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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패션으로 달고 테러라는 유흥을 만났을 때
게시물ID : bestofbest_2070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난왜여깄지
추천 : 251
조회수 : 20010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5/18 20:37: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5/16 22:36:28
전 오유에서 지금 문제되고 있는 그 카페에 화가 많이 났습니다.(사실 이번 사태 전에는 그네들 잘 몰랐어요.)
그들이 반일베/반남성우월주의/반성차별주의를 노골적으로 내세우고 활동해오다 이 난리를 친 덕에, 참 여러모로 많은 이들이 힘들어졌다는 것 때문에 화가나는 것이지요.
특히 '낙태'문제는 "어떻게 태아를 기생충이라 생각하냐 이 xx들아" 라고 생각하고 말 문제가 아니지요.
이거 정말 중요한 여성인권문제거든요. 대한민국 수구 아저씨/아지매, 저쪽 자칭우익 젊은애들이 그렇게 추종하는 미국(그러면서도 잘 모르지요?)에는 네 가지의 핵심적인 보수/진보 이슈가 있어요.
 
하나가 총기(보수는 총기자유 찬성, 진보는 총기규제 요구), 둘째, 낙태(범진보는 여성인권차원에서의 찬성, 범보수는 생명권 차원에서의 반대), 셋째, 학교내 기도( school prayer)와 진화론 문제(범보수는 학교내 기도와 창조론 비슷한 걸 가르치는 걸 자유에 맡기자고 하고, 범진보는 금지하자는 식), 마지막으로 동성결혼입니다.
 
미국에서 계속 논쟁적인 건 이유가 있지요. 저게 양쪽 말이 다 맞는 측면이 있어서요. 어쨌든 언제나 '파이어'되는 이슈들입니다.
 
낙태를 '여성의 선택권'으로 본다는 측면에서 'pro-choice'라고 하는데요, 낙태반대쪽이 사실 언어적으로는 유리한 프레임을 갖고 있어요. 바로 'pro-life'라는 단어를 씁니다. 미국에서도 그렇게 어렵게 여성운동가들이 만들어온 문제를 대한민국에서 지네들 카페 지키려다가 한 방에 지금 날려먹은 겁니다. 어느쪽을 찬성하고 어느쪽 의견을 갖든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데, 가장 여성인권 측면에서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에다가 똥을 뿌렸어요. 쟤네가. 이게 한국사회에서 잘 논의가 돼 최소한의 합의선을 만들어내야 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그 이슈를 망쳐놓은 거라구요.
(페미니스트라도 '생명권에 대한 인식'이 강하면 낙태반대(pro-choice)일 수도 있거든요. 그만큼 어려운 문제이고요, 그래서 앞서 범진보/범보수 라고 단어를 달리했어요. 대략 그렇다는 선에서)
 
어쨌든 도대체 '여성인권'과 '양성평등'을 지향한다는 애들이 왜 저모양일까. 라는 그런 고민에서 이 글은 시작됩니다.
 
1. 패션 아이팀이 된 진보: 공부를 하지 않은 여성주의는 완장질로 변한다.
 
진보주의, 특히 여성주의가 패션 아이템 중 하나였다는 게 문제입니다.
저들에게 '여성인권, '양성평등' 그리고 '인권의 확장', '평화', '더 많은 민주주의의 요구'라는 건 '착장'하기 좋은 쿨내나는 명분이자 액세서리였다는 거죠. 어차피 ㅇㅂ의 '여혐'에는 동조할 수 없고, 얼토당토 않은 논리체계와 반인륜적이고 공동체 파괴적인 극우(자칭 애국보수)는 세간의 지탄을 받고 있었죠. 쿨내내는 '세련된 여성 진보주의자들'이라는 명칭은 참 패셔너블(fashionable)한 것이지요.
원래 진보는 패션(passion)을 먹고 자랍니다. 사회변화에 대한 열망과 열정이 모여 만들어내는 가치인데 그걸 패션(fashion)으로 바꿔 버린거에요.
열정이 중요한만큼 제대로 된 진보주의자가 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무엇이 잘못돼 있고, 어디를 고쳐야하는지를 아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고 근거를 갖고 말해야 됩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는 '보수적'이고 '안정희구적'이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저 친구들 자기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명분에 대해서 사실 깊은 관심이 없고, 진지한 탐구가 없었어요. 그러니 자기가 주장한 가치를 스스로 파먹는 행태를 마구 보이게 되는 거겠지요.
 
자 어쨌든 '명분'을 착장한 젊은 사람들이 집단을 꾸려 '등급'을 나누면 이제 두 가지 측면에서 폭주가 시작됩니다.
 
첫째, 내부적으로 극도의 비민주성과 전체주의가 나타납니다.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는 계급의 세분화된 존재'는 그 존재 자체로 무지막지한 '순응성'을 만들어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남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체제에 순응하게 만든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렇게 노력해서 올라간 등급에서는 반드시 갑질 내지 완장질을 하게 됩니다.
둘째, 명분이라는 무기를 들고 내부 전체주의에 의해 만들어진 일사분란함을 갖고 다른 집단을 공격하게 됩니다. 그래야 내부 결속력은 강해지고, 작은 승리의 경험들이 모여서 더 큰 마약이 되거든요. 그렇게 이 세상 모든 타집단에 대한 완장질도 시작됩니다.
 
앞서 말한 '패션진보'적 성향으로 인해 공부를 안하고 고민이 없으니 위 두 문제에 대해서도 문제라고 생각하질 않아요. 오유에서는 '지금 우리가 하는 게 마녀사냥일까 아닐까. 지금 이렇게 하는 건 또 반민주적인게 아닐까. 우리가 적과 닮는게 아닐까' 라는 고민을 항상하고 '콜로세움'이란 걸 세우지요?
 
바로 이게 큰 차이에요.
 
2. 가치파괴적 우익, 테러를 유흥화하다: 패션진보의 동참
 
가치파괴적 우익(?) 네.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 동네 얘깁니다. 자칭 애국보수청년집단(집충촌). 기본적으로 우익, 보수라 함은 전통적인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는 게 핵심이념입니다. 아일랜드 출신 영국 정치가 에드먼드 버크가 프랑스 혁명 보다가 "와 저건 진짜 답없다. 뭘 바꾼다고 저리 피튀기고 사람을 죽여대고 난리냐"라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것, 그게 바로 보수주의거든요. 근데 최근 '신나치'라고 하는 극우는 그동안 인류가, 혹은 한 사회가, 한 국가가 오랜 경험속에서 만들어 온 나름의 합의체계를 파괴하는 성격이 있죠. 이건 극좌도 마찬가지인데, 극좌보다 극우가 잘 퍼지는 건, 바로 '테러를 비장하지 않고 즐겁게 하는 속성' 때문입니다. 어찌나 즐거운지 몰라요. "~~~한 썰푼다"와 그에 대한 열광이 만들어 내는 즐거움. 이것 역시 마약이지요. 그런데 젠장 국가기관까지 도와주니, 천군만마. 아 머리아프니 얘네 얘긴 여기까지.
그네들 카페의 폭주는 여기에서 정점을 맞은 것으로 보여요. 앞서 저들이 진보를 패션아이템으로 착장하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아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고 했는데, 다른 집단과의 싸움에서 놀라운 화력으로 승리(도대체 인터넷에서의 싸움에 왜 목숨거는지는 전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를 몇번하더니, 그 재미를 알아버린거죠. 도덕없는 보수만큼이나 무서운게 공부안하는 진보라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괜히 명분까지 더 있기 때문에, "우린 여성인권을 위해서 이러는 거야"라는 생각으로 다른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무차별 테러를 아주 즐겁게 하는데, 그거에 대해 문제라고 돌아보기는 커녕 그걸 즐기게 되는거죠.
 
3. 앞으로 어떡하지?: 어쩌다보니 진보가 된 오유, '상식의 복원'이라는 프레임으로.
 
인실존. 맞습니다. 그렇게 처리하고 대충 정리되면 다 끝날 겁니다. 법적인 해결 뒤에는 이제 다른 문제들이 분명 터저나올 거 같습니다. 여성주의는 그 나름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크게 공격받을 것이고 ㅇㅂ들은 "거봐 여자는 역시 삼일한"이라며 이곳저곳을 온오프라인에서 테러하고 다니겠지요. 한때 그네들과 잘 지냈던 오유같은 경우 또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겠지요.
적어도 여기에 계신 대다수는 각자 이념과 철학, 개개의 정치경제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은 전부 다르더라도 하나의 가치에 동의하실 겁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보장받아야하고, 최소한 기회의 균등과 평등은 보장돼야 하며, 다른 출발선에 대한 보정과 운없는 탈락자에 대한 보호 정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말이죠. 오유가 진보사이트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이건 대한민국 헌법 가치입니다.
이걸 적극적으로 확장하자고 하면 진보고, 이만하면 됐다고 하는게 보수일 순 있겠죠. 근데 이 헌법 가치를 열심히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이 나라는 자꾸 '종북빨갱이'라고 해서 좀 답답합니다. 제가 보니, 오유는 딱히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인 곳도 아닌데, 나라가 좀 거꾸로 가다 보니 '헌법가치'와 '상식'을 죽어라 얘기하다가 그냥 '진보주의자들의 선비질 모임'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졌어요. 황당하지요.
그러나 또 다시 시작될 여러 분탕질과, 상식을 가진 건전한 시민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공격은 '진보/보수'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하는 현시점에서는 참 막기 어려운 공격일겁니다. 결국 상식과 헌법가치라는 우리 사회의 바탕에 반드시 깔려있어야할 전제를 갖고 하나 하나 다시 따져보고 토론하면서 가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평소엔 평소대로 유머사이트 답게 웃고 즐기고, 아재들 사진보고 감동하다가 갓끈 풀어야 될 때가 오면, 우르르 저네들처럼 '집단과 자신의 동일시화'때문이 아니라, 내가 믿고 있는 상식과 가치를 위해서 풀어야되지 않을까 한다는 얘기죠.
 
ㅇㅅ는 왜 저런 행태를 보일까에 대한 궁금증에서 이를 분석해보고자 시작했던 글이다 보니 마무리가 어렵네요. 하나마하난 '상식의 복원' 같은 얘기나 하게 됐으니 말이죠. 하나마나한 얘기를 자꾸 하게 되는 건 근데, 그게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이니까. 그렇게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출처 내 어깨 위 돌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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