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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aby_98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딩굴~
추천 : 0
조회수 : 40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26 14:55:10
어쩐지 당신, 오늘의 당신이 낯설면서 익숙해.. 지침과 짜증과 불면의 콜라보로 얼룩진 아침을 맞이한 모습.
 
익숙한 그 모습은 나를 보는 것 같았거든, 그런데 당신에게서 그런 모습을 보니.. 또 낯설기도하고.
 
묘한 이 느낌은.. 길고 긴(정말길었음)방학을 마치고 육아 최전선에서 나를 위해 총알받이로 버텨준 3개월여 시간은...
 
당신을 육아수렁에 빠뜨려 나와 똑닮은 까칠한 수면부족 좀비부모로 만들어버렸나봐.
 
알아.. 알지.. 아마 세상 누구보다도 내가 제일 잘 알거야..
 
당신의 오늘 아침의 기분, 그리고 그 찌뿌둥한 몸상태.. 한단어로 말할 수 없는 몸땡이의 삐끄덕거림..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해보려해.
 
당신의 발벗고 나서줌의 감사해, 당신의 지체없는 행동에,
 
한번도 내게 미루지 않고 먼저 노력해주었던 당신의 희생에 감사해.
 
 내가 말했던, 당신의 무심함과는 또 다른.. 마음깊은 곳에서 감사하다는 마음이 퐁퐁 솟아.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 난 내가 뭐하고 사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왜 이렇게 사는건지, 사는게 왜이리 힘든건지, 어째서 모든게 다 고통인지..
 
내 뾰족한 말들에 당신을 매일매일 상처입혀왔던 날들에 대해........
도와달라고, 오빠 나좀 안아달라고, 나좀 토닥여 달라고... 순하게 전달하지 못했던.
 
나의 진짜 마음을 고백해.
당신에게 고마운 날들이 보다 더, 훨씬 많았는데 그 많은 날들에 대한 어떤 표현도 하지 않고 내내 징징대던 나의 모지람에....
고마움과 그리고 미안함.. 어쩌면 그 이상의 죄스러움까지도..
한번도 ... 내가 먼저 다독여주지도 못했으면서, 그저 당신이 날 외면한다고만 여겼던 날들.
뒤늦게야 이렇게나마 여기에 또....나는 이렇게 ..... 소심하게 적어보아.
 
언제쯤 당신이 읽게 될지, 그리고 그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떤 악녀짓을 했을지 몰라서 두렵지만.
오빠, 고마워. 곁에서 함께 뒹굴러주려고 해서...
미안하고 고마워. 어째서 이렇게 진부한 표현으로밖에 안되는지 모르겠지만..
한글자 한모음한자음 가득 진심으로 꾹꾹 눌러담아서.
 
당신에게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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