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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주의)많이많이 힘든 하루였어요
게시물ID : baby_20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또로링
추천 : 11
조회수 : 106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7/06/15 23: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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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
평소 6시30분에 기상하는 아이가 요 며칠 자꾸 5시에 깨서 제가 잠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오늘도 역시 5시에 깨서 놀자고 아침부터 징징대더라구요
오늘 동네 아기엄마들이랑 아웃백 가기로 약속해서
평소 아침 먹던 8시에 밥을 먹이고 얼른 준비해야지 했는데
아침부터 밥을 안 먹어요
다른 아이보다 잘하는거라곤 밥 잘먹는거밖에 없던 애가 최근 밥을 거부하기 시작했거든요..
먹기 싫으면 먹지마 하고 치워버리는 성격이라 흰우유만 좀 주고 외출준비하는데 계속 쫒아다니면서 자기만 보래요
우여곡절 끝에 집에서 출발했어요
평소 식당에서 아기의자에 앉혀두고 손으로 집어먹을거 좀 주면 30분 정도는 얌전히 있는 아이라 별 걱정없이 갔어요
근데 오늘은 아무것도 먹기 싫대요
과자도 빵도 밥도 다 싫다고 도리질 치고 자기 안으래요
엄마 아무것도 못 먹게 계속 안고 있으래요
안고 토닥토닥하면서 저는 음료만 좀 먹고 다른 엄마들 얘기하는거 듣고 있었어요
다른 아기들은 앉아서 엄마가 주는대로 받아먹고 얌전히 앉아있었구요
근데 갑자기 품에서도 발버둥치면서 내려가겠대요
내려주니까 다시 안으라고 울어요
안으면 또 내리라고 발버둥쳐요
알고 봤더니 자기 안고 걸으라는거였어요
안고 걸어주니까 처음엔 얌전하더니 다시 내려달라고 울어요
이번엔 내려주니까 신나서 막 걸어다녀요
근데 저희 아기가...손 잡는걸 정말정말 싫어해요
다른 아기들은 엄마 손 잡고 걷잖아요
저희애는 지 혼자 막 가요
엄마 손 잡고 가자 수십번 설득하고 달래도 손 잡으면 확 뿌리치거나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울어버려요
그냥 드러눕기도 해요...
아직 말귀를 잘 알아듣는 개월수가 아니라
집이나 놀이터에서 그러면 전 그냥 가만히 쳐다보면서 안돼요 일어나세요 낮고 단호하게 말해요
그럼 5~10초를 안 넘기고 일어나더라구요
근데 아웃백에서는..그러면 욕 먹을것 같은거예요ㅠ
요즘 워낙 보는 눈들이 엄격하시다 보니..애가 혼자 막 걸어다니는것도 눈치 보이고
다들 속으로는 애가 저 지경인데 외식 하면 안되는거 아니냐고 욕하는건 아닌가 무섭고 애는 절대 의자에 안 앉겠다고 계속 걸어다니고 싶어하구요
또 손은 잡기 싫다고 혼자 막 가니까 전 뒤에 쫒아다니구요ㅠ
이 모습 자체로도 욕 먹을것 같은거예요
물론 아이가 소리를 지르거나 뭘 만지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냥 걸어다니면서 사람구경 하는거예요
다른 테이블 가서 그 테이블 사람들 구경하고 다음 테이블 사람 구경하고 이런식이요
근데 아이가 돌아다니는거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암튼 저 때문에 같이 간 아기엄마들도 후식 패쓰하고 일찌감치 자리를 떳어요(너무너무 미안하더라구요ㅠ)
아웃백 나와서 공원을 갔는데 저희 아이만 또 혼자 다녀요
계단 같은데 내려올때 손 잡아달라고 하는데 다 내려오면 진짜 매정하게 훽 뿌리치는거예요
그게 갑자기 너무너무 화가 나는거예요
정말 다른 아이들과 너무 비교되고 뭐 하나 다른애들보다 잘하는것도 하나도 없고...그나마 밥 잘먹는게 큰 장점이었던 애가 밥도 안 먹으니까요ㅠ
저희애 발달도 좀 느린편이라 짝짜꿍 곤지곤지 안녕하세요 빠빠이 이런거..14개월 지나서 해요..
그것도 지 하고 싶을때만 해요
지 하기 싫으면 아무리 시켜도 안해요
다른애들한테 맨날 뺏기고 맞고 꼬집히고 물려요
지금도 손목에 물려서 멍든 자국이 일주일째 있어요
모든 아기들한테 당해요..심지어 지보다 어린 동생한테도 뺏겨요
사실 처음엔 애들끼리 놀다보면 때리고 맞고 하는게 일상이지 라고 생각하다가 허구헌날 뺏기고 맞는거 보니 속상하더라구요
형아들을 좋아해서 형아들 보면 막 쫒아다니는데 형아들이 귀찮아해서 오지 말라고 막 밀고 때리는데도..맞고 울다가 또 가요
진짜 이럴때마다 학습능력이 떨어지는건가 또다른 고민이 생기구요ㅠㅠㅠ

암튼 귀가해서 유모차 내리자마자 또 자기 안으래요
저녁준비도 해야되고 아기반찬이랑 국도 해야 되는데 아무것도 못하게 자기 안고 있으라고..
제 무릎에서 책도 보고 장난감도 만지고 완전 코알라 빙의된줄요..
최후의 수단으로 티비를 틀어주니 제 무릎 베고 누워서 티비봐요
엄마 요리하는동안 씽크대 냄비 꺼내고 놀으라고 씽크대 문 다 열어줬는데도 품에서 떨어트려놓으면 통곡을 해요
제가 허리가 안 좋아서 업을수도 없는데요ㅠ
그렇게 한시간 가량 붙어있다가 간신히 떨어져서 부랴부랴 밥하고 신랑국 끓이고 아기국이랑 반찬 해서 저녁 먹였어요
종일 굶다시피 했는데 저녁조차 마지못해 먹는 느낌..
몇번씩이나 뱉어내기도 하구요...
어찌어찌 다 먹이고 목욕 준비 할라니까 또 안으래요
15분 가량 안고 있다가 목욕준비 후다닥 해서 목욕 시켰더니 목욕하면서도 온갖 짜증을..
물 엄청 좋아하는 애가 물에 안들어가겠다고 쌩난리를 치는거예요
자기전에 간식처럼 먹는 분유 200을 5분만에 원샷하는 애가 반밖에 안 먹고 집어던지고 울고요ㅠㅠㅠ
평소 자러 방에 데리고 가면 누워서 5분안에 잠드는 애가 잠들때까지 30분이나 걸렸어요

아...진짜...오늘 얘가 날을 잡았나
아침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대체 왜 이런걸까요
하루종일 애 땜에 신경 쓰느라 입맛이 없어서 한끼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저녁까지 입맛이 안 돌아서 맥주만 원샷했어요
저 술 거의 안 먹는 사람이예요
근데 오늘은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어서요ㅠㅠㅠ
몸도 마음도 피폐해졌어요ㅠㅠ

주위에 순한 애들만 있어서 상대적으로 저희애가 유별나보이는건지 아님 정말 유별난 애인건지
시어머니는 돌때부터 애가 안녕하세요 빠빠이 안한다고 니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 하시고
신랑도 애가 손 잡기 싫어하는건 문제 있는것 같다고 교육 시켜야 된다 하고
저희애가 아직도 입으로 이것저것 많이 빨고 해서 전 그냥 구강기가 오래 가나보다 하고 쪽쪽이를 18개월까지는 물릴 생각이었는데 주변에서는 아직도 입으로 자꾸 빠는건 습관이 돼서 그런거라고...
제가 정말 애를 잘못 키운걸까요
제가 저희애를 문제아로 만든걸까요
정말 우울하고 답답한 밤입니다ㅠ

출처 술기운에 너무 속상하고 답답해서 눈물 한바가지 흘리고 나니 조금 개운한것 같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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