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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1인자 열전- 혼인보 슈사쿠
게시물ID : baduk_5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이나리
추천 : 12
조회수 : 4065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09/23 21: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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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 글은 비전문인이 쓴 것이니 맹신은 금물임을 미리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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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도 말했듯이 현대 바둑에 기초를 쌓은 것은 일본입니다. 특히 19세기 중반 혼인보 슈사쿠 부터 시작돼, 20세기 초를 이끄는 혼인보 슈사이와 오청원, 기타니 미노루그리고 20세기 중후반의 조치훈 시대까지. 일본은 그야말로 세계 바둑의 압도적인 1위 국가로 자리잡고 최전성기를 누리게 됩니다.

특히 많은 바둑 기사 중에서 에도 시대의 1인자로 꼽히는 바둑 기사라면 많은 사람이 슈사쿠를 꼽습니다. 

220px-Honinbo_Shusaku.jpg
전편의 도사쿠랑 같이 이 분도 대머리네요. 당시 바둑은 스포츠가 아니라 도에 가까웠기 때문에 머리 깎고 수행하듯 전념했습니다. 탈모 아님.

이 분은 일본 바둑팬들에겐 몰라도 한국 바둑팬들에겐 저 모습보다 다른 모습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11f6c299a330524fb27e19ea489172dd215cabe95881f6e23c68ffae5cb039bf.jpg
고스트 바둑왕 초반에 히카루를 버스 태워줬던 후지와라노 사이. 

후지와라노 사이는 작품 내에서 헤이안 시대의 기사였다가 에도 시대에 슈사쿠 (아명 토라지로)에게 빙의하여 바둑을 두게 됩니다. 그 후 슈사쿠가 젊은 나이에 타계하자, 다시 바둑판에 잠들고 히카루에게 빙의하게 돼죠.

사이... 아니 슈사쿠에겐 흔히 혼인보라는 칭호가 붙지만 사실 슈사쿠는 혼인보자리를 물려 받기 전에 타계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혼인보가 아닙니다. 하지만 워낙 실력이 충중하기 때문에 망자를 기리듯 혼인보라는 칭호로 불리게 된거죠.

슈사쿠류 1.jpg
흔히 슈사쿠류를 예를 들 때 많이 나오는 기보입니다. 이 기보는 고스트 바둑왕에서 사이와 아키라의 첫번째 대국으로 쓰이죠.

백 4번수를 주목해주세요. 보통이라면 흑 5번 자리에 두는 것이 보통입니다. 사실 요즘 같이 덤이 있는 시절이라면 5번으로 둬도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덤이 없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흑이 소목에 날일자 굳힘을 하면 너무나도 이상적인 모양이 됐습니다. 그래서 날일자 굳힘을 방해하려, 일부러 빈 귀를 두지 않고, 4번 자리에 뒀습니다.

흑이 무심하게 5번으로 빈 귀를 차지 하자, 백이 또 6번 수로 날일자 굳힘을 방해합니다. 그러자 나오는 7번의 마늘모 받음! 비록 슈사쿠가 만든 수는 아니지만 슈사쿠가 흑번으로 이 수를 워낙 잘 써서, 흑번 19연승이라는 경의로운 결과를 내죠. 튼튼하면서도 9번 수처럼 4번 수를 씌우거나, 아니면 좌변으로 벌리는 것을 맛보기로 하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7번 수는 덤이 없던 시절에 좋던 수 (요즘 관점에서는 대략 3집 반 정도의 덤이면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덤이 6.5집인 지금은 느슨한 수이기 때문에 4번 수엔 협공이 쓰입니다. 아키라도 그래서 이 수를 보고선 옛날 정석이라며 놀라는 장면이 있죠.

슈사쿠류 2.jpg
수순을 더 가서 슈사쿠가 흑 11을 둔 장면입니다. 사실 A로 탈출하는 것이 가장 평범하지만 슈사쿠가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봤는지, 11번으로 다 잡으려고 들었습니다. 

슈사쿠류 3.jpg
흑은 25로 백 대마를 잡았지만 백도 ABC의 흑을 거의 폐석화 해버렸고 중앙에 대한 발언권이 큰 상태입니다. 이젠 흑이 어떻게 백의 큰 세력을 줄여가나의 싸움이죠.

고스트 바둑왕에서 25로 잡은 것에 대해 "제가 잡은 것이 아닙니다. 아키라가 준 겁니다." 라는 말을 하고 아키라도 "저 백 대마는 크지만 나에겐 중앙이 있어!" 라며 중앙에 대한 기대를 겁니다.

슈사쿠류 4.jpg
아키라가 앗! 한 그 장면입니다. 만약 슈사쿠가 여의치 않다고 생각하면 A에 아주 침투를 하거나 B같은 곳에 붙혀서 수를 내거나 했을 겁니다.

아키라는 "최선의 수도 아니야... 최강의 수도 아니야... 이것은 나를 시험하는 수야...." 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실제 슈사쿠는 계산력이 아주 좋은 기사이기 때문에 35정도로만 둬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삭감 정도 간 것일겁니다. 

결과는 흑 4집 승. 

이적의 수 1.jpg


이 바둑은 근대 바둑사에서 가장 유명한 에피소드를 꼽으라고 할 때 꼭 나오는 에피소드 입니다. 

흑이 슈사쿠 백이 이노우에 인세키 입니다. 형세는 백이 약간 유리한 상황입니다. 흑 O표가 쳐진 4점이 곤마고 X쳐진 경계가 집으로 들어가면 조금 위험합니다. 거기에다 A에 흑집도 불려야 하죠. 즉 한 수로 일석 3조의 효과를 노려야 했습니다. 

이적의 수 2.jpg

바둑 역사상 길이길이 전해질 묘수입니다. 이 수가 묘수인 것을 안 것은 현장에서 두고 있던 인세키를 빼면 바로 옆에서 보고 있던 바둑을 모르던 의사였습니다. 그는 자기는 바둑을 잘 모르지만 인세키의 귀가 붉어진 것을 보니, 127번 수가 묘수인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죠. 

어째서 127번 수가 묘수이냐면 일단 o표 쳐진 곤마 4점에 은근한 지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X표 쳐진 경계에 침투하는 수도 노리고 있습니다. ▲표 펴진 흑 세력에 살집도 붙었습니다. A가 선수가 되어서 또 집이 붙을 가능성도 생겼습니다. 즉 사방팔방으로 효과가 있는 수가 되었고, 이 수는 귀를 붉게 해줄 정도로 부들부들  수치심을 주는 수가 됐다고 이적의 수로 불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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