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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아님죄송 ㅠㅠ] 아이를 갖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인가요?
게시물ID : baby_116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너봤나
추천 : 3
조회수 : 1018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5/12/29 14:26:33
가끔 육아게시판에 올라오는 아가들 사진 보며 힐링하고 가는 미혼 남성입니다.
물론 저도 제 자식이 갖고 싶죠.
그런데 이런 나라에서 아이를 키울 생각을 하니 자꾸 저런 의문이 듭니다.
그런데 엄마는 골백번을 말해도 애 안 낳는단 소리만 한다고 계속 뭐라 하세요.
동호회 모임 나가서 "저는 나중에 결혼해도 아이 안 낳고 싶어요." 했더니 
갓 결혼한 누나가 "야. 그게 네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일 것 같지?" 하던데 맞는 말 같아요.. (근데 그 누나도 아직까지 아이가 없어요.)
제가 지나가는 아기만 봐도 껌뻑 죽고 아기들을 너무너무 예뻐하지만 아빠가 되고 싶다는 맘이 안 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제가 결혼해서 아빠가 되었을 때, 저희 부모님이 저에게 해주신 만큼 해 줄 자신이 없어요.
저희 부모님은 아주 넉넉한 환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는 느낌은 안 받게 해주셨습니다.
딱 한번 있었네요. IMF 시절이던 1998년 크리스마스에 선물 못 받은 것. (그때도 산타 믿었거든요 여튼.)
무튼 그래도 전 지금까지 제가 흙수저란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렇게 서민경제가 기울어가고 보편적 복지를 낭비로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20대를 맞이하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큰돈 들 일 천진데 내가 과연? 하는 생각이 사라지질 않아요.
평상시부터도 선택적 복지를 주장하시고 지하철 무임승차도 못사는 노인만 해줘야 한다는 분인 울 엄마는 (당신은 못 받아도 괜찮데요.)
옛날에는 그런 복지 없어도 열씩 키웠는데 이만큼이라도 해주는데 뭘 한명도 못 키우냐 하시네요.
지금 공무원 준비하는데 합격한다 해도 그 월급으론 솔직히 먹고 살기도 빠듯할 거 같아요... 노년엔 좀 여유로울지 몰라도요.
엄마는 그거 다 하기 나름이라고 주어진 환경 속에 맞춰서 키우는 거라고는 하는데 
그러다가 제 아이가 "아빠가 해준 게 뭐가 있어!" 하게 될까봐 무서워요. (전 아빠한테 한번도 저래본 적 없습니다.)

이건 좀 이기적인 생각이긴 한데, "나를 위한 삶" 이 완전히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빠가 결혼을 늦게 하셔서 며칠뒤면 60대가 되시는데... 허니문 베이비인 제가 올해 26살이에요. 두살 어린 동생도 있구요.
저희 아빠는 취미가 없어요. 아빠 친구분들은 다 퇴직하셔서 여행도 다니고 자전거, 스키 등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시는데.
자영업을 하시는 울 아빠는 일 그만 둘 생각조차 안 하시고. (장사는 그럭저럭 돼요... 억 단위 매출이 나온다고만 알고 있어요.)
뭔가 즐길 거리가 없어보여요. 작년에 10일짜리 유럽 패키지 가시면서도 거래처 땜에 전전긍긍 하시는것 보면 참 안타까워요..
물론 이건 아빠가 어릴 때 가난하게 사셔서 문화생활 등등을 즐길 여유가 없어서도 있겠고 결혼도 그래서 늦으셨지만.... 
나 먹여살리느라 뒤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워지질 않네요.
물론 부모가 된 사람이 아이를 짐으로만 여기는 건 아니겠지만.. 나는 누구를 위해 사는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거 같아요.


위 두 가지 때문에 사실 독신으로 살고 싶었어요. 
근데 엄마가 계속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을 하시니 나이가 들어서 외로움이 커질 것 같아 결혼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결혼한지 20년 넘도록 아이가 없던 저희 외삼촌이 최근에 이혼하셨어요.
그러니까 엄마가 "자식이 있었으면 저 지경까지는 가지 않았다." 며 저러니 자식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이 게시판에 오시는 모든 엄마. 아빠분들도 아이 키우면 돈 많이 들고 내 몸 힘들어지는 것 모르고 아이를 가져야겠다 하시진 않았을텐데..


어떠세요? 육아를 해 보면, 아이는 반드시 필요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듯이 "반드시 해야 할" 인생의 과정이란 게 맞는 말 같으신가요?
답변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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