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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산 기운 나눠드립니다
게시물ID : baby_212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결과보다과정
추천 : 5
조회수 : 331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8/17 10: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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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출산후기는 정말 짧고 간결해서 뭐 특별한게 없으므로 음슴체. 

작년 9월 추석연휴 시작하기전 들른 병원에서 추석 기간동안 낳을 수도 있을것 같다는 말을 들음. 

그 때가 38주차
연휴가 워낙 길어서 내내 남편과 긴장타며 양가도 안가고 기다렸으나.. 읭? 전혀 감감 무소식.

하루에 4-5키로를 파워 워킹으로 걸으며 연휴 때 제발 나오기를 바랬으나 아가는 나올 생각이 1도 없어 보였음. 

결국 기나긴 추석 연휴는 폭풍 식사와 함께 끝이나고 
남편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월요일 회사 출근. 

월요일 저녁까지 배가 살짝살짝 뭉치긴 했으나 별 이상징후 없음. 
11시에 남편과 피곤해서 걍 드르렁드르렁 잠이 듦.

잠에 빠져들면 누가 들쳐 업어도 모르는 내가 갑자기 배가 확 아파오는 느낌에 잠에서 깸. 
가진통도 한 번 없던 나인지라 진통의 느낌이 어떤건지 감도 안오는 나였는데 오오 이건 진짜 쎔. 
손가락 열개 발가락 열개가 다 오그라들고 온 몸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에 진진통이라 확신! 

어플을 켜고 그 때부터 진통주기 체크 시작.
혹시라도 이러다 말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에 코골며 잘 자는 남편 깨울까봐 이 악물고 숨죽여 그대로 한시간을 버티며 진통주기를 측정함. ;;;  

진통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주기가 4분 간격으로 잦아들자 도저히 안되겠어 남편 깨움. 깜놀한 남편 프라이팬의 달궈진 콩처럼 튀어올라 가방을 챙기고 병원으로 질주. 
그 때가 새벽 2시 30분. 

평소 20분 거리를 놀란 남편이 9분에 주파하며 빠르게 병원 도착. (신호 잘 지키며 광란의 질주)
분만 대기실로 들어가서 태동검사에 심박수 체크에 이거저거 간호사가 하는데 배가 계속 아파서 나도 모르게 오징어를 굽게 됨.

자궁문을 확인하던 간호사 왈. 
"에이, 이 정도면 내일 아침에나 낳겠네" 
"... 헐..." 

이게 바로 다들 경험하는 헬 이구나.. 아침까지 이 고통을 참아야 한다는 생각에 출산이고 뭐고 의욕 상실함. 

관장하고 수액 꼽고 누워있는데 진통이 장난이 아님. 몸을 이리 틀었다가 저리 틀었다가 허리 망가지거나 말거나 그냥 최적의 자세를 찾아서 헉헉 거리며 오징어 구움. 

약 한 시간 경과. 새벽 4시.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서 간호사 호출. 
"죽을거 같아요 너무 아파요 ㅠㅜ"
"엄살은~~ 남들도 다 하는거! 자궁문 봐줄테니 가만히 있어봐. ..... ??"

갑자기 뭔가 다급해진 듯한 간호사 샘. 왔다갔다 몇 번 하시더니 다른 간호사 샘이 오셔서 하시는 말. 
"지금 6센티가 열렸어요. 지금 무통 맞으면 시간만 오래 걸리는데 제가 볼 땐 금방 두세시간 내로 아기 나올거 같으니 바로 분만실 갈게요"

!!!!!!! 
결국 타이밍 놓쳐 무통 못 맞고 바로 분만실 직행. 
그 때부터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음. 그냥 남편 옷깃 쥐어 뜯으며 "너무 아파 못하겠어"만 무한 반복. 

30분 경과. 새벽 4시 30분.
"의사선생님 연락드려서 지금 오고 계세요~ 아기 금방 30분내로 나오겠네요"

결국 4시 40분에 담당샘 도착, 분만 호흡 시작. 
아기 머리 끼는거고 뭐고 솔직히 그냥 미친듯이 힘주면서 빨리 나와주기만을 바람. 이 고통이 언능 끝나기만을 ㅠ

4시 55분. 3.8키로 아들래미 탄생. 
좋아죽는 남편 옆에서 난 고통이 끝난거에 대만족. 

약 한시간 뒤 입원실 올라가는 나에게 간호사 샘 왈. 
"초산이 이 정도면 둘째는 30분만에도 나올 수 있으니 빨리 병원 오셔야 해요~" 

크헉. ㅠ 
아직까지도 남편은 내게 고마워 함. 본인은 배고픈것고 졸린것도 못 참는데 빨리 나아주어서 그저 다행이라고;; 

 
요약 세 줄
1. 가진통 한번도 없다가 갑자기 진진통 옴.
2. 병원 도착 2시간 안에 자궁문 다 열림. 무통 못맞음.
3. 힘주기 시작 15분만에 아들 뿅 낳음. 

순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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