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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 마녀가 된 엄마의 반성문
게시물ID : baby_196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weetsoul
추천 : 15
조회수 : 995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7/05/14 0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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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요 며칠 직장 문제로 스트레스가 극심해서
새벽 3~4시까지 잠을 못이루던 상태라 많이 예민해져 있었어요..
컨디션이 안좋은 상태로 토요일 아침을 맞이했고,
남편은 주말도 없이 출근을 한지라
저는 아이와 함께 보낼 토요일을 준비했습니다.


제 치과 치료도 받고, 
둘이 외식도 하고,
거의 반년만에 키즈카페도 가고,
오후엔 아이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저녁까지 먹었어요.
아이도 저도 하루종일 쉬지 않고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 날이었습니다.


밤 9시가 다 되어 친구가 갔고,
아이는 피곤했는지 친구가 가자마자 씻고 잠이 들었어요.
저는 아이가 자는동안 어질러진 집을 정리하고 
저녁 먹은거 치우고, 씻고..
그러고 나니 10시가 되었더라고요.
아직 침대에서 아이와 같이 자는지라, 저도 아이 옆에 누웠어요. 
눕자마자 그 며칠의 피로가 몰려오면서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잠든지 1분도 안돼서
잘 자던 애가 낑낑 끙끙 뒤척이면서
특유의 울듯말듯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평소같았으면 저도 안그러는데ㅠㅠ
오늘따라 이상하게 애가 낑낑대는 소리에  확 예민해 지더라고요.
아이는 다리를 이쪽으로 퍽, 저쪽으로 퍽 차면서 "힝힝 끙끙.."


저는 결국 못참고 "아 도대체 왜 못자는건데?" 하며 짜증을 내버렸어요.ㅠㅠ
그렇게 제 짜증을 내뱉는 순간, 
아이가 울겠구나 싶었는데
오히려 아이는 아무 반응도 없이 어둠속에서 저를 보고 있더라고요.
다리만 안절부절 어쩔 줄 모르는 채로...
심호흡 한번 하고 "다리 아파?" 하고 물어보니까, 
고개를 끄덕.
어쩔수 없이 몸을 다시 일으켜서 아이 다리를 주물러주는데, 손에 힘도 안들어가고, 잠결에 너무 힘들어서 혼잣말로 작게 중얼중얼 거렸거든요.
"내 팔자에 무슨..잠을 푹 자는 날이 있냐..휴..진짜..." 


근데 그 때, 아이가 저에게 뭐라고 말을 하는거예요.
작은 소리라 잘 안들려서
가까이 얼굴을 대고 들어보니
아픈걸 꾹 참는 목소리로,


"괜찮아질거야. 그만 주물러요. 엄마"


...


아! 그 순간
한대 맞은 것처럼 잠이 확 깨면서 
내가 애한테 왜이러는거지 하는 생각이 번뜩 지나가더라고요ㅠㅠ

"아냐. 아..엄마가 너무 졸립고 힘들어서 그랬어...
아픈거 참지말고 말해. 엄마가 주물러줄게. 우리 아들 키 크느라 다리가 아픈가보다." 했더니
아이가 제 목을 끌어안으면서 
"응~괜찮아요! 나 곧 나아질거야!"하더라고요.


아이는 그저 자다가 찾아온 성장통으로 아팠을 뿐인데.
피곤과 스트레스에 찌들어 예민해질대로 예민해진 엄마는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기도 전에 짜증부터 내버렸네요ㅠㅠ
그리고 그런 엄마를 이해한다는 듯이 
오히려 아이가 저를 다독여줬네요.


그 이후로 5분 넘게 아이에게 사과하고 
약 20분간 다리 주물러 줬습니다...



"엄마가 미안해, 진짜. 자다가 깨서 엄마도 모르게 그랬어."
-"응^-^"
"아, 엄마가 너한테 왜 그랬을까, 아파서 그런건데 그치? 그것도 모르고..진짜 미안하다..."
"응^-^"
"앞으로는 이렇게 짜증내는 일 없을거야. 다신 안그럴게! 또 아프면 말해. 엄마가 계속 주물러줄게!"
"응^-^ 엄마 알았어. 빨리 다시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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