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상처는 있는 법이에요. 그리고, 그걸 익명으로나마 드러내는 게 고게이고요.
하지만, 그랬던 사건이나 흔적이 없었으면싶겠죠.
어차피 익명이라 내 고민이란 걸 알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그 글을 작성한 사람은 개인페이지에서 그 글을 마주하겠죠.
전 애인과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감추고 싶었던 자신의 과거일 수도 있어요.
그런 사실과 다시 마주하게 되는 거죠. 그것과 마주하고 이겨내기 위해 그 글을 지우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연약한 나의 과거, 지우고싶은 나의 과거,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의 과거....
그래서 고게에 올라오는 글들은 일주일 뒤이든 몇 개월 뒤이든 지워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처음에는 글 지워지면 주작이었을거라고 생각했던 제가 어리석어요.
아마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또 계실지도 모르죠.
몸에 커다란 상처가 있으면 그 상처가 왜 생긴 건지는 보통 기억을 하죠.
하지만, 그 상처가 없어진다면 그 상처가 있었다는 일마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에요.
게다가 여기는 고민게시판... 때로는 가벼운 고민부터 썸남 썸녀의 초성 상태메시지까지도 불안불안해서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정말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서 힘겹게 글쓰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고민이란 것들은 그래요. 대부분 잊고싶어하죠. 고민은 후회나 아쉬움의 다른말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글이니 지우고 싶은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위에 지금 설정한 본인 삭제 금지 같은 건...
아마도 자신의 그 고민에 맞서겠다는 의지. 또는 글삭튀 하지 않겠다는 선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