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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절독사태 재정리.
게시물ID : bestofbest_2663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둥글이8
추천 : 160
조회수 : 19696회
댓글수 : 2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9/05 19:09:50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9/05 14:51:15

뒤늦게 시사인의 '분노한 남자들' 기사를 살폈다. 몇몇 부분 통계자료를 이용해서 객관적 현

실을 조명하려는 노력이 엿보인 부분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로 ‘시사인 절독 사태’를 만들어

낸 뇌관을 이미 기자가 폭발시켰음을 보게 된다.


기자는 우선 이 문제를 ‘남녀의 싸움’으로 편의적으로 구분한다. 메갈-워마드 방식을 반대하

는 훨씬 더 많은 여성들이 있음은 아예 거론하지도 않는다. 또한 그런 방식을 문제 삼는 여

성들이 메갈-워마드로부터 ‘명예자지’소리를 들으며 도덕적으로 단죄당하고 모욕당하는 문

제까지를 포함해, ‘미러링으로 안되니 칼로 배를 쑤셔 버린다’는 등의 가감없는 증오와 폭력

의 발산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떤 식의 저항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한 숙고가 전혀 없다.


대신 기자는 주로 ‘남성의 크기’를 조롱하는 메갈리아의 상징에 대한 남성들의 부적절한 저

항으로 논의를 집약한다. 그래서 “남성의 크기를 조롱당한 남자들은 여성의 현실을 기각했

다. 이제 ‘여성혐오’는 ‘없다’ 적어도 메갈리아가 주장하는 방식으로는 없다.”는 식으로 섣불

리 결론을 내어 버린다. 쉽게 말해 남자들이 메갈리아로부터 ‘크기조롱’을 받아서 이러한 모

욕을 견디지 못해서 이 반발로 이 사회가 여성억압의 사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갈리아에 반발하는 남자들은 이 사회가 여성억압사회인 것을 인정하지 않는 이들

이란다. 기자 본인이 빚어놓은 말잔치의 운율을 맞추려고 단어들을 우격다짐 끼워 맞춰 놓

은 형국이라 부자연스럽기 그지없다.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도 듣지 않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사탕발림하면

서 ‘너 좀 변해라’며 충고하고 조언해보라. 안듣는다. 그게 사람 생리다. 그런데 욕하고 비꼬

고, 모욕하고, 비하해서 상대방이 바뀐다니.... 결국 많은 사람들은 ‘페미니즘 자체’를 반대하

는 것이 아니고, 메갈리아의 ‘그런 식’의 방식이 효과도 없고 성평등에 오히려 저해되는 역

효과가 클 것에 대한 우려를 한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 때문에 여성들도 나서서 메갈리아에

저항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거듭 이 모든 문제를 ‘남자들이 자기 성기가 작다고 여성들로부터 비하 당한

것에 대한 반발' 의해 '여성 혐오 같은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다고 부정하여 메갈리아를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 쯤으로 문제를 왜곡한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메갈리아

는 '여혐을 하면서도 여혐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남성들에 의해' 무차별한 고통을 받는

나약한 존재로 자리매김 된다. 기자는 그렇게 남근 콤플렉스를 극복한 본인의 인간승리를

여성들 앞에 드러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이렇다보니 사람들의 시사인 절독 현상이

줄을 이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후의 사태였다. 어떤 언론사에서 시사인 절독 사태에 대해 [‘메갈리아=여자일베’

인정안하면 시사인처럼 된다?]는 말 같지도 않은 선정적 제목으로 기사를 써서, 마치 시사

인 기자가 메갈리아를 반대하지 않아서 시사인 절독 현상이 일어난 듯 호도했다. 그리고 많

은 이들이 그 말에 넘어가서 시사인 구독 운동에 들어갔다. 이렇다보니 해당 기자도 자기의

페북에 ‘수십만건의 자료를 정리한 객관적인 분석인데 뭐가 문제냐?’고 발끈해 하면서 마치

자기가 흑백론자들의 테러를 당했던 것인 마냥 분해하는 글을 써 올렸다. ‘안티조선’운동할

때도 그랬을까? 시민이 보기 싫은 언론을 문제 삼아 절독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권리이다.

그런데 마치 그것을 과격한 ‘흑백논리’ ‘파시스트’라는 식의 논리구조로 몰고 가며 피해자

코스프레 하다니. 그런데, 애초에 흑백논리를 보였던 것은 기자 본인임을 자각해야 한다. 절

독 사태는 오히려 그에 대한 시민의 응징의 표시였다.


물론 절독한 이들 중에는 실지로 여성 혐오자도 있을 수 있고, ‘메갈리아 찬성 = 여자일베’

라는 도식을 가진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들의 ‘절독 독려’ 행위까지 모두

지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확히 사리를 따지지 않고 자기 말의 운율에 맞추기

위한 어줍쨚은 끼워맞추기와 일반화로 기사를 그런 식으로 써서 맥없는 시민들이 패 갈라

싸우게 만든 행태는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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