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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잘한거 맞죠? 기분 이상해요 잘했다고 해주세요..
게시물ID : bestofbest_181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석유반란
추천 : 305
조회수 : 34046회
댓글수 : 4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10/07 15:47:57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0/01 18:38:42
장기인증.jpg

장기기증 희망 등록증이 왔어요

이게 뭐냐면 나 죽으면 내 안에 숨쉬던 장기들 빼서 다른 사람한테 주는 거래요..


...

저는요 솔직히 엄마랑 외할머니가 극성 천주교 신자여서... 막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런거 하신다는게 절대 아니고요.. 천주교는 그런거 안해요.. 여튼 
성당 열심히 다니시고 저도 어렷을 적부터 막 끌려다니고 그랬는데.. 솔직히 아무리 그래도 신이 과연 존재할까? 라는 생각이 아직은 너무 강해요.. 

하지만 그래도 몇십년동안 성당 다니면서 배운거는 남을 사랑하라 이웃을 사랑하라. 사랑을 베풀라. 이런거에요.. 신은 안믿어도 신이 가르쳐 주시는 사랑은 믿어요.. 신앙은 없어도 양심은 있어요 난 그 양심 따라가면서 살 생각이에요.. 물론 가끔씩 하느님 보고 싶을 때는 얼마든지 찾을거고 슬픈데 아무도 없을 때는 하느님의 집 찾아가서 얼마든지 울다가 올거게요.. 하느님도 그런 거 싫어하시지 않을거라 믿어요..

그런데... 장기기증 신청할 때 너무 무서웠어요.. 내가 죽으면.. 내 몸을 헤집어서.. 내 심장.. 각막.. 그런것들을 다 잘라내서.. 다른 이들에게 가서.. 그것들이 다시 살아 숨쉰다는게...

나는 죽었는데.. 내 일부는 다시금 살아난다는게... 너무 무서웠어요 나는 이 세상에 없는데... 우리 부모님 이제는 다시 못보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사람.. 

맞나요? 이게 맞는거 맞죠? 이걸 보고 있는데 너무 상반된 감정이 충돌해서 어지러워요,, 이게 맞는건가.. 맞는건데.. 아.. 

죄송해요 너무 횡설수설..

너무 무서워요.. 갑자기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내 눈 앞에 와있는 느낌이에요

누구나 죽는거지만.. 죽음을 누구나 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 말이 간절하게 오고 있어요

저...잘한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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