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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에서 훈제 연어를 만들었습니당
게시물ID : bestofbest_1197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트로
추천 : 396
조회수 : 44331회
댓글수 : 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7/23 23:43: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23 20:19:44

원래 훈제연어를 좋아하는데, 그릴도 있겠다 이번엔 훈제연어 만들기에 도전!

우선 연어를 사서 굵은 소금과 설탕을 듬뿍 뿌려준다. 내 경우엔 1.5파운드 정도 되는 연어를 세조각으로 자른 후, 소금과 설탕을 반컵씩 뿌리고 문질러줬다.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뿌리는데, 어차피 나중에 물빼기 작업으로 간을 맞춰준다. 

소금과 설탕 뿐만 아니라 후추와 허브도 이때 함께 뿌려서 문질문질. 허브는 기본적으로 딜이 들어가고, 여기에 취향에 맞게 이것저것 섞어 넣는다. 나는 월계수잎 좀 더 부스러뜨려서 넣는 걸로 끝.


이렇게 소금과 설탕을 뿌리는 작업을 큐어링이라고 하는데, 살균작용 뿐 아니라 맛을 내고 연어나 고기 내부의 수분을 빼내주는 역할도 한다. 플라스틱 통에 넣고 냉장고에 열두시간을 넣어둔 결과물. 전날 밤에는 없었던 물이 흥건하게 배어 나온 것이 보인다.

그 다음, 간을 맞추기 위해 찬물로 깨끗하게 씻어내고 통도 씻은 후 물을 채워서 연어를 물 속에 담근다. 한시간 정도 물 속에 담그면 최종 결과물이 햄 정도의 짭조름한 수준이 되는 듯. 싱거운 걸 원하면 물을 자주 갈아주면서 좀 더 오래 물에 넣어둔다.


물에서 빼낸 연어는 철망에 올리고 다시 냉장고에 넣어 물기를 빼준다. 바람 잘 통하고 햇빛 안드는 서늘한 곳에서 말리면 되는데, 아무래도 냉장고가 제일 만만한 듯. 4시간 정도 건조하면 연어 겉에 얇은 막이 형성되면서 훈제할 준비 완료.


건조 끝나기 한시간 쯤 전에 미리 훈연목을 물에 불려 놓는다. 가장 무난한 건 사과나무. 훈제용으로 판매되는 사과나무 토막을 사서 물에 불린다. 가끔 향이 너무 독특한 나무를 썼다가 아까운 고기나 생선을 통채로 버리는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고 들었기에, 일단은 사과나무로 시작.


숯에 불을 붙인 후 나무를 위에 올린다. 물에 잘 불어서 연기만 모락모락 나고 타지는 않는다. 이놈의 숯을 한개씩 불피우는게 너무 힘들어서 토치를 하나 사던지 해야지 원...-_-;


불 위에 두면 아무래도 온도가 너무 올라가니까 최대한 숯불 반대편에 연어를 놓는다. 진짜 본격적으로 하는 훈연기는 아예 연기내는 파트가 따로 있어서 불을 피워 연기를 내고, 그 연기를 연결용 덕트를 이용해서 고기에 공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그런거 없으므로 그릴에 그냥 도전.


나무 연기가 풀풀. 이렇게 5시간 정도에 걸쳐 연어를 연기에 질식시킨다. 중간 중간 숯이 꺼지면 갈아주고, 나무도 너무 많이 탔다 싶으면 갈아주고 하면서 수시로 확인해야 하는게 귀찮다.

훈제가 끝난 연어는 다시 비닐 랩에 한번 싸서 냉장실에 12시간 정도 숙성시킨다. 그야말로 엄청난 슬로우 푸드 -_-;


최종 결과물. 원래는 저온 훈제연어를 만들고 싶었는데 날씨가 날씨인 만큼 저온 훈제는 도저히 무리. 24~25도 정도를 맞춰줘야 하는데 실외 온도가 이미 25도. 여기에 뚜껑 덮고 연기를 뿌리면 아무리 노력해도 40도를 넘어간다. 흔히 먹는 쫄깃쫄깃한 질감은 훈제 연어를 만들려면 역시 추운 겨울에나 가능할 듯. (아니면 콜드 스모커를 사던가)

칼로 잘라보면 살점이 부스러지는게 보인다. 먹어보면 맛은 확실히 훈제연어인데 질감이 연어 스테이크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고온 훈제 연어가 오히려 밥반찬으로는 더 잘 어울린다. 냉장고 숙성 들어가기 전에 맛 보려고 조금 떼어 먹었다가 어느새 한토막을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최종적으로 사진에 찍힌 건 두 토막 뿐 ㅠ_ㅠ

구운 스팸 정도의 짭조름한 맛에 연어 특유의 기름기, 여기에 사과나무 훈제의 풍미까지. 조금만 먹어야지 하고 정신차려보면 어느 새 한토막씩 사라지는 듯.


그리고 훈제 연어를 활용해서 만든 훈제연어 베이글 샌드위치. 재료는 훈제연어, 토마토, 양파, 레몬, 크림치즈, 허브 약간.


따로 요리법이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연어와 크림치즈와 파슬리와 양파 반개 다진 것을 몽땅 보울에 넣고 잘 섞어주면 끝. 레몬도 즙을 짜서 넣어주면 약간 질감이 부드러워지면서 맛에 상큼한 포인트를 준다. 훈제연어 스프레드는 일단 만들어 놓으면 통에 담아뒀다가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게 장점인듯.


베이글은 토스터에 구워준다. 베이글 샌드위치는 왠지 연어+크림치즈가 공식이 되어버린 듯 하지만, 사실 이 스프레드는 식빵에 발라먹어도 좋고 크래커에 얹어서 술안주로 먹어도 좋다.


뜨거운 베이글에 스프레드를 바르고 토마토 얹어서 반으로 잘라주면 먹을 준비 완료. 훈제 연어 슬라이스를 얹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다. 특히 뜨거운 빵에 연어 크림치즈가 살짝 녹으면서 스며드는게 마음에 든다.

하나 먹고 나니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서 곧바로 하나 더 구워먹었다... 스프레드 한통 만드느라고 연어 한토막이 통채로 다 들어갔는데 좀 있으면 금단현상에 시달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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