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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이 본 백남기농민의 사망진단서에 대해서..
게시물ID : bestofbest_2706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국과스뎅*
추천 : 200
조회수 : 22989회
댓글수 : 4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9/28 06:38:42
원본글 작성시간 : 2016/09/28 0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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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본4 로 한창 실기준비 중인 의대생 나부랭이입니다


먼저 故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빕니다


의사 국가고시를 공부하다 보면  '사망진단서'를 적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사망진단서에 대해 어떻게 적는지 원칙들을 말씀드리고

백남기분의 사망에 대해서도 얘기하고자 합니다

(사실 너무 상식적인 소리라 안 보셔도 그만 보셔도 그만인 내용이에요)


아래를 보시면 사망진단서 예시입니다(각각의 병원이나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같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1.jpg


자세하게 일일히 설명하면 너무 기니까 댓글로 궁금한점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ㅎㅎ

일단 이번 사건을 보면요

중요한 부분은 사망의 종류입니다

2.jpg

1. 병사 : 질병의 원인으로 사망한 경우입니다.

2. 외인사 : 외상의 합병증으로 사망한 경우입니다.

3. 기타 및 불상 : 사망의 원인을 모를때죠

외인사이거나 병명이 불명확한 경우 혹은 변사가 의심되면 즉시 경찰에게 신고해야합니다(의사는).


여기서 보시면 당연하게도....백남기분은 외인사가 맞습니다

외부의 힘에 의해(자의든 타의든) 사망한 경우는 외인사로 적기 때문입니다.

백남기씨가 돌아가신 원인은 지병이나 앓고 있던 질환 때문이 아니니까 외인사라고 적는게 맞습니다.

예를 들어 A의 머리를 누군가 가격하였고 병원에 실려와 사망한 경우

'병사'를 쓸 수는 없겠죠(가격한 것이 불확실하거나 잘 알 수 없다면 '기타 및 불상'은 쓸 수도 있겠지만요)

병사는 지병을 앓고 있었거나 어떤 질병에 이환되고 그 병이 사망의 원인일 경우에 쓸 수 있습니다

네 바로 그 다음 표에 있는 '사망의 원인' 말이죠

이번 사건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기도 하구요.


3.jpg

[그림판으로 잘라서 이상합니다ㅠㅠ]

사망에서 시간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망원인(직접사인)을 시작으로 위부터 아래로 기록합니다.

사망원인은 4가지를 넘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WHO에서 사망진단서에 기재할 사망의 원인을 '사망을 초래하였거나 사망에 관련된 모든 질병, 병적 상태, 손상, 그리고 손상을 이으킨 사고나 폭력의 상황'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따라서 사망의 원인을 직접사인과 선행사인으로 구분하게 되는데요.

자세한 것은 복잡하니 넘어가고

직접사인에는 '심장정지'나 '호흡정지' 같은 것은 쓰면 안 됩니다. 또 '노쇠'나 '노화'등의 원인도 사용하면 안 됩니다.

Image result for 사망진단서 백남기

[구글서 찾은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

즉 이번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쓰여진 '심폐정지' 소견은 직접사인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겁니다.

(사실 이건 본과 1학년도 아는 의대생수준에서도 상식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직접 사인을 '급성신부전'이라고 하면 될 것 같네요

그리고 그 '급성신부전'의 원인은 '급성경막하출혈'이라고 쓰면 됩니다.


외인사의 경우에는 외인사의 추가사항을 반드시 기록하도록 되어있습니다.

4.jpg

아까 머리를 가격당하여 사망한 A씨의 경우 6, 혹은 7에 쓸 수 있겠죠

백남기씨의 사고종류는 6 또는 7로 쓸 수 있겠죠

(타살이라는 것이 살인을 의도했느냐 아니냐는 법정에서 따질 일이지 사망진단서에서 따질 일은 아닙니다.

여기서는 그냥 자의에 의한, 혹은 타의에 의한 일 뿐입니다.

'또는 7'이라고 쓴 이유는 자세한 상황을 모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6이 더 맞다고 봐요 전)


이상은 사망진단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서 예방의학과 공중보건학 제2판, KMLE 2014판 을 인용하여 서술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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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턴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급성경막하출혈이 무엇에 의한 것인지 자명한 상황에서 '병사'라고 쓴 것은 어떤 외압이 있었거나

아니면 외압이 있었거나 아니면 외압이 있었거나......일 것 같아요

아니면 도저히 외인사가아닌 병사라고 쓸 수가 없습니다

의학적인 상식으로는.....(예방의학 시간에 졸았....어도도 저건 외인사로 쓸 겁니다...)


직접사인의 '심폐정지'는 2009년 개정이기때문에 그 전 상식으론 맞을 수도 있습니다만....

병사는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의학도의 상식으로도 이해가 안 되는 사안이라는 건 분명히 밝히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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