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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VS 구리 제 9회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1국
게시물ID : baduk_7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이나리
추천 : 6
조회수 : 152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7/05/28 21: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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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 이 글은 비전문인이 쓴 글이므로 부정확한 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썼으니, 재미 있으셨다면 추천 좀 눌러주세요 ㅠㅠ 


프로가 말하는 명국이랑 보통 애기가들이 말하는 명국이랑은 차이가 있습니다. 
프로가 흔히 말하는 명국은 두 기사의 큰 착오 없이 깔끔하게 둬지는 바둑이라면, 애기가들이 하는 명국은 두 기사의 수읽기가 팽배하게 부딪혀, 화끈하게 둬지는 바둑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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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대국은 그야말로 수읽기와 전투라면 한국과 중국, 각 나라를 대표하는 기사인 이세돌과 구리의 대국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급소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 이세돌이 어떻게 구리의 급소를 족족 찔러가는 지와 그걸 방어는 구리. 그리고 두 기사의 수읽기가 어떤 식으로 격돌하는지 보시면 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이 대국은 구리와 이세돌의 두번째 대국입니다. 첫번째 대국은 같은 해에 이뤄진 중국 갑조리그 였습니다. 그때의 승자는 구리였죠. 그래서 이세돌은 복수의 칼날을 갈았을 겁니다. 그야말로 단번에 구리의 목을 자를 수 있는 칼날을요. 

지금이야 세기의 라이벌을 이야기 할 때, 이세돌과 구리가 바로 떠오르지만 이때엔 둘의 네임 밸류 차이가 좀 있었습니다. 
이세돌은 당시에도 세계 대회 우승을 몇 번을 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기사로 인정 받고 있었지만 (바로 전 년도에 이세돌이 세계 대회에서 이긴 기사가 바로 이창호), 구리는 중국 내에서 엄청난 성적을 낼 기사일 뿐 세계 대회에서 뚜렷한 성적은 내지 못했습니다. 뭐, 이건 당시 이창호가 건재했던 시기라 커리어 적으로 별 문제는 안 됩니다. 

비록 구리가 세계 대회 성적은 없었지만 중국 내에서 분명한 강자였고, 그렇기에 삼성화재배 준결승은 사실상 결승전이 되었습니다. (다른 준결승은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되던 왕시랑 저우허양) 거기에 4강전 당시, 한국인은 이세돌 밖에 안 남았고, 3명은 전부 중국인이었기에, 중국인들은 4강전에서 구리가 이세돌을 끝장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죠. 

이세돌은 복수전과 마지막 남은 한국 기사의 짐을 엎은 채, 구리는 중국의 우승을 결정 짓기 위해 대국에 임합니다. 

본격적인 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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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구리이고, 백이 이세돌입니다. 덤은 6.5

흑은 1~3의 양소목을 준비 했습니다. 지금은 소목에 바로 날일자 굳힘 포석은 조금 느리다고 생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시엔 꽤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세돌은 빈 귀를 냅두고 바로 4과 6으로 흑의 굳힘을 방해를 합니다. 이 수법은 덤이 없던 시절에 정말 자주 나온 포석이죠.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1~6까지는 이세돌이 구리에게 패배했던 그 첫번째 대국과 (흑, 백 똑같음) 똑같다는 점입니다. 이것에서도 이세돌의 기세가 느껴지는 점이죠. 첫번째 대국에선 구리가 7로 A로 붙혀서, 백이 B로 젖히고 흑이 C로 끈다음에, 백이 D의 호구로 모양을 잡는, 즉 위붙힘 정석이 이뤄졌습니다.

이번엔 구리가 먼저 꼬아서 슈사쿠류로 불리는 7을 둡니다. 그렇게 백이 8로 자리를 잡자, 9로 협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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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실전보. 아래, 장쉬 정석

11로 끊는 것은 분명한 정석이지만 요즘은 프로는 안 쓰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프로는 장쉬 정석으로 불리는 아래의 정석을 더 좋아합니다. 저 정석은 그야말로 장쉬가 이룩한 최고의 업적이라고 불릴 정도니까요. 

15는 나중에 나오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대국을 끝까지 흑이 어렵게 만든 정석 실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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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20이 성립 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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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21로 이어야 할 때, 백이 22~24로 몰면 25로 백 두 점을 축으로 잡아야 하는데. 지금은 축이 안 됩니다. 

이렇게 되면 흑이 망한 결과로 바로 돌을 던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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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흑은 어쩔 수 없이 21로 둬서 22를 교환 시킬 수 밖에 없고, 23으로 잡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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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은 지금보면 정말 알파고가 좋아할 자리네요. 흑 석점을 압박하면서 30으로 자리까지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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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백은 우변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7도.jpg

이 수가 이세돌의 기풍을 드러내는 수라고 생각합니다. 

이세돌은 파괴적인 공격보다는 그때 그때 급소를 찾아내서, 상대 모양을 우그러트리고 기형을 만드는 쪽입니다. 이 수를 당한다면 숨이 잠시 멈춰질 것입니다. 손을 빼면 백 A에 흑B 등등의 순서대로 흑의 모양이 그야말로 우그러지고, 한집도 안나는 모양이 됩니다. 흑은 말그대로 버틸 수가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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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37이 한집을 보장해주지 않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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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어쩔 수 없에 41~ 47로 백을 밀어주지만 아직까지 미생이란 것이 걸리는 무거운 돌리 됐습니다. 그와중에 백은 48로 흑의 한 집을 완벽히 없에 놓네요. 그야말로 흑의 모양이 우그러졌습니다. 

10도.jpg
흑도 계속해서 쫒길 수 만은 없기에 51~ 55로 공격할 모양을 갖춥니다만, 흑의 모양이 그리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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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56~ 60등의 교환을 아낌 없이 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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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 62로 모양의 틀을 잡습니다. 

63은 흑의 급소 자리로, 거꾸로 백에게 당한다고 생각하면 흑 두 점이 외로워 집니다. 

그래도 공격의 끈을 놓을 이세돌이 아닙니다. 64는 흑 모양의 급소 자리로, 정말 급소라면 절대로 놓치지 않는 이세돌의 기풍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L11로 찔러가면 곤란하기 때문에 흑은 65로 최대한 모양을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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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어떻게든 탈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안형이 그렇게 좋은게 아니라서 여전히 곤마라는게 괴롭습니다. 

14도.jpg

75는 구리가 급한 마음에, 좀 더 공격적으로 이끌려고 둔 수지만 엷은 수가 됐습니다. 정수를 말하자면 A로 뛰는게 무난했죠.
나중 수순을 보면 알겠지만 75의 수는 후에 있을 전투에서 큰 악수가 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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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의 이세돌은 급소를 찾아내는 능력이라면 정말 그 어느 기사를 데려와도 이길 수 있는 기사입니다. 이 수는 그런 능력을 잘 알 수 있는 수입니다.

처음 이 수가 나왔을 때, 기사나 사람들은 이세돌의 실수라고 생각했습니다. 일견엔 제자리 걸음같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으로 보던 사람은 순간적으로 마우스 미스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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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기사들은 처음에 "이세돌이 77이 되는 줄 알고 착각한거 아냐?" 생각했습니다. 흑이 78로 두면 한눈엔 안 되보이거든요. 
그러나 검토가 계속될수록, 76은 극찬을 받는 한 수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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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79로 끼우는 수가 너무 좋습니다. 80로 잡을 때, 81로 찝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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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쉽게 82로 잡으면 83으로 나와서, 흑 두점이 완벽히 잡히면서, 백 상변이 크게 집이 됩니다. 이건 흑이 필패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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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로 한점 잡으면 쉽게 83으로 끊어서, 백 상변이 전부 집이 되면서 흑 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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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흑이 80으로 전도와 반대쪽으로 단수 쳐도, 81로 찝고 84까지 진행 시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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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85로 먼저 잇고, 86으로 이어야 할 때, 87로 툭하고 끊어버리면 전도랑 비슷하게 상변 전체가 백 진형이 됩니다.

즉 흑이 아무런 조치를 안하면 백이 상변 전체를 먹어서, 필패의 진행이 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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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은 어쩔 수 없지만 프로기사라면 정말 두기 싫은 자리입니다. 

일단 공배를 둔다는 것부터가 참 기분이 나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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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이세돌이 정말 얄밉게도, 그냥 이어주는 것이 아닌, 78로 A에 끊는 약점까지 노립니다. 한마디로 보강하라는 의미이죠. 

그걸 다 받아줬다간 필패라고 생각했는지, 구리는 79로 들어갔지만, 그걸 또 80으로 협공하는 이세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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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는 81로 들여다 보면서 이어달라고 하면서 리듬을 구하지만, 이세돌은 정말 강공 일색으로, 82,84로 툭하고 끊어버립니다. 

그래도 85까지 흑이 자리를 잡아서는 흑이 좋아보이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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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급소란 급소는 다 찌르겠다는 심보를 보여주는 오늘 대국에서, 이세돌은 또 급소를 놓치지 않습니다. 

일단 모양 자체는 빈삼각이라서, 모양을 중시하는 프로는 잘 떠오르지 않는 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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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87로 그냥 잇는 것은 88로 끼우면서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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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그리고 이렇게 뒤를 메우면, 중앙 흑 대마가 너무 위험해 보이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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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흑도 87로 보강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21도.jpg
92로 끊고, 93까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자,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는 이세돌이 너무 잘됐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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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우선 94로 늘기만 해도, 흑이 95로 탈출해야 합니다. 그때 백이 96을 두면 흑 넉점을 잡으면서, A까지 위험한 상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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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흑이 먼저 95로 밀고, 97로 탈출한다고 해도, 98의 마늘모면 좌변 흑이 아주 괴로워 보이지 않습니까? 

여기에서 A의 흑 한점. 즉 75번의 수가 왜 엷은 수라는 평을 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일 A가 아닌 98번 자리에 있었으면 이 일은 사단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어쨌든 백이 참고도의 94대로 늘기만 하면 백이 안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습니다만…
어째서인지 이세돌이 착수를 하지 않습니다. 프로기사들은 "이세돌이 설마 94로 안 늘고, 최강수를 준비하나?" 라고 짐작합니다. 왜냐하면 두고 있는 사람은 최강수를 잘 두는 이세돌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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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가 바로 백의 최강수 입니다. 그리고 이 대국의 제일 하이라이트이기도 하죠. 

우선 단순히 늘면 잡을 수도 있던 흑 4점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부터가 불안한 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세돌다운 매력이 느껴지는 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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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국 내내 몰리고 있던 구리에게 이세돌의 최강수는 구리의 기회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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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8로 끊는 것은 여기까지 온 이상 당연한 수. 

25도.jpg
103은 절대 자리입니다.

25-1도.jpg
<참고도>
괜히 103으로 밀었다간 104로 먹여침 당한 후, 106으로 몰면, 흑 넉점을 살릴 수 없습니다. 이럼 중앙 흑 대마가 몰살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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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이 A로 젖히면 좌변 백이 다 죽으니, 일단 104로 살렸는데, 105가 아주 좋은 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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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105로 단순히 나오는 것은 106~110까지 백 두 점을 버리면서 112로 하변을 다 잡는 진행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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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 어쩔 수 없이 106으로 이어야 하고, 흑이 107로 이어버리자, 흑도 불안 하지만 백 석점도 살아있지 못 합니다. 즉, 흑이 죽던지 백이 죽던지, 박터지게 수상전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110은 흑의 수를 줄이는 조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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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 흑의 수를 계속 조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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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이 백의 수를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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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단순히 118로 잇는 것은  119에 한칸 뛰는 것이 급소. 이하의 순서로 백이 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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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다음 수로 119로 막는 것이 순간적으로 가능해 보이지만, 120의 수가 급소로 흑이 다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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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119로 단순히 느는 것은 120이 좋은 수입니다. A로 흑을 조이는 수하고 B로 좌변 흑의 급소를 노리면서 건너가는 수가 맛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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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가 구리가 찾아낸 유일한 노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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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120로 느는 것은 121로 먼저 조여서 잘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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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121은 쌍방 최선인데, 122가 정말 보여 어려운 수상전 와중에 보여준 좋은 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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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단순히 122로 치받는 것은  123으로 백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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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까지는 어쩔 수 없고, 126까지 치받는 곳까지 진행됐습니다. 정말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수상전. 당시 이 대국은 사실상 결승전 취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한 중 양국에서 네임드 기사들이 검토실에 모여 검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기사들은 바둑판에 놓아볼 수 있었고, 이세돌과 구리는 눈으로만 생각을 해야하죠. 거기에 반외팔목 (직접 대국 두는 사람보단, 곁에서 지켜 본 사람이 더 대국관을 넓게 본다) 이란 말이 있듯, 검토실에 있던 기사들은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많은 기사들이 이 수상전을 검토하고 있었고, 그중 한 중국 기사가 말합니다.
"이거 백이 안 될 거 같은데. 구리가 이 대국 잡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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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그 중국 기사가 본 수는 바로 127입니다. 이때 백이 128로 이어야 한다면, 127을 둬서 흑의 수가 자체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 다음에 129로 막으면 수상전은 백이 느립니다. 
한국 기사들도 그 의견에 동의하고, 이세돌이 망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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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구리가 127로 바로 막았습니다. 
"어? 구리가 착각했나?"
프로기사들은 처음엔 구리의 착각을 의심하지만, 더 검토를 해보니, 구리와 이세돌의 수읽기에 놀라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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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백은 128로 받지 않고, 먼저 1선을 밉니다. 이것만으론 수가 크게 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흑이 129로 차단할 때, 130에 껴붙이는 수가 희대의 묘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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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131로 차단을 하면 132와 133을 교환 시킨다음에 134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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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그러나 이러한 수순으로 인해, 흑 좌변이 몰살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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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그 이후에 139로 둬서, 중앙 백 대마라도 잡고 싶지만, 140으로 찔러 두고, 142로 안형을 만들면, 143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때, A로 한집을 더 만드면 백은 살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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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다시 되돌아 가서, 131로 두는 것은 132를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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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134를 교환하고, 136으로 계속 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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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
이렇게 백이 계속 조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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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으로 조여보지만, 144가 최강의 버팀으로 패가 됩니다. 

패는 흑의 절대 무리로, 중앙 방면에 절대 팻감이 많아서 버틸 수가 없습니다. 

여기까지 검토한 기사들은 단순히 눈만으로 여기까지 수읽기를 한 구리와 이세돌에게 감탄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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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28의 맥점을 당해, 이하 패의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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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흑이 패를 들어가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래서 일단 139~ 141로 팻감을 만들어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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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146까지 당하자, 구리는 참지 못하고 147로 패를 걸어갑니다만, 국후 기사들은 일단 147로는 A를 막아야 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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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로 백이 먼저 패를 들어가고, 149의 팻감은 일단 받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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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부근은 절대 팻감. 흑은 당연히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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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은 155의 팻감을 섰지만 바깥 쪽에는 거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저정도는 줘도 된다 라고 생각한 이세돌은 156으로 시원하게 따냅니다.

실제로 형세 차이가 많이 벌어졌습니다. 거기에 더욱 껄끄럽게도 158로 좌하까지 괴롭힙니다. 만약 이 대국을 친한 친구랑 두고 있고, 여기까지 몰리게 했을 때, 친구 얼굴을 쳐다본다면, 알파고에게 진 커제의 울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이후에도 꽤 수순이 진행 됐고, 좌하귀는 죽지 않았지만 승부는 사실상 여기에서 결정 났기에 뒤의 수순은 생략하겠습니다. 



백 228수 끝 불계승 


에필로그

이 이후에 2국은 구리가 이겨서 준결승 최종국 까지 갔지만, 3국을 이세돌이 이겨서 결승전은 이세돌 대 왕시가 됩니다. 

왕시와의 결승전 전에, 이세돌이 주최측 사람이랑 한 대화 중에서 희대의 명언이 탄생합니다. 

이세돌: 아, 죄송해요. 몸이 너무 나빠서 3국까지 못 갈 거 같아요.

주최측: (이세돌 몸이 그렇게 나쁜가?)

이세돌: 그냥 2국에서 끝내야 할 거 같아요. 

즉 이세돌은 왕시를 2:0으로 KO 시킨다는 말이었고, 이건 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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