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체스와는 틀리다.

체스와 비교해서 별거 아닌 것처럼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단순히 더 빠르고 강력한 컴퓨터 정도로, 그게 아닙니다. 체스는 경우의 수와 로직 같은 걸 프로그래머들이 짜 줍니다. 그래서, 그 프로그램이 두는 체스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사고 영역 내에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알파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신경망이라는 것이 있어서 스스로 학습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무슨 논리적 사고를 하는지 프로그래머들도 모릅니다. 스스로 학습한 것을 사람들이 잘 알수 있도록 보여주는 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알파고의 바둑실력은 구글에서도 이번 대결 전에는 정확히 몰랐을 겁니다. 즉, 알파고의 바둑 논리는 모두 사람이 짜준 게 아닙니다. 단순히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으로 전부 계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정확히지 않은 미래에 대한 예측 논리가 분명 있을텐데, 적어도 일부분은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한 겁니다. 그래서 전체 논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어쩌면 미래에도, 없다고 봅니다. 

2. 특이점이 온다.

특이점이 온다는 책도 있다는데, 이 책의 핵심은 사람보다 머리 좋은 기계가 생길것이다는 겁니다. 진화의 과정을 보면 머리 좋은 종이 다른 종을 학살한 경우가 존재합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다른 종들은 환경에 적응해서 조화를 이루는데, 인간만은 그렇지 않고 환경을 개조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계는 어떨까요? 이게 특이점의 두려운 점입니다. 가깝게는 일자리가 확 줄어들 텐데 사회가 그걸 어떻게 극복할지도 궁금합니다. 생산능력은 넘치는데 분배는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뺐겨서 수입이 없는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구글은 알파고 대국을 더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 사람보다 훨씬 잘 두는 알파고를 두고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알아 봐야 하거든요. 체스 프로그램은 다른 분야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그냥 그 분야 한정인데, 알파고는 그렇지 않습니다. 학습능력이 있기 때문에 운전같은 다른 분야에 적용 가능합니다. 소형화문제 등등이 있겠지만, 다른 응용분야가 많기 때문에 알파고를 발전시켜야 되는데, 발전만 가지고는 부족하잖아요. 사회에 두루 쓰일텐데 사람들의 반응도 봐야 하고, 어떻게 적용해야 되는지 사람들은 어떻게 적응하는지 등등 실험할게 아주 많습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걸로 사회적응문제와 다른 분야 적용 문제를 동시에 테스트해 보는 것도 매력적이긴 하지만, 소형화문제도 실험해 봐야 되니 알파고는 조금 더 발전시켜서 소형화를 시도해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터페이스가 극단적으로 말하면 흑백 그리고 공배(0,1,2)로 이루어진 361개의 점뿐이라 소형화 실험하기도 좋습니다. 그러니까, 체스 프로그램인 딥블루 같은 결과가 아니라 딥마인드는 앞으로 자주 접하게 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알파고의 바둑 대국을 기대해 봅니다.

적고 보니 뻘글이네요. 그냥 생각나서 큰 의미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