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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기사 주관적인 소개글 2편
게시물ID : baduk_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석까(가입:2012-10-01 방문:1998)
추천 : 5
조회수 : 58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1/20 17:29:04
너무 어린 기사들 및 중국 기사들에 대해서는 아직 바둑을 많이 보지 못하여... 죄송합니다만 부실하거나 못적는 기사들도 있습니다...

한국 : 박영훈 원성진 김지석 조한승 강동윤 백홍석 목진석 신진서

조한승

'천재기사'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위치를 발견해 내는 능력은 단연코 최고입니다. 한 수 한 수 놓인 바둑돌들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것을 '감각' 이라고 하며, 그 감각이 다른 프로기사들보다 우위에 있을 경우 '천재형 바둑기사' 라고 합니다.

멋진 감각, 아름다운 수, 적절한 수읽기 능력과 전투력, 모든 것을 가진 이 천재기사도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창호와 전성기를 공유했다는 것입니다...ㅠㅠ

이창호9단이 사람 여럿 잡았네요.

감각이 워낙 뛰어나다보니, 치열하게 싸움을 하지 않고 마치 한 마리의 학처럼 훨 훨 날아다니며 타협하고 양보하고 부드럽게 처리하는 기풍입니다.
그런데 그 치열함이 없어서 이창호를 뛰어넘지는 못했습니다.

박영훈

이창호의 뒤를 이을 소(小)신산 이라고 불리웠을 정도로 끝내기가 굉장히 탁월한 기사입니다.
중반 전투력도 크게 밀리지 않고, 최대한 바둑판을 균형잡히게 운영하다가 마무리 단계에서 정확한 수순과 계산으로 바둑을 이겨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이지만, 문제는 아이덴티티? 필살기? 그런게 좀 약했어요.

조훈현의 스피드, 이세돌의 변화무쌍함, 이창호의 철벽, 유창혁의 유려한 활강 등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바둑기사들은 다 각자만의 필살기가 있는데
박영훈 9단은 분명 천재성은 있었지만 그 필살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후지쯔배 우승 등의 세계기전을 몇 회 제패한 초일류 기사랍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기보중에, 좌변에서 큰 싸움이 일어났는데 누가 봐도 박영훈 9단이 잘 안되는 싸움이었습니다.
거기서 놀랍게도 '더 두어봤자 크게만 죽을 운명인 바둑돌' 을 오히려 '더더더욱 크게' 만들어 죽여버렸습니다. 상대는 어이구 이게 왠 떡이냐 하면서
맛좋게 냠냠 시식하고 있었는데 아뿔싸. 7점인가 8점짜리 돌을 내주고 외곽을 튼튼하게 만들어 버린 사석작전 이었던 것이죠. 너무 멋진 기보였답니다.

원성진

일명 송아지 3총사 중 1인입니다. 최철한, 원성진, 박영훈이며, 이중 초반에 제일 잘 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삼성화재배를 우승한 경력이 있으며, 특기는 중반전 힘싸움입니다. 역시 수읽기가 강하다는 뜻이죠. 문제는, 역시 아이덴티티가 좀 약했습니다.

타 일류 기사들과 비교했을 때 자신만의 필살 시그내쳐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전성기가 조금은 지난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한국 바둑 프로리그에서 꾸준히 활동중이랍니다.  

목진석

'괴동' (怪童)

말도 안되는 곳에서 수를 창출해 내는 천재성, 강력한 수읽기로 무장한, 초반-중반에서 상대를 휘어잡는 투기.
유일하게 이세돌과 '창의적인 수싸움'을 펼칠 수 있는 맨손의 격투가.

하지만, 너무나 아쉬웠던 것은 이창호와 전성기를 공유했다는 것입니다...ㅠㅠ...

그만큼 이창호9단의 전성기는 정말 말도 안되는 사기극이었습니다.

목진석 9단도 굉장한 싸움바둑, 전투형 기사이기 때문에 재밌는 기보가 많이 있습니다.

참고로 노래실력이 엄청난, 거의 가수급이라고 합니다. 앨범도 냈답니다.. ㅎㅎㅎ

강동윤

진흙탕의 싸움꾼.

바둑이 불리할 때 독특한 수를 둬서 전세를 역전시키고자 노력하는데 이를 '흔들기' 라고 합니다.
흔들기의 세계 1인자는 단연코 이세돌이고, 강동윤도 그에 못지 않은 끈끈함과 투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강동윤 9단에게서 바둑 한 판 이기기가 정말로 어렵다고 합니다. 그만큼 끈덕지고 처절한 흔들기 능력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강동윤 9단의 흔들기가 부각되는 것은 그만큼 바둑이 불리할 경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우승 회수는 몇 회 없지만, 이창호9단의 패권에 종지부를 찍을 때 최철한, 이세돌과 같이 일조했답니다.

훤칠한 키에 외모, 그리고 입담까지 소유한 프로기사입니다.

백홍석

서능욱 Ver 2.0

끊어가고, 싸우고, 패싸움하고, 또 끊어가고, 싸우고, 패싸움하고 끊임없이 싸워대는 전투형 기사.

하지만 분명히 약점이 있습니다. 전투력은 굉장하지만 중요한 순간에서 치밀한 수읽기가 가끔 빠지고, 실수가 나오곤 합니다.
덤벙댄다고 하죠...;

약점을 극복 못한 채 전성기가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신진서 프로는 아직 어리며, 기풍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뭐라 쓰기가 힘드네요... ㅎㅎ

다음은 중국기사입니다.

녜웨이핑

'철의 장벽'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을 보는 듯 한, 중원을 제패한 중국인들의 호방함, 자존심, 대범함, 그 모든 것을 바둑판 위에 펼쳐보였습니다.

두터움의 극을 달리는, 마치 두께 30cm 이 넘어가는 방탄차를 보는 듯 한 기풍.
상대방이 실리를 야금 야금 먹어가더라도 "그래 니 집먹어. 난 벽쌓을거야." 하면서 무시를 해버립니다.

집을 차지하면 차지할수록 커져가는 녜웨이핑의 세력을 보면, 상대방도 '어느 순간에는' 공포심이 생겨서 이성을 잃고 세력을 부시기 위해 돌진합니다.

그러면 이 바둑은 녜웨이핑의 승리입니다. 이성을 잃은 상대방을 마치 토끼몰이 하듯 휘어잡아 버리니까요.

녜웨이핑은 중국인의 자존심이자 우상이었습니다. 완벽하게 중국스러웠거든요. 외모부터 기풍까지 모두.

하지만, 우리의 조훈현 9단이 장미담배 한 대 꼬라물고 혈혈단신 중국으로 가서 녜웨이핑을 무찔러 버립니다.

이게 최고의 명국이었지요.

녜웨이핑은 좋아하던대로 세력을 크게 크게 쌓아올리고, 조훈현은 얄미우리만큼 이곳 저곳 잽 잽 날려가면서 휙휙 속력행마하고.

이성을 잃은 쪽은 녜웨이핑이었습니다. 바둑 두는 내내 조훈현이 얼마나 얄미웠을까요. 와 점마 콱 밟아 직이뿔고싶다 !!!!!!!!!!!
녜웨이핑은 조훈현의 페이스에 결국에 말려버려서 두터움을 포기하고 집을 차지하기 시작했는데,
이미 조훈현은 7단 변속기 rpm 8천 끝까지 올린 채 질주하는 스포츠카였습니다.

이 바둑이 그 유명한 응씨배 1회 결승전이며, 만화가 원작이며 드라마로 나왔던 '미생' 의 모토가 됩니다.
미생 만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매 회마다 조훈현과 녜웨이핑이 한 수 한 수 두어간 이 기보가 있습니다.

미생이 굉장한 만화인게, 예를 들어 조훈현이 둔 수가 불리함 속에서 역전시킬 기회를 엿보고 둔 수라면
그 수에 해당되는 미생의 회차는 어려운 회사생활 속에서 기사회생 하는 내용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샤오춘은 이창호에게 워낙 밟혀서... 관심도 없고 자세히도 모르니 패스요...

창하오

중국 황제의 오른팔, 개국공신, 대문관, 대장군, 하여튼 뭔가 대단하고 큰 장군같은 기사입니다.
두터운 기풍에 유려한 감각, 그리고 1인자가 되려면 가져야 할 치열함 까지 모든 것을 갖춘 완성형 바둑기사.

하나 문제가 있었다면 이창호와 전성기를 같이했다는 것입니다...ㅠㅠ
이창호가 또 사람잡았어요 ㅠㅠㅠㅠ

창하오 9단은 실제 이창호와 세계대회에서 여럿 붙었으며, 번번히 물을 먹었답니다.
하지만 성격이 부드러웠기 때문에 창하오와 이창호는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이 되서, 세계기전이 끝나거나 이창호가 중국 갈 일 있거나 하면
둘이 술잔도 같이 나누고 한답니다.

이창호 9단의 전성기는 마치 불에 오랫동안 달군 뜨거운 돌이 식당 아줌마가 실수로 물을 뿌려서 확 사그라든 아쉬움이 있었는데
창하오 9단의 전성기는 다행히 이창호 9단보다 쬐끔 더 길었습니다.
그래서 이창호 9단 전성기가 끝나자 마자 창하오가 드디어!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창하오 되게 불쌍했는데 그때는 정말 박수쳐주고 싶었답니다. ㅎㅎ
참고로 이창호와 창하오 모두 한자가 같습니다. 숙명의 라이벌이라 할까요...

구리

중국의 이세돌

이창호 최전성기 - 이세돌 최전성기 시대의 정확히 중간이 등장해서 이세돌 일생의 라이벌이 된 바로 그 기사!

이분 바둑 멋집니다 ㅋㅋㅋ 우와 ㅋㅋㅋ 천재형 전투기사입니다.
세계대회 우승도 수차례 했으며, 본인의 시그내쳐는 '천재적인 감각으로 찾아내는 독수' 입니다.

전투력 만큼은 이세돌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세돌은 구리보다 장점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발군의 끝내기 실력입니다.

이세돌과의 현재 전적은 24승 1무 22패 ㅡㅡ;

얼마전에 10억을 걸고 중국에서 이벤트 식으로 개최한 10번기에서 2승 5패로 이세돌에게 지긴 했지만,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이세돌 일생의 라이벌.

다행히 이창호 최전성기를 피해서 태어났고, 이세돌과 최전성기를 공유하며 너무나 멋진 바둑 기보들을 공장처럼 찍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루이나이웨이

'마녀', '철녀'

남편인 장주주9단과 함께 한국으로 귀화한, 중국의 여자 프로기사입니다. 녜웨이핑 및 중국 프로바둑계의 상금 및 성차별로 한국으로 왔지만,
세계대회가 열리면 중국 국적으로 참여하곤 합니다. 뭐라 해도 괜찮아요. 우리 나라 여자프로바둑 발전에 엄청난 공헌을 했으니까요.

시그내쳐는 길이 10cm 의 손톱입니다.

대개 여성바둑의 경우 치열함, 전투력 만큼은 남자 바둑에 못지 않지만, 대부분의 공통점이 '대세관' 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전투에서 승리할지언정 전쟁에서는 패배하고 마는 것이죠.

루이나이웨이 또한 대세관이 부족하며, 끝내기 능력 또한 결여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 국내기전인 국수배 우승을 한 원동력은
저 길고 무시무시한 손톱에 있습니다. 끝내기, 포석 그딴거 필요없어요. 다 캬아아아악 찢어발라버립니다. 무시무시하죠.

이창호 최전성기에도 이창호 여러번 찢어버렸습니다.

그 유명한 바둑격언 - "이창호의 대마도 2집 없으면 죽는다." - 를 탄생시킨 장본인이 바로 이 루이나이웨이 9단입니다.

최철한이 독니로 물고 계속 때려눕힌다면, 루이나니웨이는 면상에 대고 손톱으로 다 찢어버립니다. ㄷㄷㄷㄷ

그냥 여성 바둑계 세계최강이며, 남자들과 붙어도 꿀리지 않습니다.

기타 최근에 나오고 있는 중국기사들은 제외하겠습니다.
중국이 문화체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특히나 바둑계에서 조-이-이 로 이어지는 황금라인에 호되게 당해서 공장처럼 프로기사들을 발굴해냅니다.
각자가 시그내쳐는 없지만, 개중 특별한 능력이 생기거나 당일 컨디션이 최고인 경우 세계대회도 우승하고 하는데, 뭐 일종의 물량공세겠지요.
애들 싸가지도 없고 해서 별로 글 쓰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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