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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해외의 친구집으로 휴가를 갈때 조언
게시물ID : bestofbest_210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웃기잔오유
추천 : 493
조회수 : 46696회
댓글수 : 8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6/11 13:22:08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6/10 22: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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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이름난 대도시 근처에 사는 한인들은 한국의 휴가철이 다가오면 바빠진다. 특히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이들의 방학 때가 다가오면 더욱 그렇다.

여름 휴가나, 아이들  단기 어학연수를 미국으로 보내려는 지인들과 친척들의 요청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인 커뮤니티는 한국의 방학철과 휴가철이 끝나고 나면 푸념 섞인 글들이 많이 올라온다.

해외의 친구 집으로 방문하는 일정을 가진 분들, 혹은 향후에 계획 중인 사람들을 위해 서로가 껄끄러워지지 않기 위한 몇 가지 배려를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1. 친구집은 당신의 별장이 아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4-5월이 되면 이메일과 전화 혹은 카톡이 들어 오기 시작한다. 여름에 휴가, 혹은 자녀의 단기 어학연수 동안의 주거를 해외의 지인에게 부탁하려는  메세지들이다.

거짓말 않고, 유산 문제로 싸우고 평생 연락이 없었던 먼 친척에서부터 학교 때 잠깐 친했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사람들의 연락이 온다. 의외로 정작 친한 친구들은 그런 문의를 하지 않는다 – 친한 사람들은 상대가 정말로 필요할 때 서로가 “불러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이 체류하는 기간 동안 그 집에서 묵을 수 있냐는 부탁이 따라온다. 많이 데인 사람들은 보통 그 기간에 자신이 일이 있거나 가족 여행을 떠나서 오면 곤란하다는 형식으로 얼버무리기도 하지만, 거절을 힘들어 하는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하라고 한다.

미소 속의 분노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미소 속의 분노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충 내 마음대로 정한 가이드라인은 이러하다. 그 이전에 적어도 한달에 한두번 이상 그 친구와 연락을 주고 받는 꽤 친밀하고 신뢰가 있는 관계라면, 상대방에게 큰 일이 없거나 집에 여유 공간이 있다면 체류 기간 동안 묵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공항에서 픽업을 해주고 하루이틀 정도를 재워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충분히 친절을 베푼 것이다.

이른바 “선진국”의 경우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이 굉장히 비싸다. 한 사람이 있을 때와 두 사람이 있을 때에는 거의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리고 특히 해외 체류자가 학생인 경우에는 생각보다 넉넉하게 사는 사람은 그다지 없다 – 학교에서 생활비를 포함한 장학금을 받아 액수가 어마어마해 보일지라도, 집세를 빼고 나면 한달에 10만원도 저금하기 힘든 수준으로 사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지인의 집에서 체류를 하게 된다면 적어도 자신이 그 지역에서 알아본, 자신이 머물렀을 숙박비에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대가 거절을 하든 안하든 쥐어주는 정도는 예의인 것 같다.

 

2. 지인의 냉장고는 당신의 냉장고가 아니다.

“왜 이렇게 냉장고에 먹을 게 없어”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1) 간밤에 나 모르는 사이 냉장고를 이미 싹 비워뒀고, 2) 마트에 가서 계산을 할 때에는 정작 다른 코너에서 “어머 이런 것도 있네”하면서 계산을 마치길 기다리고 있다.

남의 집에 가서 환영 받지 못하는 사람의 1번은, 바로 어떤 종류의 “타박”이다. 왜 냉장고에 나 먹을 게 없는가에서부터, 장시간의 비행 때문에 얼굴이 건조해졌다며 SK-II 마스크팩을 찾는 경우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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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 있는 물건을 “성에 안 찬다”는 코멘트를 하거나, 정작 사러 가서는 한 발 빼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엄청 많다. 이들의 특징은 아울렛에 가면 물건을 미친듯이 쓸어 담고, 평소 절대 볼 수 없었던 신용카드를 마구마구 잘 쓰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렛 쇼핑 후 저녁 때는 당연히 계산을 안하는 센스까지.

도착해서 “나 현지 마트 구경 좀 가고 싶은데 데려다 주면 안돼? 나도 좀 먹을 거 사고 니네집 냉장고도 온 김에 한 번 채워줘보고 싶다!” 정도의 센스.

 

3. 당신의 휴가=지인의 휴가가 아니다.

아주 많은 경우 착각하는 게 있다 – 자신의 휴가와 상대방의 휴가를 “맞춘다”는 것이다.

그냥 간단히 생각을 해보자, 샌프란시스코에서 살고 있는 지인은 휴가를 샌프란시스코로 가고 싶을까? 외국인인 친구가 서울에 와서 휴가를 보낸다고 하면, 당신이 동대문 시장을 구경시켜주고 남산에 자물쇠 구경가는 것도 당신에게 “휴가”일까? 당신의 휴가는 지인의 봉사인 것이지, 절대로 휴가를 맞추어서 함께 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나에게는 휴가이지만 상대방에게는 휴가가 아님”을 확실하게 인지한다면, 그렇지 않을 경우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훨씬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은 그 관광지를 이미 몇 번을 방문했었다는 사실은 지인의 처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게다가 지인은 당신의 휴가를 위해서 직장에 휴가를 내고 나왔을 수도 있다 – 당신이 휴가를 휴가로 보내기 위해 휴가를 쓴 것과는 달리 다른 사람의 휴가를 위해서 휴가를 쓴 것이니,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이니 나를 더 배려할 거라고 기대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배려에 대해서 더 고맙게 생각하는 게 차후의 오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하다.

동시에 이것은 식당에도 적용된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많은 경우 사 먹는 일이 대부분 비일비재하지만, 외국에서 특히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사 먹는 것보다 직접 해 먹는 경우가 더 많다.

외식에 비해서 집에서 해 먹는 것이 매우 저렴한 게 가장 일차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방문자의 경우에는 그 동네에 “휴가”를 왔으므로 외식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따라서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은 불필요하게 외식을 매우 많이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어 가정경제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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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지만, 친구 일 가족이 여행을 왔다가 간 후 모아두었던 적금을 깨서 다음달 카드값을 갚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다시 반복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휴가이지 지인의 휴가가 아니다. 당신 휴가의 준비는 당신이 해야하는 것이지 지인에게 “알아서 해줘 좋은 데로~”라고 말하는 건 정말로 나쁜 짓이며, 전형적으로 갑을 관계에서 갑이 하는 횡포이지, 지인에게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 휴가는 당신이 준비해야한다 – 일정과 방문지 동선을 정하고, 현지에서 지인에게 살짝 조언을 받는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자신이 찾지 못했던 정보를 주거나 현지에서 새로운 명물들을 소개하는 정도가 가장 적합하지, 지인을 가이드로 이용해서 다 짜달라는 식으로 나오는 것은 정말로 나쁜 짓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정을 지인과 함께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본인들이 스스로 해야한다는 것을 전제해야한다.

지인이 따라 나서준다면, 사양을 해보고 함께 해준다면 지갑을 열고 고맙게 받아들이는 것이 상식이다.

 

4. 당신의 비싼 비행기표가 지인 탓은 아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비싼 비행기표”를 타고 왔으니 “싸게 여행하자”는 마음을 먹곤 한다. 그러나 그 싸게 여행하자는 말을 뒤집어 보면, 지인에게 “빈대”로 해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관광지 입장료, 교통비, 외식, 집에서 쓰는 이런 저런 전기 가스 물 그리고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여행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지인의 호의를 이용하는 것은 정말로 안 된다.

이런 경우 아주 많은 방문객들은 한국에서 선물이라고 가져오고 대충 그걸 “퉁”치는 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 대표적으로 가져오는 물품들은 정관장 홍삼과 놀랍게도 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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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렇게 하나로 퉁치지는 말자

그냥 갖고 오지 말고, 현명하게 여행비용을 생각하는 게 좋다. 지인은 지인이 아니라, 나랑 친분이 살짝 있는 민박집 주인이라고 가정하는 게 가장 좋은 관계 설정이다. 다시 말해, 그 지인의 일상생활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도움을 받고 가끔 식사를 함께 하는 정도가 가장 좋은 관계이다.

 

5. 당신의 괴물이 된 아이가 지인의 집에서 천사가 되지는 않는다.

단기 어학연수를 보내려는 부모들의 문의는 엄청나게 많다. 어차피 비슷한 또래가 있으니 집에서 숟가락 하나 더 놓고 있으면 안된다는 것인데…

솔직히 생각해보자 – 아이 키워준 공이라는 건 알콜보다 더 증발하기 쉽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고,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말 조차도 잘 듣지 않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일 확률이 99%이지 않는가?

그리고 대부분의 현대 한국 아이들은 타인에게 “나이스”하고 잘 지내는 법을 배우지 못한 채, 독불장군으로 지 욕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일정부분 무례해도 된다는 걸 상식으로 아는 아이들이 엄청 많다.

반찬을 두어도 더 신경써야 하고, 최대한 신경 써도 보통 돌아오는 건 “고마웠어”라는 말 한마디이거나, 아이가 생활에서 불평을 한 게 있다면 애둘러서 들려오는 “불평” 심지어는 욕도 많이 듣는다. 거절하면 거절하는 대로 인심이 없어서 욕먹고, 안거절하고 해주어도 욕먹기 십상이다.

지인의 마음 속
지인의 마음 속

욕먹을 정도로 못되게 한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애초부터 자신의 아이가 다른 집에서 “잘 지내고” 다른 집에서는 이 아이를 잠시 맡아 주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는 가정자체가 틀렸다.

특히 부모가 없을 때, 아이들은 대개 괴물이 된다.
 

짧게 정리해보자.

출처 http://ppss.kr/archives/2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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