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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후배 그녀
게시물ID : bestofbest_1737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살찐소설가
추천 : 403
조회수 : 67568회
댓글수 : 6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08/12 20:51:09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8/12 11:58:10
그는 평범한 중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다만 두 학교 모두 '남자'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을 뿐이었다.
 
그가 남중 남고를 나온 것은 그에게 오히려 축복이었다.
모태솔로인 이유를 설명하기에 그것은 꽤나 좋은 갑옷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여자가 3/4인 국어국문학과 3학년에 재학중임에도 그가 아직 모태솔로라는 것은
그 갑옷마저도 앗아갔다.
 
그는 그렇게 눈에 띄는 타입이 아니었다. 장학금을 받을 정돈 아니지만 재수강이 필요없을 정도의 점수는 항상 받아내었고
과생활도, 동아리 생활도 그냥 그렇게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 빌어먹을 모태솔로라는 업적만 빼고서 말이다.
 
그의 친구들은 몇없는 과 남자동기나 동아리를 통해 알게된 타과의 남학생들이었다.
남자 사이에서 보낸 6년, 아니 군대를 포함한 8년은 여자들이 섞인 대학생활 2년보다 훨씬 강했다.
 
그러던 그에게도 봄바람이 불었다.
4월 중순. 신입생들이 들어오고 이런저런 행사가 있었고 얼굴은 모두 비췄지만 역시 별일은 없었다.
동아리 친구 동민과 공강시간에 농구나 한게임하려고 가는 길이었다.
 
어떤 여학생이 자신을 흘깃거리며 지나갔다.
아는 사람인가 했지만서도 무슨 교통사고 난 아침드라마 주인공처럼 '혹시 저를 아세요?' 라고 물을 용기는 없었기에 그냥 지나쳤다.
그러나 그녀는 길을 거슬러 자신 앞에 와서 인사를 건넸다.
 
- 안녕하세요!
그래 역시 어디서 본 얼굴이다 했어. 근데 이름이 뭐더라... 그....
- 14학번 정수지예요. ㅎㅎ
생글생글거리는 낯이 제법 귀여웠다.
 
그리고 그 날 저녁. 태어나서 여덟번째 (아니 아홉번인가?)로 여자에게 선톡이 왔다.
 
- 안녕하세요~
예전에 전화번호를 교환했었나보다. 그러나 카톡내역이 없는걸로 보아 이번이 첫 카톡이었다.
- 응~ 안녕 ㅎㅎ
- 아까는 갑자기 인사해서 많이 놀라셨죠 ㅜㅜ
- 아냐아냐 먼저 인사해줘서 고마워 나도 인사하려다가 가물가물해서~
- ㅎㅎ 아까는 어디가는 길이셨어요?
- 어 친구들이랑 농구하러 ㅋㅋ 공강이었거든
- 아~ 평소에도 운동 많이 하시나보다 우와
- 아냐 그냥 ㅋㅋㅋ
- 근데 그럼 같이 계시던 분들도 저희과 선배님들이세요? 인사 못드렸는데 ㅠㅠ
- 아니아니 동아리 친구들 ㅋㅋㅋㅋ
- 아 그렇구낭 ㅎㅎ 다행이네요~ 무슨 동아린데요?
- 봉사동아리야 ㅎ
- 와 선배 좋은 분이시네요 봉사 동아리 우옹 멋졍
 
그리고 이런 저런 즐거운 카톡이 이어졌다.
 
그리고 며칠뒤 동아리 방에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들어왔다.
- 저 동아리 가입하려고 하는데요
- 어? 수지야?
- 어 선배! 안녕하세요!
그녀는 내 프사를 보고 우리 동아리로 들어왔다고했다.
동아리원 모집 포스터로 프사를 바꾼 보람이 있었다. 사실 노림수였다.
 
그녀와 몇번 봉사활동도 다녀오며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막역한 친구 놈인 동민에게 술 한잔 하며 연애 상담도 받았다.
동민은 자신이 더 흥분하며 말했다.
-야 그건 무조건 그린라이트지! 그건 아예 아마존 녹지대급으로 그린이야 임마!
호감이 이상해씨면 그정도면 메가이상해꽃이지!!!
 
그래 이건 신께서 내 모태솔로 칭호를 가져가시고 커플이라는 칭호를 주시기 위함이다.
어쩐지 수지가 천사처럼 생겼더라니.
 
고백할 타이밍만 노리고 있었다. 나름대로 멘트도 생각을 했지만 따로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카톡이 왔다.
- 선배 저 지금 기숙사 앞인데요 잠깐만 나와주시면 안될까요?
- 응? 그래 그러지뭐
 
후. 당돌하기까지 하다니 핳.
먼저 고백하려하다니 역시 요즘 애들은 저돌적이야. 그렇지만 첫연애인데 내가 먼저 멋있게 해야지.
엄청난 속도로 옷을 갈아입고 그는 기숙사 앞으로 나갔다.
수지는 의외로 수수하게 편한 차림이었다. 웃으며 인사하는 그녀의 얼굴이 참 예뻤다.
 
- 저 선배 사실은...
- 무슨일인데?
- 그 저기...
고백을 받는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그냥 속으로 웃으며, 그리고 겉으로는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백을 기다리기로 했다.
- 제가 좋아하거든요...
왔구나!
- 근데 말로는 도저히 못하겠어서... 이거요...
편지였다. 밝은 연두색의 그녀를 닮은 싱그러운 편지. 역시 그린라이트였어.  편지도 그린이잖아
- 동민선배에게 좀 전해주세요 ㅎㅎ 부탁해요 선배! 꺄아아아아!
 
어?
 
 
아...
 
 
 
아하~ 난 또  ㅋㅋㅋ 에이 그럼 그렇지...
 
 
 
아...
 
 
 
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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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각색한 소설입니다.
근데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도 아냐고? 엄... 친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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