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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찜질방 알바할때 겪었던 ssul.약스압
게시물ID : bestofbest_1320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짜증이난다
추천 : 661
조회수 : 82948회
댓글수 : 5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10/28 00:02:55
원본글 작성시간 : 2013/10/27 22:50:19
안녕하세요 오유 여러분.
 
아 처음에 뭐라고 시작을 해야할지..;
 
어쨌든 예전에 찜질방 알바할때 겪었던 일들이 갑자기 생각나서 써볼께요.
 
갑자기 ㅋ
 
편의상 음슴체.
 

때는 대략 5~6년전 대학시절.
 
군대가기전 2학년까지는 어찌어찌 마치고 갔는데
 
갔다와서 보니 집형편이 어려워져 학비가 답이 없는거임.
 
첨엔 학자금 대출을 몇번 했었는데 나중에는 대출 자격이 안돼서 (분납 밀림 ㅠ)
 
결국 한동안 학비 조달을 위해 낮엔 학교에 가고 밤엔 찜질방에서 야간 알바를 하며 학비를 버는 생활을 함.
 

내가 하던 일은 탕정리 (전문적으로 탕청소 하시는 분은 따로 있고 나는 간단한 정리 + 비누 치약 충전) 와 탈의실, 홀 및 보일러 관리.
 
일 자체가 딱히 어려운건 아니었지만, 탕에 계속 들어갔다 나왔다 하면서 발이 계속 젖으니까 발이 다 트고
 
잠못자면서 밤새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니깐 나름 힘들었음..ㅠ
 
결국 나중에는 학교에서 강의 시간에 잠을 자는 사태가 벌어짐..ㅋ 주객전도 크리
 
거기서 관리하던 누님이 나를 잘봐줘서 새벽에 일하다가 피곤하면 한 두시간 쪽잠이라도 자라면서 편의 좀 많이 봐주기도 하고,
 
고생한다고 월급을 조금씩 더 챙겨주기도 하고 그랬음. 
 

지금이야 좀 인기가 시들시들 해졌는데 그때 당시엔 찜질방이 나름 인기였고,
 
일하는 곳도 번화가였기 때문에 주말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왔었음.
 
술먹고..
 

평일도 그렇지만 주말엔 특히 별의별 진상들이 다 있는데 고성방가 하는사람, 토하는사람,
 
절도범들도 엄청 많고 성추행범도 진짜 많음;;
 
어쩜 그리 많으며 또 어쩜 그리 패턴이 뻔한지, 왠지 느낌이 온다 싶어서 한번 순찰돌면 걸려듬 ㅋㅋㅋ
 
잡았다 요놈!
 
그분들 덕에 찜질복입고 경찰차 여러번 타봄ㅋㅋ;
 
시에서 투철한 신고상 같은거 안주나..
 

한번은 술이 꽐라된 여자가 남탕 탈의실에 들어와서 바닥에 드러누움.
 
근데 웃긴건 여탕에 남자가 들어가면 경찰에 신고하고 소리지르고 난리났겠지만
 
남탕은 당황하는 사람 하나도 없ㅋ음ㅋㅋㅋ 슬쩍보고 무시함 ㅋㅋㅋ 이닦다가 한번 쳐다보고 입헹구고 다시 쳐다보고 ㅋㅋㅋㅋ
 
하나같이 반응이 "저 여자 뭐고?" "술됐네.." 하는느낌.
 

나는 너무 놀래서 뻥져있다가 어떤 할아버지 손님이 나한테 "총각아 거 섯지말고 쟈좀 내 보내라" 하는말 듣고 정신이 듬;
 
급하게 깨워서 데리고 나가면서 그 여자한테 왜 남탕에 들어오냐니까
 
여자가 하는 말이 가관임
 
"저기요..근데 왜 들어오면 안되요?" 함;;
 
이 여자가 일부러 그러나? 싶음.
 

술먹고 홀에서 자다가 잠결에 엉덩이 까고 똥 싸는 사람도 있고..
 
자기가 똥싸고 자기가 쪽팔리는거야 내알바는 아닌데 싸놓은건 누가 치우라는건지..ㅠ 심지어 여자가 쌈..ㅠ
 
똥관련 이야기는 더 있긴한데 쓰다보면 글에서 냄새날거 같아서 여기까지 쓰고 나중에 똥게에서 이어서 쓰겠음.
 

또 한번은 매점 이모가 급하게 카운터에 있던 나를 찾음;
 
홀에 어떤 손님이 발작 했다고ㄷㄷ
 
따라갔는데 남자 손님 한분이 바닥에 쓰러져서 입에서 거품이 나오면서 몸을 뒤틀고 계셨음;;
 
사람들이 둘러싸서 보고만 있고 매점 이모도 나보고 뭘해보라는데; 이모 나도 잘몰라요 ㅠㅠ
 
그러다 그냥 혀 깨물거 같아서 위에 입고 있던 찜질복 벗어서 억지로 입에 물려넣음.
 
그러곤 잠시 있으니 괜찮아지셨는지 눈 뜨시곤 일어나 앉으며 입에 물려있던 내 옷을 빼내셨는데
 
하필 입에 물린 부위가 겨..드랑이 부윜ㅋㅋㅋㅋㅋㅋㅋ
 
그분이 동그랗게 침 모양이 묻어있는 겨드랑이 부위를 한번 쳐다보고 나를 한번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하시다가
 
내 옷을 말없이 돌려주시곤 씻으러 가심..ㅠ
 
왜 내가 민망해지는지ㅋㅋㅋㅋ;;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몇 개월째 일하고 있던 어느 주말 아침이었음.
 
당시 근무자는 관리자 누나와 나였음(남탕, 여탕, 매점은 본 사건과 별 연관 없으니까 제외)
 
잠시 카운터가 비어 내가 카운터를 보고있는데 행색이 남루한 할아버지가 캐리어랑 장구;;를 메고 카운터앞에 들어왔음.
 
길거리 공연으로 돈을 버시는거 같았음.
 

살짝 불안함을 느끼며 찜질 하실지 목욕 하실지 물으니 조용히 본인의 상황을 말하심..
 
현재 가진 돈이 사천원 밖에 없는데, (당시 찜질비는 7천원) 나머지 삼천원은 3시간 뒤에 입금 받으면 주겠다고.
 
너무 피곤하고 해서 미리 들어가있으면 안되나며.. 사정 하심.
 
잠시 고민하다가 내가 마음이 너무 약한 관계로..ㅋㅋ 그냥 입장시킴.
 
당시엔 그냥 돈 안받고 시제 삼천원 비면 내돈 넣어야지~ 하는생각이었음.
 
그게 실수였지..
 

잠시 후 여자 손님들이 난리가 남;
 
손님들이 카운터로 와선 어떤 할아버지가 수건이랑 이불 등을 강제 수거해갔다고 함.
 
아차.. 할아버지가 돈이 없으니까 청소를 해서 몸으로 떼우려는구나.. 싶음.
 
근데 의도야 어쨌든 문제는 여자들이 자고 있는 수면실에 들어가서 수거를 했고,
 
수거 과정에서 휴대폰이며 탈의실 열쇠가 같이 수거 된것. 동기가 충분히 오해 받을만 한 상황이었음.
 

내가 그 할아버지한테 죄송하다며 항의가 들어와서 퇴실 하셔야겠다고 아까 내셨던 돈은 돌려드리겠다고 하자,
 
할아버지가 표정이 싹 바뀌면서 청소한다고 쫓아내는 경우도 있냐고 막 성질내심.
 
친절은 내가 베풀었는데..ㅠ 나는 왜..
 

근데 나가시는데 입구에서 삐삐- 하는 소리가 남
 
보통 찜질방마다 찜질복이나 열쇠에 도난방지 장치를 해놓기 때문에 삐삐- 소리는 분명 도난을 알리는 소리였음.
 
만약 할아버지가 열쇠라도 하나 가져가시면, 나중에라도 다시 와서 해당 락커를 열어서 절도를 할수도 있겠다 싶어
 
캐리어 잠시만 볼수있겠냐니깐 역정를 내시면서 이젠 도둑으로 몰아가냐고 오늘 여기 장사 망칠거라고 저주를;; 퍼붓고 가심..
 
완전 상처받음 ㅋㅋㅋㅋㅋ
 
쿠크다스멘탈 ㅋㅋ
 
에잉 이제 내 알바사전에 호의란 없다 고 다짐함 ㅋ
 

10분정도 지났나 카운터 앞에 그 할아버지가 다시옴.
 
근데 바지를 안입고 옴ㅋㅋㅋㅋㅋㅋㅋ
 
아무것도 안입음ㅋㅋㅋㅋㅋ 시원해보임ㅋㅋㅋㅋㅋ
 
으아니 ㅋㅋㅋㅋㅋ 준비없이 눈어택
 
이보시오 의사양반 내눈이 보이질않으니 이게 무슨일이요 으아아
 

할아버지가 허리에 두손을 올리고 당당히 자태를 뽐내고 서있으심 ㅋㅋㅋ큐ㅠ
 
저 멀리서 찜질 끝내고 나오던 여자 손님 두명이 꺅꺅 하고 다시 들어가시는게 보임 ㅠ
 
관리자 누나도 마침 사무실에서 나오다가 엄마야 하고 다시 들어감..
 

일단 이불 하나를 들고가서 허리에 둘러드렸는데 뭔가 의기양양해함ㅋㅋ
 
상남자임..
 
할아버지 왜이랍니까~ 하면서 한참을 실랑이 하고 있는데 관리자 누나가 불렀는지 경찰들이 왔음.
 
할아버지가 경찰아저씨한테 적반하장으로 "아 마침 잘왔소, 저기 저 싸가지없는 놈좀 잡아가소" 했는데
 
경찰이 할아버지 행색을 아래위로 슥 훑더니 할아버지는 바로 쌩까고 나한테 이사람입니까? 함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할아버지 보라고 괜히 풉하고 웃음ㅋㅋ
 
할아버지가 빡쳐선 "이놈이고 저놈이고 믿을놈 하나없네!" 하면서 캐리어를 열었는데
 
어디서 슬쩍한건지 도난방지택이 붙어있는 새옷이 나옴ㅋ
 
아마도 아까 삐삐- 소리난게 이거때문이구나~ 싶음.
 

경찰이 "이거 어디서 났어요?" 하면서 추궁하기 시작하니까 할아버지가 궁지에 몰리고 급 시무룩해지심ㅋㅋㅋ
 
그러다가 안되겠는지 할아버지가 갑자기 "니들 다 죽인다" 하면서 캐리어 안에 있던 가위..
 
옆에 놓여있던 숟가락으로 위협함;; 동그란 부분이 위로가게 들고;;
 
(솔직히 인터넷에서 숟가락살인마 보고 놀랐음ㅋㅋ 숟가락살인마 보자마자 할아버지 생각남.
할아버지가 완전 원조임 ㅋㅋ 그 할아버지가 먼저 특허만 냈어도..)
 
경찰 두분이 한번 마주보더니 순간적으로 할아버지 제압해서 수갑연행크리ㄷㄷ
 
보통은 출동하시면 "업장에서 이러지말고 나갑시다~" 해서 훈방조치 하는데 수갑연행하는거 보고 좀 놀람.
 

그날 경찰서 따라가서 조서 쓰고 끝난줄 알았는데, 며칠있다가 검찰청에서 나를 소환함ㄷㄷ
 
입구에서 막 공항에서 하는것처럼 금속탐지도 하고.. 방문증도 목에 걸어주고..
 
아 이젠 경찰서도 모자라서.. 별곳을 다 가보는구나 함.
 
검사방에 들어가니 담당검사가 이사건에서 아무래도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는데,
 
당사자한테 꼭 물어보고 싶어서 불렀고, 가감없이 사실대로 이야기 해달라고 부탁함.
 
뭔가 내 발언이 이 사건의 방향을 바꾸거나 망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긴장이 됨ㄷㄷ
 
그러고 보여주는게 사건파일의 "증거1호" 숟가락 사진임ㅋㅋㅋ
 
검사가 진지하게 물어봄.
 
이걸로 살해 협박 받은게 맞느냐고ㅋㅋ자기는 아무래도 경찰들이 장난ㅋㅋㅋ치는거 같다고함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그날 조서 쓸때 경찰아저씨가 숟가락 가져오셔서 디카로 사진을 찍으시던데,
 
속으로 아니 저걸 왜.. 했던게 생각남 ㅋㅋ
 
그런데 검사 아저씨가 너무 진지했기에 덩달아 나도 진지하게 그렇다고 대답함 ㅋ
 
그걸로 경찰들이며 나나 직원들을 다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이야기함.
 
그제서야 조금 믿는 눈치로 이게 경찰들이 장난치는게 아니었구나. 함 ㅋㅋㅋㅋ
 
검찰청 갔다와서 찜질방에서 소문나고 영웅됨 ㅋㅋㅋㅋㅋ
 
잘모르는 손님들은 숟가락인줄은 모르고 그냥 흉기로만 알고 ㅋㅋ살해 협박 받았는데 당당했다고 ㅋㅋㅋㅋㅋㅋ
 

아 이게 쓰다보니 스압이;;
 
옛날생각나네요 ㅎ
 
이때 같이 일했던 사람들 한번 보고싶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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