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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보는 2018 시즌 프리뷰 - 한화 이글스
게시물ID : baseball_1188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기욤뮈르소
추천 : 2
조회수 : 66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8/01/24 13:58:26
1. 왜 한화엔 10년 동안 제대로 된 선발투수 하나를 못 키웠나? 질문은 여기서 시작해야한다.

 당장 가을야구를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투수 쪽, 특히 선발에서 제대로 된 선수가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류현진을 제외하고 냉정하게 2007년 이후로 한화가 제대로 된 선발투수를 단 한명이라도 길러낸 적이 있었나? 나는 이걸 우연이라고 보지 않는다. 양훈, 안승민, 장민재, 안영명, 김혁민 등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이들 중 지금 1군에서 150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 17시즌 한화의 최다이닝 투수는 배영수이다. 한국 나이로 38세 노장이 130이닝을 책임졌다는 사실이 지금의 모든 상황을 말해준다.

 이건 감독의 문제도 있지만, 구단 수뇌부와 프런트의 문제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한화엔 전설적인 배테랑들이 있었다.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할만한 선수들이 있었던 팀이었다. 다만, 이들의 은퇴를 고려하여 굳이 FA가 아니더라도 좋은 투수 자원을 드래프트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해야 했다. 하지만, 프런트는 신인 트래프트에서도 하위 픽을 하지 않았다. 지금의 비극은 어쩌면 그 때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팀마다 리빌딩의 시기가 있다. 보통 강산이 한번 바뀔 때 찾아온다고 치면, 한화는 이 짓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 한화 프런트는 매번 리빌딩을 한다면서, 리빌딩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두 감독을 연이어 선임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은 팬들의 요청을 프런트가 들어준 꼴이었기 때문에 구단도 억울한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혹사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두 감독을 연이어 선임함으로써, 현재는 물론 미래의 씨앗까지 없에 버렸다.

 특히 김성근 감독의 부임 기간은 야구팬입장에서 참담했다. 매년 100이닝 정도를 불팬에서 던지다 수술대로 올라간 송창식, 권혁 같은 선수를 볼 때도 그랬지만, 선발 수업을 받아야할 유망주들이 1군 불펜에서 얼굴을 내비쳤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2. 3 선발도 확정이 안 된 선발진, 정우람 외에 믿을 만한 투수가 없는 불팬진.


 한화의 외국인 선수 영입을 보면, 한용덕 감독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샘슨과 휠러 모두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에 비하면 빅리그 경험이 일천하다. 하지만 전임 투수들이 로테이션을 거르며, 한화가 매우 큰 어려움을 겼었다. 감독은 이것을 교훈 삼아 이번 시즌엔 30게임을 책임질 로테이션 피처 영입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외국인 선수 모두 몸값이 싸지만, 연령이 어리다는 것을 감안하면 4점대 방어율을 찍더라도 30게임 150~170이닝을 책임져주길 바라는 것 같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한화 선발진은 작년만큼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른다.

 다만, 정말 문제는 국내 선발이다.  김재영, 윤규진, 이태양, 배영수, 안영명, 송은범 중 적어도 2명은 150이닝 정도를 던져야 할 것이다(김민우와 김범수는 논외로 치자).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선수는 김재영인데, 이리저리 따져봐도 어설픈 투수는 절대 아니다. 좌타자를 상대할 포그볼이 있는 만큼 구종 추가에 욕심내기보다 체인지업을 추가하더라도 간간히 섞어 썼으면 좋겠다. 어쨌든 커맨드나 스터프로도 리그에서 경쟁력있는 선발 투수가 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다만, 김재영은 어디까지나 신인급 선수이고, 윤규진, 이태양, 배영수, 안영명, 송은범 등이 잘 해줘야 하는데 이태양을 제외하고 선발 후보군이 모두 30대라서 미래가 밝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투수 혹사를 싫어하는 감독 성향 상 몸 관리를 잘해서 로테이션을 돌아주기만 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선발 기근에 시달린 이글스보다는 훨씬 양질의 야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투수에 대한 고민이 여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불펜은 심각하다 못해 아사리판이다. 9회를 맡아 줄 정우람이 있지만, 7,8회를 책임질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솔직히 상위권 팀들은 추격조가 없더라도 필승조를 꾸릴 정도는 된다. 하지만, 한화는 필승조도 꾸리기 어렵다. 심수창, 송창식, 박정진이 현실적인 필승조이지만 타팀들과 비교하면 필승조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이 때문에 김성근 감독 시기엔 정우람이 8회에 등판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좋지 않은 결과가 자주 났었다. 이제는 이런 투수 운영은 지양되야 한다. 한용덕감독의 성향과 맞물려 생각할 때, 적어도 예전처럼 필승조들이 지고 있거나 비기고 있을 때 투입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작년보단 좋은 구위를 가지고 적절한 이닝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사실 프리뷰를 하면서 부상이나 재활군 선수를 언급하지는 않지만, 권혁만 돌아와준다면 한화 불팬은 확실히 숨통이 트인다. 다만, 예전처럼 많은 이닝을 소화시키는 것은 무모하다. 적절한 이닝을 맡기는 필승조 역할을 한다면, 한화 불팬의 어려움을 조금은 해소 할 수 있다. 
 


3. 오선진을 비롯한 내야수들의 성장과 1루수 김태균의 게임 소화 능력.


 17시즌 한화의 희망적인 측면이 있다면, 야수들의 성장이다. 사실 오선진을 유망주라고 하기엔 나이가 있지만, 양성우와 함께 나이트클럽 사건 이후로 오히려 각성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물론 정근우(현 시점 FA결과가 나진 않았지만)가 부동의 주전이므로, 올해도 서브로 출장하겠지만, 내야의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정근우, 송광민의 연령을 고려할 때, 내야 1번 백업으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의 주전 유격수 하주석 이외에도 정경운의 성장도 고무적이다. 어차피 144경기를 한 선수가 모두 맡기는 불가능하다. 아직 타격은 부족하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정경운의 등장은 한화의 미래를 밝게 만든다.  여기에 김주현도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경찰청입대를 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기대를 걸어 볼 만한 시즌을 치렀다.

 홈런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김태균은 눈야구를 할 줄 아는 선수이기 때문에 당장의 경기력이 문제되진 않을 것이다.(본인은 현재 KBO에서 가장 과소평가 받는 선수는 김태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몇 년째 부상을 달고 살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출장경기수가 더 줄어들진 않을까 걱정이 된다. 로사리오가 있을 때는 지명으로만 출전했기 체력적인 부담이 적었지만, 올해는 주전 1루수 자리를 책임져야한다. 원래 1루수 였으니 수비는 문제 없으나, 그의 내구성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몇 년 간 김태균의 부상을 정리해보면, 허리, 햄스트링, 손목, 복사근, 옆구리, 손가락등 부상 안 당한 자리를 찾는게 더 빠를 정도다. 물론 특타가 일상화 되었던 전임감독 시절에 제때 쉬지 못한 것이 이유 일수는 있지만, 선수가 이렇게 많은 부위에 골고루 부상을 당하는 것을 보면, 신체적인 능력 특히 회복력이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타격센스가 있고, 눈야구가 되는 선수라 오래 뛰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무리한 야간 훈련 등을 줄이고 경기에 주로 집중할 수 있는 몸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일지 모른다.
 
 사실 올 시즌 주전 지명타자는 최진행이 될 것이다. 하지만, 김태균의 상황을 고려하여 최진행도 1루 겸업을 선언했으니, 김태균의 수비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는 운영이 필요할 것 같다.



4. 이용규가 관건이 될 한화의 외야진. 내야만큼이나 탄탄하다.


  몇 년 전 부동의 주전이었던 김경언의 방출이 전혀 문제 되지 않을 정도로 한화의 외야는 내야만큼이나 탄탄하다. 수비형 용병으로 데려온 호잉 가세로 더욱 짜임새가 생겼다. 매년 부상의 악령에 시달렸던 이용규였기 때문에 이성열을 좌익수, 호잉을 중견수로 놓고 우익수로 이용규를 놓을 것 같다. 수비부담을 줄이고 최대한 많은 경기를 부상 없이 출전시키려면, 현실적으로 이용규의 포지션 이동이 필요해 보인다.

 이용규는 아직도 국내 탑 레벨의 1번 타자이다. 부상이 없는 시즌은 타율 3할 출루율 4할 이상은 거뜬하게 넘기는 선수이고, 외야수비도 수준급이다. 그러나 타고난 유연성이 부족한 탓인지 기아 시절부터 부상에 시달렸고, 한화에서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하기도 했다. 올 시즌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보였으니, 최소 130경기 이상은 소화하길 바란다.

 희망적인 사실은 양성우와 장민석이라는 든든한 백업의 존재다. 장민석이야 나이가 좀 있지만, 양성우는 군대,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선수로 눈을 뜨는 단계라 이번시즌도 기대해봄직하다. 144경기 체제에선 주전선수들이 모든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 특히 한화처럼 연령이 높은 구단은 백업선수의 구성이 매우 절실하다. 김원석이 불미스런 일로 야구를 그만두게 되었지만, 장민석과 양성우가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에 외야 구성도 타 구단에 뒤지지 않는 탄탄함을 가지고 있다. 


5. 총평

 한화는 야수 층에 비해 투수력이 너무나 취약하다. 한 시즌을 치르려면 최소 3선발 정도는 확정이 되어야하는데, 한화는 그것조차 어려운 팀이다. 게다가 불펜도 전혀 믿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가을야구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리빌딩을 선언을 했다면, 무리하지 않는 투수 운영을 하면서, 최대한 많은 2군 선수들을 1군 무대에 올려서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출혈을 감수하고 투수자원들을 트레이드해와야한다. 이들을 마운드에 올려보면서 미래를 책임질 선발과 불펜 자원들을 마련해야한다. 기간은 대략 2~3년이 걸리겠지만, 이 기간동안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길러 낸다면 야수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팀의 경쟁력을 크게 키울 가능성이 있다. 

 올 시즌의 목표가 당장의 결과보다는 미래를 위한 가능성 찾기에 있다면, 적어도 한화구단과 팬들이 겪었던 아쉬움을 떨칠 수 있는 의미있는 기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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