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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율 180 여일간의 기록
게시물ID : baby_94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카린S2
추천 : 8
조회수 : 60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8/11 1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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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모습이다.
태열이 올라서 기괴한 피부와 양수 속에서 불어버린 살들의 향연.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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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며칠 지나니 태열이 좀 가라않고 그나마 좀 괜찮아 졌다.
아직까지는 못생겼다. 나는 나름대로 준수하다고 생각했는데...
 
애기 엄마를 원망하다가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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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부가 조금 뽀얘진 느낌이다. 다행이다.
나는 피부가 시커먼 편이고 애기 엄마는 하얗다.
 
애기 엄마를 칭찬하다가 다시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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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맙소사. 애기가 눈을 떳다. 인상을 쓴다.
인상을 보아하니 험난한 아이의 미래가 그려졌다.
 
애기 엄마를 원망했다. 등짝 스매씽은 맞지않았다. 아이와 나를 비교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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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기적이 일어났다. 아이가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태어난지 열흘 남짓, 그동안의 걱정을 무산시키고 드디어 우리 아가도 귀여워지기 시작했다.
 
난 아무 이유없이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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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약 20여일이 지났다. 산후조리원을 탈출해서 집에 왔다.
아이는 아직 초점이 잘 안잡히는 모양이다. 표정도 엽기적이다.
 
천지분간도 못하고 맘마달라고 울어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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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드디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사람도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한참 킬미힐미가 방송할 때였다.
 
"이 얼굴을 하고 이 눈빛을 한 저는 김율입니다."
 
애기 엄마가 웃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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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태어난지 50여일.
지옥이 시작되었다.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모양이었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폭발하기 시작했다.
 
애기엄마는 10킬로가 빠졌지만 전성기 때에 다다르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했다가,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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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55일 남짓.
애기가 브이를 했다. 꼭 담배피는 모습 같아서
담배를 끊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금연에 성공하진 못했다.
 
나는 한심한 아빠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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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태어난지 90여일이 되었다.
익살스런 표정도 지을 줄 알게 되었다.
놀아주면 웃기도 한다.
 
아빠라고 말했다. 아내가 콧방귀를 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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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안아주다가 눕혔는데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시 안아줄 수 밖에 없었다.
애기가 버릇이 들면 어쩌지. 다시 내려줘야하나.
내려줬는데 또 이 표정을 짓는다.
 
몇번 반복하다가 아내에게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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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05일째 되는 날, 사촌 동생이 놀러왔다.
명작을 한장 남겨주고 떠났다.
 
며느리를 얻게 될때, 손에 꼭 쥐어주고싶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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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15일째. 외출을 했다. 머리에 겉싸개를 씌워주었더니
아랍 왕자같은 느낌이다.
 
아랍 왕이 아니라서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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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이제 제법 사람같은 모습이다.
아직까진 옆으로 누우면 볼살이 무거워 한쪽으로 쳐지긴 하지만
엄마를 닮아서 쌍꺼풀도 없고 피부가 뽀얗다.
 
다행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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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100일 사진을 찍었다.
세미누드다. 이쁘게 잘 나온 것 같아서 사진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자기만한 곰 두마리랑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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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0여일. 이제는 의자에 앉아서 이유식도 먹는다.
아직까지 제 몸을 잘 가누진 못하지만 나름 애쓰고 있다.
볼살이 터질 것 같다.
 
이 사진도 길이길이 간직해서 며느리 손에 쥐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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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55여일. 처가댁에 놀러갔다.
양모자를 해주었더니 신나보인다.
 
나도 아내에게 양모자를 해달라고 했다가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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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62일째. 아들이랑 자는 모습을 아내가 찍어주었다.
피부색이 너무 다르다. 다문화 가정
 
광고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피부색이 달라도 우리는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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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치즈를 먹였더니 알레르기 처럼 눈과 입주위가 빨갛게 올라온다.
나는 새우 알레르기가 있다. 아들은 알레르기가 없어야할텐데. 걱정된다.
 
아내는 괜찮다고 말했다. 크면 괜찮아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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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178일째. 이제는 조금씩 기어다닐려고 노력하는 모습이다.
얼굴도 태가 잡혀가는 것 같다. 우리 아들이라 그런지 잘생긴것 같다.
 
아빠는 아무것도 모를 20살에 엄마를 만나서 10년을 연애하고 결혼했다.
아들은 되도록 많은 연애를 해봤으면 좋겠다.
 
이 말을 했다가 등짝 스매씽을 맞았다.
아프지 않았지만 아픈 척 했다.
등짝 스매씽의 강도가 점점 약해지고 있지만 계속 아픈 척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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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정미야. 사랑한다. 아들.





 
출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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