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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기도
게시물ID : baby_255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봄봄달
추천 : 3
조회수 : 156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3/11/30 22:13:18
평온하게 잠든 아이들을 보면 
오늘도 이렇게 고요한 어둠을 맞이했다는 것이 감사하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 친구들과 재미나게 놀고 
집에 와 소박한 밥을 배부르게 먹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고 
깨끗하게 빤 내복을 입고 
 하기 싫어하는 치카치카를 억지로 하고 
그렇게 어제와 똑같은 평범하고 소란스러운 오늘을 보내고 
또 적당히 따뜻하고 포근한 이불에 몸을 뉘이고 
걱정없이 잠든 그 평온한 얼굴을 볼 때면 
이 고요한 어둠이 새삼 가슴을 쓸어내릴 만큼 감사한 것이다.


이러한 감사의 끝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포탄이 떨어지는 어느 곳에 있는 
아이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다. 

 죽음의 공포와 혹은 
추위와 배고픔과 질병과 학대에 고통 받는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떠오른다. 

 부디 모든 아이들에게 고요한 밤이 허락되기를. 
 그래서 평화로운 꿈 한 자락 덮고 걱정 없이 잠들 수 있기를. 
 가족과 친구들과 선생님과 이웃 아저씨와 아줌마와 함께하는
평범하고 소란스러운 일상이 찾아오기를.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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