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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도 철벽을 시전한다.txt (개스압)
게시물ID : bestofbest_1711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췌
추천 : 385
조회수 : 52458회
댓글수 : 5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07/24 16:15:58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7/24 02:16:56
어릴 때 여자 선배한테 철벽 시전한 썰품

이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으므로 음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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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내 나이 21살이었음

나는 살면서 느낀건데

연상한테 사랑을 받는 타입임;


잘생겼나? 물론 아님

작고 귀여운가? 절대 아님. 나 키는 작아도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서 나름 다부진편


게다가 남자분들은 아시겠지만 무게운동을 하다 보면 치악력이 늘고

얼굴에 각이 생기게 됨. 흔한 예로 김종국이나 개리를 들 수 있음


만화같은걸 보면 보통 여리여리하고 예쁘게 생긴 소년이 연상으로부터 사랑받는데

난 절대 그런 타입 아니었음; 근데도 연상이 만만하게 보고 쉽게 접근함;

오죽하면 동갑내기 여자들도 마치 지 동생 대하듯 함;


아마 내가 존나게 철이 없고 어리버리해서 그런 것 같음; 데리고 놀기 편한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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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jpg
(딱 이런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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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건 대학에 처음 들어가서도

동기 여자애들 사이에서는 아싸 취급을 받았는데

이상하게도 선배들은 나를 예뻐함;


"정우(가명)야! 누나랑 밥먹자!"

"정우야 누나들이랑 놀러가잨ㅋㅋ"

"(동기들을 보며)야! 니네 정우 건드리지 마라. 우리꺼다"


...누나, 가만 놔둬도 아무도 안 건드려요 ㅜㅜ


막 두명이 양쪽에서 팔짱껴고 끌고다니면서 밥 먹이고 술 먹이고 그랬음; 


한번은 팔짱을 끼더니 "올... 의외로 튼튼한데?" 하면서 팔을 막 만짐 ㅜㅜ 그것도 양쪽에서


이게 좋을 것 같아도, 스킨쉽을 내가 하는게 아니라 당하는 입장이 되면 부끄럽고 쪽팔림;


게다가 허구헌날 이분들한테 끌려다니니까 아무도 접근을 안 하고

덕분에 1년 넘게 연애를 못 함;;


뭐 그래도 선배들이 예뻐해주니까 

부담은 되면서도 썩 싫은 기분은 아니었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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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나랑 같이 다니던 누나패;중에 

리더격인 A 누나가 있었음


얼굴은 평범한데, 신체비례가 좋고 피부가 하얘서

간혹 꾸미고 나오면 "헐; 누구세요" 싶을 정도로 반전 비쥬얼을 보여주곤 했음


근데 문제는

성격이 여깡;


터프하고 호탕한 타입이었음;

남자로 태어났으면 장군감이다 싶을 정도로;;


나에 대한 추행;을 주도했던 것도 그분이었음

내가 "아; 누나 좀 봐주세요" 하면서 몸을 피하면

"확! 가만있어, 안 닳아."

하면서 만짐 ㅜㅜ


팔 같은 곳을 한참을 만지다가 충분히 만족하면


"음 탄탄하네. 앞으로도 잘 관리해라, 니 팔은 누나들 재산이다."


하고 등짝을 짝! 때리고 가곤 했음;


그리고 나는 멀어져가는 A누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나라잃은 백성처럼 서럽게 울곤 했;(은 장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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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건 그 누나와 알게된지 1년 정도가 됐을 무렵

밤에 문자가 왔음(카톡 없던 시절;)


A : 정우(가명)야, 술사줄게 나와라.

나 : 네?; 누구누구 오는데요?

A : 나 혼자야. 심심하니까 빨랑 와


순간 당황했음;;

내가 A를 비롯한 누나들과 친하게 지내긴 했지만

일대일로 만나는 일은 정말로 드물었고(거의가 1대 2, 1대 3의 만남;)

더욱이 술을 단 둘이서 마신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뭔가 촉이 와서(...)

후다닥 옷 챙겨 입고 약속장소인 학교 정문으로 가 보니

A 누나가 평소랑 다른 '꾸민' 행색으로

양 손에는 방금 사온 듯한 맥주캔 봉다리가 들려있었음;


나 : ...술 사준다더니 고작 캔맥이예요? 

A : 시끄럽고 이거나 들어라. 누나 팔 빠지겠다


봉다리를 하나씩 나눠들고 

누나가 앞서가고 나는 뒤따라가는데

그렇게 호탕하고 수다스럽던 A 누나가

이상하게 말이 없음;


상상해보시길

밤이라 주위는 어둑어둑하고

인적도 드물어서 분위기 묘한데

예쁘게 차려입은 이성 선배가 앞서가고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며 말 없이 따라가는 상황을


평소에 진짜 눈꼽만큼도 이성으로서의 감정은 느낄 수 없었던 사람이었음에도;

이상하게 그날만큼은 긴장되고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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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학교 인문대 건물 앞 계단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음


뭔가 평소와 분위기가 다르더라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몇 년 간 사귄 남자친구랑 헤어졌던 것이었음


참고로 그 커플 학과 내에서 정말로 유명했음

몇 년 간 공식커플이었고 그렇게 사이가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이가 멀어지더니...


어느 날 남자친구집에 갔다가

콘X를 발견했다고 함;; 그것도 박스를 뜯어서 몇 개 비어있는;


자기한테 쓴 건 아니니;(사이가 멀어진 상태라) 명백히 이건 바람이다 싶어

추궁했더니 처음엔 남자가 부정하다가

나중에는 도리어 짜증을 내면서 "내가 그러든말든 니가 뭔상관인데?" 소리까지 들었다 함;


그런 일이 있고 며칠 후

확실하게 결별 통보를 하고 

심란해져서 집으로 바로 못 가고 학교 부근에서 방황하다가

저한테 전화를 한 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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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감정적으로는 결별해있었던 터라

A누나는 특별히 슬퍼하거나 화내지도 않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음.


나도 별 말 없이

조용히 홀짝이면서 이야기를 들었음


누나 캔이 다 비면

조용히 새 캔 따서 건내주고

다시 홀짝이면서 이야기나누고...


그날따라 묘하게 날씨도 좋고

밤하늘에 별도 총총이 빛났음;


누나에 대한 동정심도 생기고

밤중에 조용한데서 단둘이 있다는 점도 작용해서;

평소에는 없었던 애틋한 감정도 슬그머니 올라오기 시작함;


A 누나도 마찬가지였는지 

처음엔 단순한 신세한탄이었던게

나중에는 내 이야기로 화제를 전환하기 시작했음


A : 너 여자친구 안 만들어?

나 : 왜요;;

A : 아니 이상하잖아~ 우리 정우가 연애 안하면 누가 연애를 해. 

나 : ㅋㅋㅋㅋ

A : 진짠데 ㅋㅋ, 누나 이야기도 이렇게 잘 들어주고. 우리 정우 진짜 인기 있을 타입인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새 계단에 걸터앉은 우리 둘 사이가 조금 가까워져 있었음


학교 안이라 가로등이 우리 앉은 부근에 있었는데

가로등 보정을 받았는지(...) 평소보다 약간 예뻐보이는 얼굴이

손만 뻗으면 만질 수 있을 정도의 거리에 있었음;;;



A : 어라, 너한테서 좋은 향기 난다

나 : 네? (킁킁) 아 유연제 냄새 같은데요

A : 그렇군. (킁킁) 아 이거 냄새 진짜 좋다. 너 잠깐 있어봐


그러더니 내 셔츠에 얼굴을 가까이 하고 냄새를 맡기 시작햇음;;


심장 터지는줄 알았음; 

갑자기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면서, 냄새 좋은 유연제로 내 옷을 빨아준 엄마에 대한 감사한 기분까지 들기 시작함ㅋㅋㅋㅋㅋ

지근거리에 있는 누나의 짙은 쌍커풀(평소엔 보이지도 않았던;)을 멍하게 바라보며

시발 이거 그린라이트인가?? 맞나?? 하고 고속으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함 ㅋㅋㅋㅋ


그러다 내 어깨 부근에서 잠시간 킁킁거리던

A 누나가 고개를 확 드는데


누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던 나와 눈이 딱! 하고 마주침!


으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가 잠시 조용히 내 얼굴을 보다가


평소의 장난스런 태도로 돌아가

씨익 웃더니 ㅋ


"가만 있어."


하고 내 얼굴을 잡고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음!!


억! 이거 너무 급진적이잖아!


갑자기 훅 하고 다가오는 누나의 얼굴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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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의 얼굴을 손으로 가로막고


손바닥으로 밀어내고 말았음 ㅜㅜ


11.JPG
발그림 죄송;


정말 단 한 치의 거짓도 없이

키스하려고 다가오는 얼굴을

저렇게 손바닥으로 짚고 밀어버림;;



누나도 당황하고, 나는 더 당황하고!


나의 의도는 그런게 아닌데!


단지 어린 마음에 당황했던 것뿐인데 ㅜㅜ


당황해서 반사적으로 손이 나갓을 뿐인데 ㅜㅜㅜ



"짜식, 비싸게 구네. 장난이야~"


A 누나는 평소의 음성으로 돌아가 

한껏 괜찮은척을 했지만


그녀가 사실 괜찮지 않다는 것은 

나도 알고 누나도 알고 하늘도 알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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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동안 시간과 정신의 방에서

서로 맥주캔만 만지작 거리다가


"야 춥다, 그만 일어나자." 라는 누나의 말과 함께(5월이었는데;)


허둥지둥 쓰레기를 치우고 

택시를 잡아 누나를 돌려보낸 뒤


죄인이 된 기분으로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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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은 후

우리는 몇 차례 얼굴을 더 마주쳤지만

서로 짠 듯이 그때의 사건을 입밖에 꺼내지 않았고


종강을 하고

내가 군입대 때문에 휴학을 하는 바람에

이후 다시는 볼 수 없었음 ㅜㅜ


그저 아는 사람들 입에서


취직을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소식만을 전해들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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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누나에 대한 영상편지 하나 남기고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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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 저예요


그때 제가 정말 죄송했어요...

워낙에 어리고 순진했던 시절이라 


나도 모르게 손이 움직여버렸어요...


제 짐승같은 반사신경이 정말 원망스럽네요 ㅜㅜ




언제 기회되면 같이 술 한 잔 해요...

누나가 좋아하셨던 섬유유연제 선물로 들고 갈게요


누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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