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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전에 써보는 브이백 출산기
게시물ID : baby_24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날에우리
추천 : 8
조회수 : 2667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9/08/02 0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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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넘나 길어짐 주의!
 

오늘로 출산 일주일 된 산모임.
아이 낳고나면 기억력이 반감기처럼 반씩 줄어드는 관계로 잊기 전에 출산기를 적어보고자 함.
나의 출산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므로 참고하실 분만 참고하시길~
 

첫째는 역아(뱃속에 아기가 임신 후기 머리를 아래쪽(골반쪽)으로 향해야 하나 옆으로 눕거나 앉아있는 상태)인 관계로 제왕절개 수술을 함.
역아 회전술이 있다는 사실을 첫째 낳고나서 알아서 바닥을 치며 통곡...
그래도 첫째는 넘나 예쁘고 사랑스러웠음.
 

생전 몸에 칼을 대본 적 없는 나는 출산후 3일간의 기억이 없음. 그냥 멘탈 털린 표정으로 병원을 배회함.
 

시간이 흘러 5년후...둘째임신.
나는 다신 내 몸에 칼을 대기 싫음
그래서 브이백(첫째 제왕절개 후 둘째는 자연분만) 하기로 결심!
 

임신 기간동안 나는 임신체질인지 넘나 평화로웠음.
다른 임부들이 겪는 입덧 거의 없음. 키가 커서인지 막달까지 임부 티도안남.
그래도 5년만의 임신은 첫째때보다는 조큼 힘듬. (한살이라도 젊을 때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 백번 옳음)
임신 막달에 담당의 선생님이 첫째에 비해 애기가 크다며 유도분만 권유, 376일에 유도분만 하기로 결정!
 

두근대는 마음으로 출산가방 챙겨 입원.
 

오후 3시에 입원수속
오후 4시부터 유도제 투입 시작.
수간호사 쌤 왈 맛보기로 조금만 맞아볼게요~”
약 한시간 가량 유도제 투여.
 

오후5
나는 첫째 때 진통 없이 수술한 케이스로 폴리백 삽입 해 아기가 내려오는 것처럼 자궁을 속이는 뭐 그런 시술 함.
시술받고 약간 불편한 느낌과 함께 사르르 배가 아파옴. 그런데 간호사 황급히 나에게 다가와 링거액 교체+이미 투입되고 있는 링거액 빼냄.
수간호사 쌤 내게 다가와 아이고 1시간만 맞출려고 했는데 30분 더 맞았어요
허허.....
 

오후 8
남편이랑 룰루랄라 저녁 먹으며 나 유도제 30분 더 맞았대
내일 새벽에 관장하겠지? 우왕 관장 한번도 안해봤는데 난 몇분이나 버틸려나?”ㅋㅋㅋ
라고 말하면서도 배가 살짝살짝씩 아픔.
9시에 남편 귀가
신나게 검블유 마지막회를 시청, 뭉쳐야 찬다를 보는데 배가 점점 더 아파옴
허재 아저씨 봐야되는데 집중이 안됨...
이때 간호사쌤 소등하러 병실로 옴.
배가 아파요...“
 

11시 폴리백 빼고 내진. 2.5cm 열림
이때부터 지옥문이 슬슬 열림..
 

진통은 배로 오는 진통과 허리로 오는 진통이 있는데 난 후자.
2~3분 간격으로 허리가 넘나 아픔. 그런데 이게 수치로 1~10중 얼마정도의 아픔인지 모르겠음. 그냥 아픔..난 엄청난 겁쟁이 쫄보라 걍 참음.
화장실이 자꾸만 가고싶어서 왔다갔다..허리 아프면 변기에 앉아 이거 뭔가 생각하며 명상의 시간...
 

새벽1시 아흑 너무 아펑...근데 이만큼 아픈게 맞나 싶음.
아파아파아파아파....
간호사 괜찮아요?”
아흑 허리가 넘 아파요
간호사 내진 후 “3.5센티네요. 진통제좀 놔드릴까요?”
네넵
간호사 진통제 가지러 간 사이 다른 간호사 와서 보호자 불러요, 수술해야 될 거 같아요시전.
, 왜요? 싫은데...
이때 아까 그 간호사 와서 진통제 투여.
나님 남편한테 전화해야 하나말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엇! 허리가 안아파..잠이온다 잠이와...1시간 폭풍수면!
나중에 알고보니 허리 아프면 힘을 못줘서 출산이 힘들다 함.
1시간 자고나니 넘나 개운한것ㅋㅋ
살만 하구만~ 하고 있는데 다시 슬슬 아파옴
 

새벽4시 계속 아까처럼 아픈데 태동기 확인한 간호사 왈 아이고 엄마는 요렇게 아픈데 아가는 엄마 맘도 모르고 잘~노네
그래..놀아라 놀아..
 

아침 8시 계속 아프네..그런데 옆에 긴급환자 발생..나한테 아무도 관심 없어
이 때 남편 와서 시름시름 앓는 목소리로 간간히 대화..
진통올 때 남편 머리채 잡는 사람들 대단함. 난 눈감고 그냥 흐흡 앓는 소리 내는게 최선인데..
내가 기운 없는 소리로 얘기하니 남편 왈 브이백은 니가 결정한거다.”
아놔 뭐 이런 섭섭한 얘기를!!! 이건 30년 까임권이다 생각하며...
그냥 계속 시름시름...
옆으로 누우면 그나마 견딜만 한데 태동 검사한다며 자꾸만 똑바로 누우란다.
시키는대로 꾸역꾸역 참으며 시름시름...
 

10시쯤 되니 수간호사 쌤 등장 내진하더니 내일 출산 할 줄 알았는데 오늘 하겠네요.
이 때무통주사 맞고싶어요했는데 안된대. 권하지 않는대......다들 맞는다고 하던데...하며 계속 아파아파...하는데 수간호사 쌤이 화장실 가지 마세요. 이제 출산 할거예요.
남편한테 무통 맞고싶었는데...어흑..근데 관장 안하네ㅋㅋ 개이득인가? 무통 못맞은거랑 관장 안하는거..뭐가 더 이득인가?”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방수포 가져와서 양수 터트림.
이때부터 허리랑 배가 동시에 아파옴.
눈물이 찔끔...
 

11시 조금 넘으니 출산 하자며 휠체어에 날 태움.
수술실 입장~
출산준비 하고 옆에서 간호사들이 내 팔을 살포시 잡아주면서 힘주세요~함.
두 번정도 연습하고 담당의 선생님 등장..
배 아프면 힘주세요~ 하는데..난 계속 배아픈데?! 생각하며 언제 힘을 줘야 할지 모르겠음.
수간호사 쌤이 내 배를 살짝 만져보며 지금이예요~“ 할 때 힘줌.
걍 똥 눌때처럼 힘줌.
두 번 힘주니 애기가 쑴풍 나옴.
 

....시원하다......허허
 

후처치 하는데 의사선생님이 꼼꼼하게 동그랗게 꼬맴..
뭐지? 했는데 힘주다가 똥꼬가 잘못됐나봄ㅋㅋ
 

난 넘 아파서 그냥 조용히 시름시름 앓았는데 간호사쌤들 모두 나한테 엄청 잘 참는다며 잘했다고 폭풍 칭찬해줌.
7월의 브이백 산모 중 젤 잘했다고 함ㅋㅋㅋ
 

아기 낳고 남편이 여기저기 전화하면서 내가 소리한번 안지르고 숨풍 아기를 낳았다며 자연분만 별거 아닌것처럼 얘기 했지만..
난 출산 때 추진력을 얻기 위해 체력을 아낀것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첫째를 나처럼 역아여서 제왕절개로 출산한 엄마들에게 브이백은 정말 추천할만 하다.
하지만 조건이 몇가지 있다면..
1. 나는 임신 중 체중 증가가 5킬로 내외였음. 이건 의도한건 아니고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살이 안찜.(첫째때도 그랬음)
2. 뱃속 아가가 첫째에 비해 너무 크면 안됨. 나는 첫째는 2.62kg, 둘째는 3.13kg.
3. 나는 의도치 않게 한시간 반이나 유도제를 맞았지만 브이백은 원래 유도제를 천천~히 투여 한다고 함. 그래서 보통 브이백 유도분만 할 때 23일 걸리나봄..
후에 나는 그 때 유도제 길게 맞은 것이 좀 위험하긴 했지만 12일 출산의 신의 한 수 였다고 생각하기로 함.
(초긍정)
4. 출산 할 때 보통 자연분만의 경우 의료진들이 배를 밀어주기도 한다는데 브이백은 자궁파열 위험 때문에 내 스스로 힘줘서 아가를 낳아야 함.
밀어주고 땡겨주는 그런거 없음. 위험함.
 
 
제왕절개에 비해 자연분만은 정말 회복이 잘된다. 그걸로 난 넘나 만족!
! 곧 출산을 앞두신 산모님들~ 저 같은 쫄보도 잘 낳았습니다.
다들 힘내시고 순산하세용~~!
 
이로써 조리원 천국에서 써본 출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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