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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춥다”는 말
게시물ID : baby_22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뒹구르르
추천 : 11
조회수 : 1468회
댓글수 : 56개
등록시간 : 2017/11/16 02: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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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칭얼대는 아기 밥주고 나니
잠이 깨서 속풀이 글 한 번 써봅니다.

4개월 조금 넘은 아기인데요,
나가는 걸 좋아해서
더 어릴 때부터 하루 두 세 번은
아기띠를 하고 산책을 해왔습니다.

최근에 날씨가 쌀쌀해지다보니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고, 애 춥겠다.”라는 말과 마주치네요.
어제만 해도 세 번 들었고
많이 들은 날은 대여섯 번까지는 듣는 거 같습니다.
한 번은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데
옆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께
허벅지를 가볍게 찰싹 맞은 적도 있어요.
“엄마는 이래 입고 애기는 춥게 입혔다”고.

처음으로 맞는 겨울이라
저도 처음에는 어떻게 입혀야 하는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아기띠하면 바지가 말려 올라가
맨살이 나온다든지 하는 점을 눈치를 못챘었어요.
그래서 ‘아, 정말 춥겠구나. 엄마가 미안해 ㅠ’하고
깨닫고 나서 요즘에는 얼굴만 나오게 여러 겹 입힙니다.

그런데도 “아이고 애 춥다”는 말은 줄질 않네요.
이뻐서,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려니 하고
처음에는 진짜 감사히 여겼고
요즘에는 이해하고 삼키려 하고 있지만
집에서 엉엉 우는 아기 달개고 달래
양말 신기고 바지, 잠바 입혀서 나와
온몸에 진이 빠진 채 걷고 있는데
“아이고, 애 춥다”하시면.

추우면 우는 아기입니다.
따뜻한 곳에 들어갈 때까지 칭얼거리거나 울어요.
가만 있는다는 건 괜찮다는 뜻인 것 같은데.
   
이제는 그 말에 노이로제 걸릴 것 같아요.
맞은 편에서 약간 연세 있으신 분이 걸어오시면
저도 모르게 약간 떨어져서 빨리 걷게 되더라고요.

걱정되어 해주시는 말인 걸 알지만
그 말 들을 때마다 자꾸 
추운데 데리고 나오는, 옷도 제대로 못 입히는
못난 엄마가 된 것같아 자책하게 됩니다.

더 따뜻하게 입히거나 싸개를 가지고 다니면 좋을까요?
ㅠㅠ

에구 빨리 자야되는데;
뭐라 마무리해얄지 모르겠네요.
속풀이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수유하고나니 출출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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