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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의 이민에 대한 단상
게시물ID : bestofbest_2192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붕어소년
추천 : 271
조회수 : 41388회
댓글수 : 3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5/09/20 22:33:37
원본글 작성시간 : 2015/09/19 13:12:50
저는 더 많은 한국사람들이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그래서 개개인이 이민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무작정 도전하기보다는 이미 가야할 길을 지나간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해서 소위 말하는 이민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민 게시판이 생기고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사전에 많은 정보에 접하게 된 것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중이 떠중이들이 모여있는 유학원이나 이민공사의 허황된 마케팅보다는 훨씬 믿을만한 정보들이 공유될거라 믿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쩌다 오늘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옆에 살고 있는 제 이웃들을 보다가요.

저는 캐나다 토론토에 살고 있습니다. 사정상 이동네 저동네 많이 돌아다니며 살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많이들 모여살고 있는 North york에도 살았고 아시안이 전혀 없는 온타리오 끝 촌동네도 살았었으며 인구의 90%가 중국인인 동네, 그리고 인도인이 대부분인 동네 Bramton에서도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캐나다에 들어와있는 거의 전세계에서 온 모든 종류의이민자들, 혹은 이민준비자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그 와중엔 불법체류로 쫓겨난 사람들도 있었고, 힘들게 들어와 안착하여 지금은 이세상 누구 부럽지 않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있습니다. 

탄자니아, 몽고, 가봉, 카자흐스탄, 베트남, 그리고 파키스탄과 인도... 소위 한국에서 말하는 그저 그런 나라들입니다. 그저 그런 나라들에서 온 출신들이 사실 캐나다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알고보면 한국사람들보다 훨씬 잘 적응하여 잘 살고 있습니다. 

제 옆집에 사는 가족은 자메이카에서 왔습니다. 남편은 영어가 서툴고 아내는 영어를 할줄 알지만 고졸이라 현재 Nursing 칼리지를 다니고 있습니다. 둘 사이엔 6살 짜리 딸이 있습니다. 남편은 작년에 Costco에서 상하차 job을 잡았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코스트코에 취업했다고 부러워합니다만 사실 상하차 일은 한국에서의 택배 상하차 일만큼 힘들어서 apply만 하면 잡을 수 있는 job입니다. 이 가족은 아내의 학생 visa로 캐나다 들어와 신분을 위태롭게 유지하다가 남편이 코스트코에서 이민 application을 support를 해주는 바람에 이민 수속 진행중입니다. 

근처 사는 파키스탄 출신의 가족도 있습니다. 남편이 캐나다 회사의 장학금 지원을 받고 대학교 코압을 위해 학생비자를 받았기 때문에 온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물론 부모를 초청하여 모두 함께 살고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면 상당히 위험한 status인데도 불구하고 사실 이런상태로 지내다가 이민 수속을 밟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케이스도 워낙 다양합니다. 빈부격차가 너무 커서 연변출신 조선족들의 비참한 생활과 북경대 출신 부부의 휘황찬란한 캐나다 생활이 '중국 사람'이라는 한 카테고리 안에 함께 합니다. Rich한 엘리트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동네에서는 소위 과외도 한국에서의 과외와 다른 것이 미국 유명대학의 실제 교수들을 여름 방학에 부모들이 돈을 모아 초빙하여 방학간 집중 강의 하는 방식입니다. 기상천외한거 같지만 보고있다보면 돈이면 안되는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반면 연변같은 주변지역나 탈북자같은 사람들은 이삿짐 센터나 청소부 일로 힘들게 번돈으로 한국학생들을 초빙해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게 하는 일반적인 과외를 합니다. 

캐나다엔 미국과 달리 탈북자들이 꽤 많습니다. 팀홀튼에서 캐셔로 시작해서 현재 store manager, 한국말로는 지점장 쯤 되는 여자 탈북자 한명의 이야기는 캐나다 들어올때의 조건보다 들어와서의 노력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 알게 해줍니다.  2014, 2015  2년 연속으로 서비스 상을 받은 최초의 아시안이라서 아마 아시는 분들은 이미 알겁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의 임원중 한명은 보스니아 출신입니다. 캐나다 들어올 때 당시 영어는 고사하고 내전으로 인해 여권하나 챙겨오지 못할정도로 급박한 상황이었습니다만 지금은 현재 큰 회사의 임원으로 안착한 상태입니다. 물론 와서 많은 고생과 노력을 했기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이민은 그 자체가 시험이나 통과해야 하는 테스트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분명히 와서 직접 부딪혀야 하는 부분도 있고 수많은 사전 정보로도 피할 수 없는 위험과 이민자로서의 불리함이 많습니다. 향후의 위험을 계산하고 계획한다고 해서 접해야 하는 불편함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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