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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강사일 할때 약사이다.
게시물ID : bestofbest_2328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이번쩍
추천 : 182
조회수 : 36324회
댓글수 : 3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2/22 00:08: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2/21 01:48:55
안녕하세요. 이일저일 하고 살았던 28살 남징어입니다.

학원에서 1년 좀 안되게 강사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겪었었는데요.

이따끔 생각나는대로 한번 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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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라 직장이 음슴으로 음슴체

당시 나는 군 전역 후 일자리를 구하는 중이었음. 그러다가 우연히 친구가 일하고 있는 학원에 국어강사 자리가 났었고,

친구의 소개로 면접한번 보고 국어강사로 들어가게 되었음.

(본인은 고3 시절 모의고사에서 똥 참으면서 언어 만점을 때린 기이한 경력을 가지고 있음. )

첫날 학생들 인수인계를 받았지만 솔직히 딱히 기억에 남는건 없음, 그냥 누구랑 누구는 형제고, 누구는 신경써야 하고 정도가 전부였던 걸로 기억함.

첫날은 가볍게 아이들과 인사하고, 서로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었고...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음.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던 와중에, 아이들이 당연하다는 듯 자기네들끼리 떠들어대고 있는거임.

결국 조치가 필요할 듯 해서 아이들이 떠들거나 말거나 교재를 덮고 아이들을 지켜봤음.

앞에서 강의하는 교사가 조용해지자 오히려 아이들도 조용해짐.


"쌤, 수업 안해요?"

"들을 생각도 안하는 애들 데리고 내가 왜?"

"아 진짜, 안그럴께요. 장난치지 마요 에에이~~"

"느이들 보기엔 내 지금 장난같어? 지금 나는 수업 그만 하고 다들 원장실로 보내버릴까 고민중인데."


뭐 이쯤 가니 애들도 대충 제 성향을 눈치 챘는지 조용해짐.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애들도 있나봄.


"아니, 선생님, 선생님 우리가 학원 다니고, 우리 돈으로 월급 받는건데, 우리한테 잘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이 당시 내가 맡은 반은 중2반이었음. 지금 생각해보니 그럴법 했다고도 생각이 듬.

아무튼, 당시엔 기막히기 짝이 없는 말이었음. 더군다나 난 구식 인간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기가 찼음.


"야, 난 느이들한테 돈 받는게 아니라 느이들 어머님한테 돈받는거야. 느이들 어머님 원하는거 뭔지 한번 느이집에 전화해서 물어봐?"


애들 조용해짐.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의 최고 공포는 콜링 마더인듯 함.


"한번만 더 수업분위기 이런식이면 책상 다 밀고 체육한다. 체육시간이 뭐 할진 알아서들 상상해. 계속 하자."


이후로 수업때 적어도 자기네들끼리 잡담하는 일은 없어짐. 나랑 같이 잡담하는 일은 간간히 있어도, 교사 무시는 당해본 기억이 없음.

아이러니 한 것은, 이 이후로 뭔가 애들이 쉬는시간에도 선생님 선생님 하면서 엉겨붙었다는 거임.

오히려 아이들에게 친절한 과학선생님이나 타과목 선생님들하고는 데면데면 한 주제에, 성격이 비슷한 나와 내 친구(수학 선생님이었음)에게는

엉겨 붙으면서 더 장난치려고 들었음. 아직도 왜그랬는지는 이해하기 힘듬.


뭐 그 후로는 내기 걸어서 애들한테 피자사준다고 월급도 털어 보고, 애들 싸우는거 뜯어 말리다가 온 학원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고함 쳐대서

원장선생님에 의해 공포의 아이콘이 된 전적도 있지만...그건 다음기회에 털어놓겠음.


마무리는 생각나는게 없으니 적절히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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