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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다 써야 될지 고민하다가...
게시물ID : baby_236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생크림딸기케익
추천 : 23
조회수 : 100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8/05/05 01:32:03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의 글이 있을 것 같아..
읽으면서 어떻게들 이겨내셨을까..하고

 유산 이라고 검색을 했는데

난임으로 고생하셨다는 분의 글 말고는 없어서
그냥 일기장에 적는 심정으로 씁니다


첫째아이는 아무 준비 없이 결혼 준비 중에 덜컥 생겼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가진 아이라 불안하고 서툴렀지만
전혀 아무 문제 없이 무탈하게 임신 유지했고
건강하게 자연분만해서 올 10월이면 세돌인데 
지금껏 건강하고 밝게 잘 크고 있어요

둘째도 계획없이 어느날 갑자기 왔어요
 첫째랑은 마음가짐 몸가짐 다 달랐던거 같아요
첫째는 그래도 맞벌이하다가 출산했고
지금보단 넉넉해서 그래도 하고 싶은 것도 하고 해주고 싶은것도 해주며 지냈는데

지금은 넉넉치 않은 형편이라 기쁨보단 걱정이 앞섰어요
첫째때는 과일에 영양제에 챙겼는데
둘째는 보건소에서 받은 엽산만 겨우 먹고
매일 걸레질 청소에 쪼그려 앉아 손빨래하고 ..그랬어요

남편이랑 돈 문제로 다퉜던 날 밤,
울면서 마음 속으로 생각했었어요 아기한테 마음 속으로 그랬어요

좀 더 넉넉할 때 오지 그랬냐고  
지금은 남들만큼 해줄 수도 없는데..
갔다가 나중에 다시 올래

그런 말..마음 속으로 했었어요

그러다 마음 다시 다잡고
어찌됐든 나한테 온 내 새끼
잘 키워야지
어찌어찌 노력하면 풀리겠지
아이출산하고 몸조리만 하면 맞벌이해야겠다
그렇게 결심하고 내 아기다.
이 아이도 나한테 온 소중한 내 아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기분좋게 지냈는데...
  
그러고 11주..
검진날보다 이틀 당겨 병원에 갔어요
첫째 때는 단 한번도 안그랬는데
진짜 눈꼽만큼 피가 비쳐서

걱정돼서요
의사선생님이 초기에 그럴 순 있다고 했는데
아랫배도 약간 욱신한거 같고해서

갔는데
 
 
 ...
9주 크기로 애기가 성장이 멈췄대요
심장도....

진료실에서 엉엉엉 울었어요

제 탓도 아니고 아빠 탓도 누구 탓도 아니라는데...


제가 그런 생각했던게 너무 미안해요 미안하다는 말로 너무 부족합니다 ..

아기는 지금쯤 어디로 갔을까요
어디서 헤매고 있지는 않겠지요?
 
아기들은 영이 맑아 좋은 곳에서 잘 보살펴준다는데
제 아기도 그런 곳에 있겠지요?

정말 미안하지만 염치없지만
다시 와주기를 기다려도 될까요?

정말 미안하다고
정말 잘못된 생각을 했었다고

아이한테 말해주고싶어요

아니 사실은 그런 사실은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어요

내 엄마가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한 순간이라도 생각햏었다는걸 알면 얼마나 슬프겠어요
 
두번 세번 유산하신 분들도 물론 많이 힘드셨겠지요
저처럼 이런 못된 생각 하셨던 분도 있나요 안 계시겠죠

위로...받자고 올린 글은 아니고
나름의 고해성사..같은 글입니다  ..


아기는 좋은 곳에서 잘 지내고 있겠죠

좋은 곳에서 잘 지내다가
꼭 저한테
부족하고 못났지만

그래도 꼭 저한테  다시 와주기를..

아니 꼭 내가 아니어도 더 더 좋은 엄마 아빠 만나
행복하게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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