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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마스터한다는 것
게시물ID : bestofbest_227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국사람
추천 : 439
조회수 : 44706회
댓글수 : 37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1/09 22:54:08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1/08 04: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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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원래는 댓글로 달려고 하던 것인데 너무 길어져서 독립적인 한편으로 글로 써 보았습니다.
써 놓고 보니 별로 영어 잘 하지도 못하면서 엄청 유식한 척 보이게 써 놨네요. 언짢은 분들께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오랜 시간 외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면서 느꼈던 것을 개인 경험의 차원에서 진술한 거라고 봐주시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미드 같은 거 자막 없이 보는 거 도움이 됩니다. 일차적으로 많이 듣고 그 말들을 이해해야 해요. 많이 들어야 어떻게, 무엇을 말할지 알 수 있습니다. 아기들이 첫 옹알이를 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단계가 부모들의 말을 듣는 것이죠. 말은 기본적으로 모방입니다. 만들어내기 전에 반드시 이전에 수립되어 있던 것들을 수용하고 카피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런 점에서 듣기가 정말 중요하죠.
 
하지만 듣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이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자기가 말할 줄 모르면 결국에는 들리지도 않아요. 자기가 아는 만큼만 들립니다. 듣기와 말하기는 같이 가는 겁니다. 내가 아무리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도, 실제로 입밖으로 소리를 내어보고 자신이 들었던 그 문장을 정확한 맥락에서 실제로 구사하는 경험이 없이는, 그동안 들은 모든 것은 그냥 지식에 불과합니다.
 
끊임없이 지금 자기가 한국어로 생각하고 있는 모든 사고, 문장들을 하나하나 영어로 전환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이거는 습관이에요.
 
같은 맥락에서 읽기도 말하기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하나 딱 짚어서 말하자면 뉴욕타임즈의 관심 기사들을 매일 읽고 써보고 하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특히 고급수준으로 올라갈 때 수많은 유익한 표현들과 정확한 문장 구성력은 얼마나 많이 좋은 것들을 읽었느냐에 달려 있어요. 이런 점에서 미드나 영화 보기는 무조건 찬성만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견해도 설득력이 있어요. 영화나 미드에 나오는 영어는 일상생활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나, 일상을 넘어가는 수준으로 언어를 고양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나는 일상 언어만 할 줄 알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미국에 수많은 이주 교민들은 딱 그렇습니다. 그냥 먹고 살만큼 영어는 합니다. 절대 그 이상이 못되지요. 개념과 논리를 갖춘 장문과 복잡한 개념을 다루는 토론은 실제로 우리 일상생활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요. 남들과 분쟁이 생기거나 자신의 입장을 해명해야 하는 경우만 해도 그렇잖아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읽기 쓰기도 듣기 말하기만큼 같이 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느 것 하나 실제로 언어를 내 것으로 만들고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빠트릴 수가 없는 거지요.  
 
그런데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틀려도 누가 지적해주고 고쳐주지를 않으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습관을 길들이기 위해서 사회적 문화적 압력 없이 오직 자신의 의지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죠. 미국의 많은 한인 1 혹은 1.5세대들의 영어가 미국에 수십년을 살아도 절대 좋아지지 않는 것은 그분들이 정식 교육기관에서 정규적인 교육을 통해 자기창조적인 고급 수준의 언어를 배우지 못한 이유도 있고, 그런 언어적인 한계로 인해서 계속 한인 커뮤니티에만 머무르기 때문에 스스로의 발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저는 한국과 미국, 중국 등에서 수십년동안 외국어를 배우고 가르쳐왔지만 이제 조금 느끼겠는 것이, 외국어,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길들여지지 않고 현재 나의 직접적인 일상에서 쓰지 않는 언어를 나의 다른 하나의 체계로 수용해서 습득한다는 얼마나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전방위적이어야만 비로소 조금씩 가능해지는가 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이 글을 한국어로 쓰고 있지만 영어로도 거의 완벽하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제가 몸에 체득하고 있는 것은,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생각하는 겁니다. 내가 한국어로 어떤 사유를 진행시키고 있을 때 그걸 영어로는 어떻게 말해야 한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제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이것은 훈련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의지를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 거지요.  
 
오유에 문장을 하나 쓴다고 할 때 이 문장을 영어로는 어떻게 말할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세련되고 훌륭한 영어인지 계속 생각하고 연습하고 남의 것을 카피하고 외우고 다시 반복해서 써보아야만 내것이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그 말이 나오게 돼요.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그냥 개념적으로만 알고 있는 지식으로 남을 뿐이지요.
 
이렇게 쓰고도, 과연 실제로 그 언어로 생활하지 않는 사람이 그 언어를 마스터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 저는 이 질문에는 여전히 회의적입니다.
 
실생활의 영어를 마스터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미국에서 사는 것처럼 늘 말하고 생각하고 쓰고 읽고 하는 모든 언어적 행위들을 영어로 하도록 스스로를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주변 환경에서 이런 문화적 사회적인 강제가 없이 스스로의 의지만으로 외국어의 사유체계에 지속적으로 자신을 놓아둘 수 있는가 하는 점이 관건입니다. 이걸 명심하시길 바래요.
 
외국어는 절대로 쉽게 단기에 정복할 수 있는 산이 아닙니다. 미국에 살아도 수년 수십년 배워야 해요.
하지만 꾸준히 내 몸안에 습관이 되도록만 할 수 있다면 누구든 정복할 수 있는 산이기도 해요.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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