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가느라 가을야구 경호 못 하면 어쩌죠?"

'털보 경호원'으로 유명한 황충범 경호팀장에게 2017년 가을은 잊지 못할 계절이 될 겁니다. 지난 6년간의 사직야구장 1루를 지켜온 그가 뜨거운 보답을 받았거든요.

롯데는 2015년부터 파트너사 직원에게 '스토리 있는 이벤트를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워 매년 한 차례 '깜짝 시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구장 미화원 김청자 씨가, 2016년에는 조지훈 응원단장이 깜짝 시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깜짝 시구의 주인공은 황 팀장이었습니다."진짜 마운드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근데 갑자기 뒤를 돌아보라고 해서 보니 전광판에 제 영상이 나오고 있더라고요."

구단 측이 황 팀장에게 '야구장을 찾은 아이돌그룹을 마운드까지 경호해 달라'고 속이고 이벤트를 진행한 겁니다."부끄럽지만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야구장 경호 업무를 해오며 겪었던 기뻤던 일, 가슴 뜨거웠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고교 시절까지 유도 선수로 활약하다 사직의 안전을 책임지는 '털보 마스코트'가 된 황 팀장입니다. 평생의 동반자도 야구장에서 찾아냈고요. 2013년 연간 회원이었던 아내의 눈에 들어 '깜짝 소개팅' 끝에 결혼한다니 서프라이즈 이벤트와는 인연이 깊다면 깊습니다. "친분이 있던 연간 회원분이 하루는 '일 마치면 같이 술자리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그 자리에 갔더니 여자친구가 있더라고요. '저 오빠 웃는 게 참 이쁘다'며 소개해 달라고 했다네요' 하하하!"

이달 말 결혼식 날짜를 계산해 보면서도 잔여 경기에 이어 포스트시즌 경기까지 걱정하고 있는 황 팀장에게 올가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야구를 해야 하는 계절'입니다. "가을 야구요? '무조껀' 해야죠. 벌써 2시즌이나 경호해 본 경험 있습니다. 덩치는 이래 산만해도 온 힘을 다해 빠르게 움직이며 안전을 지켜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