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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색다른 소방서 고문관 SSUL. TXT (스압)
게시물ID : bestofbest_1968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예니예
추천 : 367
조회수 : 40992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2/10 08:53:41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2/09 22:33:11
의무소방 출신입니다.  제대한지는 4-5년되었고, 자세한 사항은 비밀 찡긋.
 
이야기가 길어질것 같습니다.스압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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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의무소방이란건 생소할겁니다.
 
의무경찰인데 소방서로 간다... 라고 보시면 편하겠네요.
 
자격응시를 하고, 시험을 치고 합격이 되면 소방서로 배치가 되어서 구급활동, 여름엔 수상구조대 파견, 업무보조 등 소방서 업무를 대신합니다.
 
저는 ... 지역 내 구급출동수 2위를 자랑하는 지역에 구급보조로 배치되었습죠..(햐... 동기들은 본부에서 꿀 빨던데... )
 
여튼. 제가 근무한 시기에 공익근무요원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바뀌면서 관공서에 배치었고 경찰서, 소방서에도 배치되었습니다.
 
다른 근무지는 잘 모르겠고..
 
소방서로 보면 사회복무요원은 보통 사무보조가 대다수였어요.
 
 
하지만 제가 근무한 곳은 직할센터 (구마다 하나씩 있는 본서건물) 이었고 의무소방의 TO가 상당히 적었기 때문에
 
사회복무요원중 심신에 이상이 없는 인원들은 의무소방과 같이 구급보조로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하지만, 다른점이 있다면 의무소방은 소방서안에 갇혀있다는것, 사회복무요원은 근무가 끝나면 퇴근한다는 점.
 
 
이하 사회복무요원 -> 공익 으로 대체하여 적겠습니다... 길어서 귀찮...
 
 
일단 저와 반년정도 차이나던 사회복무요원(후에 사회복무요원 중 왕고가 됨)이 있었는데 이 친구가 참 성실했습니다.
 
시력이 극히 나빠서 빠진 케이스였는데, 행동도 빠릿빠릿하고, 예의도 바르고, 구급보조를 상당히 잘했습니다.
 
근무하던 센터에 처음으로 온 사회복무요원이었고, 직원들도 뭘 시킬지 몰라 의무소방과 거의 같은 근무위주로 돌아갔습니다.
 
(물론 수상구조대 파견같은건 안보냈지만)
 
저도 그 공익친구가 정말 맘에 들었고 의무소방 고참들과도 정말 잘 지냈습니다.
 
계급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편하게 형 동생을 먹었고, 동생인 그 공익친구는 그럼에도 흐트러짐없이 근무를 정말 잘했어요.
 
오죽하면 본서 소방계과장도 그 친구를 칭찬할 만큼.
 
 
어느덧 시간이 지나 제가 의무소방중 왕고가 되었고(후임은 단 한명...ㅂㄷㅂㄷ..... 정원 죽어도 안보내줌...)
 
공익은 왕고동생을 제외한 4명....
 
 
 
제가 왕고를 달던 그날 원탁의 회의가 열렸습니다.
 
나 : 좋겟다... 니 후임 많이 늘어서... 의무소방...줫까라그래ㅠㅠㅠㅠㅠㅠㅠ 왜 인원을 안보내주는거야마ㅓㄹ마ㅣ;러ㅠㅠㅠㅠㅠㅠ
 
동생 : ㅋㅋㅋㅋ... 그래도 공익들 많이 늘었잖아요. 형 후임이다 생각해요. 형이 뭐 성격파탄자도 아니고 애들한테 뭐라할 사람도 아닌데 뭐 ㅋㅋㅋ
 
나 : 에이..그래도 공익이랑 우리랑 다른데 내 후임이 아니잖아..
 
동생 : 안그래도 애들 많아져서 그거 형이랑 상의 좀 하고 싶어요.
 
나 : 읭?
 
동생 : 애들이 많아지니까 아무래도 질서가 필요할 수 밖에 없잖아요. 근데 제가 여기 처음온 공익이고... 아직 관례가 없어요. 제가 만들어야해요. 위에서도 그걸 원하고
 
나 : 음.. 것도그렇다..난 내 후임만 챙기면 된다만.. 니가 더 고민이긴 하겠다.
 
동생 : 형. 그래서 제가 딜을 걸게요. 공익들은 들어온 기수에 따라서 선, 후배로 나누고 형도 공익 후배들 생활 관여하셔도 되요.
 
나 : 그리고 내가 해줄건?
 
동생 : 다른거 없어요. 인격적으로 무시만 안하시면 됩니다. 후배들한테도 형한테 형이라고 부르라고 하고 선배대우 하라고 말할테니까.
 
 
 
솔직히 저야 나쁠건 없었어요. 공익왕고동생이 워낙 일도 잘했고, 애들 관리도 잘했거든요.
 
소방서 내에서만 선배호칭, 존댓말을 사용하게 했고 (이건 다른 직원들이 요구했던 모습이었어요.)
 
밖에서 자기들끼리 만나서 놀땐 정말 편하게 말 놓으면서 형동생 하면서 지냈으니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질서를 깨끗하게 잡았고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부분도 없다보니 후배들도 다 불평불만없이 생활했었습니다.
 
동생이지만 공익왕고가 사람을 대하는걸 보고 정말 감탄을 지을때도 많았어요.  갈굼도 욕이 아닌 차분한 설득으로 대처했고, 센터내 공익 평가도 날로 좋아졌습니다.
 
 
 
그런 동생이 처음으로 쌍욕을 하면서 빡치는걸 본적이 있습니다.
 
 
바야흐로 공익 중 막내가 소방서 배치를 받고 1주일간의 주간근무로 업무를 배우고
 
주야간 교대근무에 배치되고 처음으로 야간근무를 하던 날.
 
 
아직 구급출동에 서투른 막내를 위해서 왕고동생은 같은 근무시간에 시간을 짜서 넣고 약 2주간 같이근무를 했었는데
 
딱히 안내실 근무가 없는 시간은 내무실에서 좀 자던지 쉬라던지 합니다.
 
대신 출동벨이 울리면 무조건 나가야해요.
 
 
거짓말 안하고, 의무소방, 공익들도 야간근무때는 출동벨 울리기전 차고 문 덜컹 거리는 소리에도 일어나 출동나갑니다.
 
 
그날 밤...
 
저는 비번이라 잠을 자고 있는데 구급출동벨을 들었습니다. 출동 나가겟구나.. 햇는데
 
차고에서 "막내 안나와? "라는 직원 목소리와 "벨 못들었나 봅니다. 일단 저 혼자 나가겠습니다." 라는 왕고의 목소리가 들렸고, 구급차는 출동했습니다.
 
 
뭐.. 처음에 적응 안되면 당연히 못듣는거니까 그려려니 했어요.
 
그리고 구급차가 돌아오고, 왕고동생은 구급일지 작성을 보조하고, 내무실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막내를 살살 깨우더니
 
"너무 깊게 잠들진 마. 출동벨 못 들으니까. 익숙해지기전까지 내가 출동이라고 말할테니 바로 나와야해" 라고 나긋나긋 말하는 걸 봤고
 
그 뒤로 야간출동 2건 모두 막내는 잔다고 듣지 못했습니다.
 
 
구급차가 돌아오기 전, 이미 잠을 다 깨버린 저는 막내를 불렀습니다.
 
"막내야... 정 구급벨을 못 들으면 차라리 세수하고 사무실에 앉아서 구급일지 정리라도 하고 있어. 너 잠만 자러 온거 아니잖누"
 
"아... 이미 잠 다 깼습니다.. 다음 출동때는 꼭 뛰어나가겠습니다."란 대답을들었고, 그랭. 하면서 다시 누웟지만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
 
 
구급차가 돌아오고 공익왕고는 막내를 보며
 
"내가 문앞에서 구급. 이라고 말햇는데 못들었니. 잠 좀 깼으면 스트레칭하면서 정신 좀 깨어있어"라며 살짝 열받은 소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다시 출동이 걸렸고
 
공익왕고는 내무실 문을 열며 "구급!! 응급이다 나와!!" 라며 급하게 구급차에 탔습니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고
 
막내도 이번엔 나갔겟지.. 싶어서  저도 사알짝 잠들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 구급차가 다시 돌아오고
 
내무실 문을 벌컥 열더니
 
"야이 씨발새끼야 !!!!!!!!!!! 장난치냐 !!!!!!!!! 내가 방문 열고 너보고 응급이라고 했냐안했냐. 너 기다리다가 구급반장 빡쳐서 그냥 출동했다!!!
장난하냐 이 씨발놈아!!!!!! 너 뭐 공익이라도 티내냐? 공익은 뭐 죄다 몸병신정신병자만 모여있는줄 아냐?!!! 내가 뭣하러 야간근무도 아닌데 일부러 야간에 들어와서 너랑 같이 근무하는데!! 너 실무경험 안 익히면 현장에서 사고나고 그거 다 직원들 책임되는거 내가 누누히 이야기했지?!!좋은말로 웃으면서 이야기해주니까 뭐 어디 수련회 체험온줄 아냐?? 긴장안하지?!!!"
 
 
와우.. 1년 반을 같이 근무했는데 그렇게 욕하는 동생을 처음 봤습니다...그렇습니다.
 
또 안나간것입니다...
 
 
저는 일어나 내무실 불을 켰고, 동생의 얼굴과 옷에는 환자의 피로 얼룩져있었습니다.  원래 그런 응급일수록 막내는 꼭 따라나가서 옆에서 어떻게
 
처치를 해야하는지 익혀야 하고 그게 왕고가 막내를 데리고 다니는 목적입니다. 이것 또한 왕고동생이 만든 일종의 질서관계이고, 직원들은 이런 체제를 상당히 좋게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막내가 해서는 안될말을 합니다.
 
"제가 잠이 좀 많아서... 야간근무 빼주시면 안됩니까.."
 
 
 
나도 벙지고, 내 후임도 벙지고, 공익왕고도 벙지고 내무실에는 버~~~~~~~~~~~~~~엉 이라는 글자가 떠다녔지여...
 
 
 
그 순간
 
 
 
"야이 씨발, 때려쳐 이새끼야! 너 딴데로 보내줄게. 꺼져 이 씨발놈아!!!!" 란 소리와 수건을 팍!! 던지며 구급반장이 나타났습니다....
 
 
예.. 소방관이요... 구급대원 소방관.... 피묻은 옷을 세탁기에 넣고 새옷으로 갈아입고 나오던 중 내무실 앞을 지나가다가 이야기를 들은거죠..
 
 
"이새끼가 보자보자하니까. 내가 XX(왕고동생)이 알아서 잘 하겠지 싶어서 빡쳐도 별말 안했다만, 넌 이씨발 인성이 처글러먹었어. 넌 구급나가면 환자 죽일 새끼여. 내가 내일 소방계에 말할테니까 너 그냥 딴데로 꺼져 이새끼야 !!. 우리가 하는 일이 장난인줄 알아?!! "
 
 
내무실 앞에서 큰소리가 나가 직원들과 팀장님이 나오셨고... 사태를 보고선 아무말 없이 그냥 지나가십니다.
 
 
 
저 막내가 얼마나 잘못을 했으면 공익왕고애가 저 난리를 필까...
 
 
 
한바탕 일어난 후  공익왕고, 저, 화낸 직원 셋이 새벽 뒷뜰에서 담배를 피고 있습니다.
 
 
 
나 : 내 평화로운 말년생활에 어쩌다 이런 불화가...
 
왕고 : 아... 짜증납니다...진짜 오늘 출동 한번도 안나왔습니다. 앞에서 문열고 소리쳤는데도 안나왔습니다..아...
 
직원 : 야..왕고야.. 갈굴거 있음 갈궈. 내 근무하면서 너 화내는거 한번도 못봣는데 아까 팀장님이 그러시더라. 왕고 쟤가 애들 갈구면 그냥 냅두라고, 쟤가 갈굴 정도면 애들 진짜 막장이라고.  내가 내일 저새끼 소방계에 말해서 확 엿먹일거야 아오...
 
나 : 내 평화로운 말년생활이...
 
왕고 : 아....후...
 
직원 : 씨벌씨벌씨벌씨벌...
 
 
 
그리고 아침이 되고 주간근무자와 교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어떤 아주머니가 오셔서 안내실에서 난동을 부리십니다.
 
 
"우리 애한테 어떤놈이 욕했어 ?!! 나와 !!! 우리애 새벽에 잠 한숨도 못자게하고 욕하고 때린 새끼 누구야 !!! 나와 !!!!!"
 
 
예.. 막내 어머니이십니다...
 
 
센터장님, 팀장님, 소방과장님이 다 나오셨습니다.  일이 크게 터진거죠...
 
 
 
그리고 저와 왕고동생, 구급대원이 불려갔습니다.
 
 
당연히 말이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내 어머니는 아주 난리를 칩니다. 우리애 공익이라고 무시하냐고, 병무청에 고소하겠다고. 아주 난립니다.
 
난리를 듣고, 소방계장님이 내려오십니다...(ㄷㄷ....)
 
뭔일이냐고 물으시고 자초지정을 들으십니다.
 
그리고 저와 공익왕고를 따로 부릅니다.
 
 
 
계장 : 저 직원이 진짜 애 때리고 욕하고, 잠도 안재우고 갈궜어?
 
나 : ... 그럴리가있습니까.. 이러쿵저러쿵요로쿵호모쿵된겁니다..
 
왕고동생 : 제가 화를 내고 그 직원분도 욕을 하긴 했습니다만 기껏해야 1분입니다... 그리고 이런이런 이유로 욕한거고..
 
계장 : 음... 왕고 니가 욕할정도면 그 막내는 얼마나 뺀질하냐?
 
나, 왕고 : 네..?!!
 
계장 : 니들은 여기 있어라.
 
 
 
그리고 다시 면담실로 가서 어머니를 뵙습니다.
 
5분후에 모두 나옵니다. 어머니는 씩씩거리며 소방서를 나갔고
 
센터장, 팀장, 과장, 계장님은 담담하십니다.
 
 
과장님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된겁니까?
 
 
이야..계장님 졸라 쎄게 나감... 막내 그새끼가 근무태만, 명령불복종 이런거 앞세워서 고소할거면 하시라고, 그럼 우리도 그에 따른 아드님에 대한 징계를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그리고 아들이 왜 욕을 먹었는지 설명하고 원래 야간근무때 자는거 아니라고 해명하고.  자기 말 듣고 집 가서 아들한테 다시 한번 사실확인하고, 그때도 아들이 직원에게 맞고 잠도 안자고 갈굼 당했다고 하면 그때 진짜 고소하라고.  공무원들은 원래 민원에 상당히 약하고 예민하다. 그런 우리가 지금 어머니한테 이런 말을 하는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냐고.
 
 
나 동생 : 올....ㅋ...
 
 
계장님이 처음으로 멋져보였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과장님이 한마디 하십니다.
 
"걔 그냥 외각 파출소로 보내서 청소나 시킬란다. "
 
 
다음날 짐을 가지러 오는 막내가 있었고
 
직원들은 그 막내에게 싸늘한 시선만 내보내고 아무도 인사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대할 때까지 평화로운 생활을 보내고 전역을 합니다.
 
그리고 그 왕고동생은 같은 구 사이에서 공익계의 전설로 남고 소집해제를 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
 
 
제 후임에게 들었는데, 막내 걔는 외각파출소에서 매일매일 대청소를 했다더군요.
 
그곳 직원들이 가끔 직할센터로 볼일보러 오면 그 막내욕을 그렇게 한다고...
 
그리고 계장님이 그 센터에는 공익을 한명도 안보냈다는거..
 
걘 2년간 매일 대청소만 하고 소집해체햇을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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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굉장히 별거 아닌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근무태만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 동생이 그렇게 불같이 화를 낸건.
 
저희에겐 연습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공익이든, 의무소방이든, 소방관이든  출동을 하고 우리를 보는 민간인들은 우리를 모두 소방관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매 출동이 현실이고, 실전입니다.  때문에 소방서 내에서는 농을 던지며 나태하다가도 출동벨만 울리면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할것 없이 모두 30초내로 출동준비를 마치고 차에 올라탑니다.
 
때문에 언제나 긴장을 해야하고, 실수를 하지 말아야합니다.
 
때문에 저런 사소한 태도가 다른곳보다 더 엄격하게 대해지는 세계이기도 하지요.
 
 
뭐 지금은 위험성때문에, 의무소방이든 공익이든 현장에는 보내지않는다고 하지만
 
나름 그때는 좋은 경험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길가다가 사람이 심장을 잡고 쓰러지면 당연하듯이 CPR은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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