당시 조선시대 화원들이 그린 <반차도> ⓒ효형출판

전승일 작가님이 원도를 재해석하여 포토샵에서 드로잉 했다. 흰 바탕에 검은 선으로 그린 선화를 그려서 내게 보내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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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펜툴로 선을 따서 벡터화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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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원도를 참고하여 색을 입히는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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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이 끝나면 스티커도면, CNC도면을 나누어서 제작했다.
말의 경우 몸통이 고정되어 있고 머리, 꼬리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오토마타이므로, 몸통, 머리, 꼬리를 따로 떼어서 스티커/CNC 도면을 제작해야 했다. (아래 그림 참고)

왼쪽이 스티커 도면, 오른쪽이 CNC도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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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도면에는 4mm간격의 커팅 라인을 표시했고, 모든 스티커에 디자인 코드 값을 써 넣어서 구분이 가능하도록 했다.

코드 기입을 자동화 하기 위해 일러스트레이터 스크립트를 개발했는데, 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 상세히 다뤄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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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C도면에도 코드를 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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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번호로 파일을 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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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이 완료되면 2400x1200mm 크기의 다큐먼트에 개체를 배치하여 출력판을 만들어서 스티커업체, 나무 CNC 업체에 각각 데이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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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별, 말별 데이터가 어느정도 나온 다음에는, 나온 것들을 조합하는 식으로 작업을 해 나갔다. 300개 전체를 모두 다 드로잉 해야 했다면 한 달 안에 못 마쳤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컴퓨터작업은 전승일 작가님과 나 둘이 작업해서 꼬박 3주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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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작업 첫 주 차에, 어느날 갑자기 컴퓨터가 안 켜졌던 때가 있었다.
전원 버튼을 눌러도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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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본체를 들고 동네 컴퓨터 수리점을 찾아갔더니, '바이오스가 나갔다'고 했다.
데이터를 다 날렸을까봐 무척 걱정했는데, 잠깐 손 보더니 고쳐 주셨다.

그 길에 USB를 사 와서, 매일마다 퇴근 전에 USB, 구글 드라이브에 2중 백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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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과의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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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오토마타 작가님


프로젝트 기간 동안 매일 저녁밥을 사 주셨다. 
저녁 식사 동안 문화예술, 창작계에 대해 궁금한 내용을 많이 물어봤다. 값진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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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때 마다 현황판을 인쇄 해 가서 진행상황을 체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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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작업 해서 문화예술 콘텐츠 사업을 맡아 돈을 벌겠다? 어림 없는 소리지. 10년은 해야 남들이 인정하는 뭔가를 내놓을 수 있어. 1~2년 했다가 돈 안되면, 그 때 가서 그만둘꺼야? 그럴거면 애초에 시작 안하는게 맞지."

내가 멍청한 질문을 할 때 마다 좋은 조언을 해 주셨다.


출처 http://bongseo.co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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