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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니 아부지 3일째 각방쓰는 이유
게시물ID : bestofbest_249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쿠크다스
추천 : 158
조회수 : 23837회
댓글수 : 2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6/14 14:47:40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6/14 09: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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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번 주 토요일,  집 대청소를 했어요
침대밑에 먼지쌓여가는 브루마블이 있길래 청소끝나고 저녁 내기를 제안했습니다.
참가 플레이어는 어머니 아버지 형 저
그런데 시작 전 부터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심리전을 거네요ㅋㅋㅋㅋㅋㅋ
어머니 왈 '어이구? 왜? 하시게?' '뭐덜라고 한데? 어차피 거덜날꺼면서' 
저희 아버지가 약 5년 전, 친구 말만 믿고 땅삿다가 쪽박친게 있어요ㅋㅋ
아버지는 묵묵히 포커페이스로 황금카드 촵촵촵 섞는데 어머니는 계속 쫑알 쫑알
'니들은 절대 땅으로 돈 벌 생각하지마, 너희 (친)할아버지도 땅 한 번 잘못삿다가 홧병나서 쓰러지셨어'
'내가 이씨 가문 30년을 지켜봤는데 한 방만 노리다가 한 방에 다가더라'
아버지 멘탈 부수기 전략으로 나가는건지 27년전 결혼식장에시 긴장한 아버지가 입장할 때 방구뽕뽕 걸어나온거부터 줄줄히 아버지 디스하심ㅋㅋㅋㅋ
어찌저찌 아버지는 포커페이스 유지하시기는 하는데, 진지하게 눈굴리시며 팔짱낀체 판을 읽으시고 주사위도 살짝 살짝 꼬새비로 던지시는걸 보면 부들부들하고 계신게 확실했어요ㅋㅋ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가 알짜배기 검은땅을 많이 차지하셔서 어머니가 거의 승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형이 제일 먼저 파산했기때문에 저녁 내기는 끝났는데, 어느샌가 어머니vs아버지 자존심 매치가 되어버려서 저도 빠졌습니다
신나신 어머니 '내 말만 들었으면 당신도 이사장 소리 들었을꺼야' '니네는 나중에 너희 마누라말 잘들어라 땅살땐 아버지말고 엄마한테 상담하고'
그리고 브루마블판 최대의 굴욕인 '그깟 푼돈 받아서 뭐한데 그걸로 룩셈브루크에 집이나 지으쇼' 자발적 통행료 면제까지
승부의 행방은 이미 뻔했기에 마음속으로 '아버지, 그래도 저에게 아버지는 위대한 가장입니다' 하며 심심한 위로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와중에 갑자기 세계여행을 떠난 아버지가 서울을 구입!
어머니의 갖은 조롱에도 불구하고 결국 또 다시 한 방을 노리는 아버지를 보며 저는 다시 한 번 주식과 땅과 경마에는 손도 대지않으리라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남자의 한 방vs마누라 말을 잘듣자 신념 매치가 시작되고 아버지는 갖은 수모를 겪고 다른 땅을 모조리 매각당하면서도 절대 서울만은 왼손에 꼭 쥐고 계셨습니다
결국 어머니가 서울 구경을 두 번 가시면서 뒤집히나 싶었지만 어머니의 문어발식 투자로 인해 승부의 행방은 묘연해졌습니다
거의 모든 땅이 양 대부 손에 들어가고 누가 무인도에 더 오래 짱박혀있나 싸움이 되어갈때쯤 아버지가 황금카드를 뽑았고 한참을 망설이시더니 '반값 매각' 황금 카드와 런던을 휙 던지셨습니다.
어머니는 또 자멸했다며 조롱하시는데 아버지의 반응이 영 시원치않았어요.. 마치 숙제 안해온 초등학생같았달까?
안절부절 다리를 떠시며 어머니를 재촉하시는데 어머니가 무인도에서 나오자마자 따블x2로 서울에 방문하셨습니다
극적인 상황에 은행을 맡은 형이 급하게 견적을 내기 시작했고
어머니의 빌딩과 호텔들이 무너져가는 순간 모두가 깨닳았습니다.
서울? 
상황파악 끝나신 어머니가 '이 인간이 지금 뭐하는거래!' 하면서 격노하시니까 아버지가 잠시 움찔하시더니 밥상머리 엎듯 판엎어버리고 나가버리셨어요ㅋㅋㅋ
저희끼리 저녁먹고 한 2시쯤 들어오셨는데 어머니가 드라마 본다고 깨있으셔서 다시 나가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쇼파에서 자고계셨는데 오늘도 쇼파에서 자고계시네요ㅋㅋㅋㅋ
어머니 몰래 밥드시는것도 웃기고 안들키려고 설거지해두시는것도 웃기고 어머니는 얄밉다고 반찬들 냉장고 깊숙히 숨기는것도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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