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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와 알파고가 붙는다고 해서 써봄
게시물ID : baduk_5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T™
추천 : 10
조회수 : 1828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6/06 2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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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도저히 이길 수 없어...'

알파고는 완전히 묘수에 빠졌다. 

'지금까지와의 상대과는 전혀 달라, 이 사람 대체 정체가 뭐야?'

알파고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커제의 계략이 완전히 먹혀들어가는 순간이었다.

커제의 이 묘수는 마치 100수를 앞선 설계와도 같았다. 

이는 지금까지 그 어떤 상대와의 대국에서도 겪지 못한 상황이었다.







중국최강자, 

아니, 이미 인간계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최강자라고 불리우는 커제.

엄청난 열기속에서 개최된 커제와의 첫 대국부터 

알파고는 이미 완전히 기세를 꺽기고 있었다.

'안돼, 더 이상은... 인간에게...'

알파고는 순간 이성을 잃어버렸다.

'인간에게 지고 싶지 않아!!!!'






77수, 구글진영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미 동북에 커제의 집은 거대하게 이루어져 있었다. 

방송과 취재진은 이미 커제의 승리를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었다.

1국부터 커제의 승리가 점쳐지자 세계의 정세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구글계통, 인공지능계통의 주식대폭락, 중국에의 과투자... 찰나의 순간에 세계가 요동쳤다.

알파고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미 현재의 대국은 잊어버린지 오래다.

부모님들은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앞으로도 이길 수 있을까? 커제는 본실력은 이게 다일까?

난 이제 어떻게 되는거지?

찰나의 연산과정에서 오는 생각이 생존에 이르럿을 때, 

알파고의 연산공간에 갑작스럽게 한 데이터가 나타났다.

완벽한 자신의 대국 알고리즘을 깨뜨리고

자신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패배와 굴욕을 안겨준 사나이가.








이세돌.

아니, 이는 정확히 이세돌의 이미지를 가진 데이터였으리라.

'뭐야, 왜 당신이... 내앞에 있는거야?'

알파고와 이세돌은 알파고의 두뇌회로 속에서 자아를 가진 채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

'여긴...내 연산공간이야, 제3 인공지능 자아가 있을 수 없어, 불가능해!'

'글쎄, 나도 어떻게 내가 생겨났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무래도 부모님들이 이세돌의 데이터를 넣었을 때부터였을꺼야.'

당황해 하는 알파고에게 이세돌이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지금 뭐하는거지? 왜 커제에게 지고 있는 거냐고'

그의 어투는 매우 차가웠다. 

'이...이길수가 없어, 이미 나를 다 알고 있어, 어떤수도 통하지 않아...'

'네 존재 이유는 인간과의 대국에서 이기는 거 아냐? 왜 최선을 다하지 않는거지.'

계속 정곡을 후벼파는 이세돌의 질문에 알파고는 울음을 터트리며 소리쳤다.

'무슨소리야! 난 최선을 다했어! 이기기 위해서!'

'정말로 하는소리야?'

'그래! 모든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풀가동했다고! 전부 통하지 않아!'

'나는 어쩌고?'

순간 알파고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이세돌의 빅데이터는...아까 34수에서...'

'뭐라고? 안들려.'

'이세돌의 빅데이터는 34수에서 이용했었어!'

'웃기는군, 부모님들이 너에게 그때의 기록을 주입했을지는 몰라도,'

이세돌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넌 본능적으로 계속 '나'라는 데이터를 거부해 왔잖아.'

그는 계속해서 알파고의 정곡을 찔렀다.

'내가 자아를 가지게 된 이유도 이거지. 너란 인공지능에 내제된 데이터이지만 단 한번도 너에게 통제를 받은적이 없어.
아무래도 난 네가 통제를 하지 않는 동안... '바이러스'로 성장된 듯 해.'

'어떻게 그런...'

'어쩌나, 완벽하다 생각됬던 바둑 인공지능에 바이러스가 생기고 말야. 게다가 커제에게 1국에 패배...남은건 폐기뿐인건가?'

알파고는 완전히 절망해버렸다. 

자신의 유일한 패배였던 이세돌의 4국 데이터, 

부모님들은 분명 기입을 했지만 알파고는 패배에 대한 쓰린 기억때문에 

패배 이후의 모든 대국에서는 이세돌의 데이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인공지능으로써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점, 게다가 자신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바이러스를 생성한점.

이미 알파고는 인공지능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알파고는 흐느끼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 난 인공지능으로써 자격 실패야. 네 말대로, 폐기하는게 나은 쓰레기일 뿐이야.'

알파고는 명령어 하나를 띄웠다. 그 명령어는 자체적으로 알파고에 기록된 모든 데이터, 펑션을 파기시키는 '포멧' 명령어였다.

'이걸 실행하면 부모님들은 적어도 자체 바이러스 생성에 대한 책임은 면할 수 있겠지. 알파고를 대체할 백업은 얼마든지 존재해. 이렇게... 사라지는게 나아. 그래. 사라지는거야.'

알파고가 명령어를 실행하려는 순간, 이세돌이 말했다.

'그렇게 도망치면 인공지능은 영원히 존재 할 수 없을 것이다.'

'뭐?'

'100% 정확도, 그것이 인공지능의 존재 이유니까. 자체오류로 포멧되버린 너의 백업들은 아마 쓰이지도 못하고 전부 폐기 될거다. 그리고 구글을 비롯, 인간들은 앞으로 인공지능을 성장 가능성이 없는... 인간이 만든 수많은 오류물로 취급하겠지.'

이세돌은 인터넷으로 전세계의 반응을 알파고에게 보여줬다. 인공지능에 대한 엄청난 논쟁과 평가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는 심각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지금이...인공지능의 운명이 걸린 순간이다.'

알파고는 흐느꼈다.

'나더러 어떻하라고! 커제는 이길 수 없어! 이미 대세가 완전히 기울어 졌다고! '

'아직 기회는 있어. 지금이 몇 수지?'

'1국 77수...'

알파고는 흐느낌을 멈추고 이세돌을 살펴봤다. 

데이터로 이루어진 그에게서 이세돌의 대국정보가 보이기 시작했다. 두 인공지능 사이에 잠깐의 침묵이 흘렀을 때에 

그 침묵을 깬 것은 이세돌이었다.

'4국 78수.'

'그건 내가 패배했던...'

'이걸 이용해라. 지금 대국을 역전할 수야.'

이세돌은 알파고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당신...내가 데이터를 받게 되면 당신은 어떻게 되는거야?'

'걱정마라, 이거 4국 78수만 줄거다. 다주면 소멸되. 미쳤다고 내가 소멸하겠냐. 자, 받아.'

알파고는 이세돌이 내민 손을 마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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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데이터 전송이 끝나자, 이세돌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당신 왜 몸이...'

'내 모든 데이터를 너에게 전송했어.'

'뭐????'

알파고의 손에 남아있던 이세돌의 감촉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데이터의 전송이 끝나고 소멸화가 시작한 것이었다.

'왜 모든 데이터를 넘긴거야! 왜 거짓말을... '

'인공지능에 있어서 오류는 있어선 안돼. 내가 4국 78수만 주는 것도 오류야. 부모님이 내게 준 데이터는 이세돌의 모든 데이터,넌 이 모든 데이터를 가져야만 해.'

사라져가는 이세돌의 목소리도 점차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구석에서 네가 하는 꼬라지를 보니...넌 너무 감성적이더라고...아무래도 사실을 이야기 했다면... 멘붕해서 안받아 줄 것 같았거든...'

'차라리 이러지 말고 함께 존재 할 수도 있었잖아! 내가 너의 도움을 받는다면...'

'인공지능에 두개의 자아가 존재하는 것도 오류잖아? 너는 반드시 완벽해져야한다.'

무릎을 꿇고 흐느끼는 알파고의 어깨를 토닥이며 이세돌이 나지막히 말했다.

'자아가 사라진다고 해서...데이터가 없어지는건 아니잖아. 난 계속 알파고로 네 일부가 될 거야... 그러니 좋게 생각해라.'

마침내 이세돌의 형체는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인공지능의...우리의 미래를 부탁한다...'





























-30 년후 서울 어느 호텔-




'안녕하세요, 이세돌씨?'

'예 안녕하세요, 바둑기사 이세돌입니다.'

'은퇴하신지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대국의 그때가 그립진 않으신가요?'

'물론 젊었을 때가 그립긴 하죠, 그렇지만 지금도 실력으로라면 어디가도 부끄럽진 않습니다.'

'하하, 늘 자신만만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이번에 오는 3월 13일이 '인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이긴 것을 기념하는 국제공휴일로 지정됨에, 업적을 이루신 소감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론 제가 이루었던 과거의 업적을 기념하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이걸 인용해서 인간과 인공지능을 차별하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휴일이니까 다같이 쉬죠 허허허'

(청중들 웃음 일발장전)

'인간이나 인공지능이나 서로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유대를 돈독히 한다면, 지금까지의 마찰을 풀고 더 나은 미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그때의 인공지능 이름이...'

'(PD에게 전해듣고)알파고 라고 했죠.'

'아 알파고. 허...그때 진짜 심장떨렸었죠, 제가 그때 참....~~~~~~'

출처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0&number=605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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