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내가 본 여군 이야기.
게시물ID : bestofbest_1165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eio
추천 : 369
조회수 : 43498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6/28 20:14: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28 16:40:18
 
나는 군대생활을 하면서 두명의 여군을 만났다. 여군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많은것이 사실이지만 내가 만났던 여군들은
나에게 상당히 좋은 기억들로 남아있다.
 
평화롭기만 하던 어느 날. 부대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사건인 즉슨 우리부대 이등병중 하나가
상급부대로 투서를 날렸다는 것이었다. 마음의 편지도 아니고 직접 상급부대에 넣은 투서라 이미 우리손을 벗어난 일이라
사단에서 직접 헌병대가 우리 대대로 조사를 나온것이었다. 항상 어리버리하다고 욕을 먹더니 결국 사고를 친 것이었다.
 
뭔가 켕기는 게 있는 고참들은 가시방석에 앉은듯한 기분으로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고 마침내 그날이 오고 말았다.
부대 안으로 들어오는 헌병대 차량을 우리는 먼 발치에서 지켜봤다. 보기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헌병들이 한명씩 내리고
마침내 조사관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의 상상과는 달리 차량에서 내린 조사관은 여군이었다. 헌병 하이바를 푹 눌러쓰고 내리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는 마른침을 삼킬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공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마른침을 삼킨 건 그 조사관의
모습이 우리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푹 눌러쓴 하이바 때문에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옆에 서있는 헌병들과 비교해봐도 비슷할 정도로 훤칠한 키의 여군이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건 다른 곳이었다.
헌병대라 그런지 상당히 타이트하게 전투복을 입고 있었는데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은건 그 .... 거대한 수바... 아니 가...
... 그러니까.. 그.. 터질듯.... 전투복이... 앞섬이...... 아무튼 그랬다... 무언가.. 그 단추와 단추구멍 사이엔 보이지 않는
힘싸움이 있는듯 보였다... 그건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우리네 남북관계 같았고 이미 데프콘4를 넘어 데프콘 3에
가까워 보였다.
 
그렇게 우리가 넋을 놓고 특정부분을 바로보고 있는 사이 어느새 헌병들은 부대 안으로 들어와 조사실을 꾸미기 시작했고
이윽고 몇 명의 이름이 호명되었다. 이상한 광경이었다. 호명된 병사들의 표정에는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의 감정이 더
커 보였고 호명되지 못한 이들은 왠지 모르게 아쉬워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조사가 끝나고 밖으로 나온 고참들에게 우리는 모두 달려들어서 이것저것 캐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중에 안에서 이루어졌던
대화에 대한 질문은 거의 없었다. 우리는 모두 그 조사관의 외모가 궁금할 뿐이었다. 조사를 받고 나온 고참의 얼굴은 마치 혼이
빠져나간 듯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 얼굴에서 고뇌의 흔적은 읽을수가 없었다. 그 고참의 말에 의하면 그 조사관의 얼굴은
가수 보아를 닮았다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우리는 미친듯이 조사실 쪽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문 앞에 헌병들이 지키고
서있어 쉽사리 다가갈 순 없었지만 우리는 사생팬이라도 된 듯 그 주변을 서성거렸다.
 
마침내 모든 조사가 끝나고 헌병대는 돌아갔지만 그 후폭풍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이미 누가 투서를 했다는 사실은 잊혀진지 오래였다.
고참들은 고해성사를 하기위해 자신이 군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적 없나 되뇌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널 한대만 때릴테니 제발
마음의 편지에 내 이름을 적어달라는 고참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해야 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