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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보고 생각난 드라마 씨지작업에 대해...
게시물ID : bestofbest_2975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금수루저
추천 : 133
조회수 : 15438회
댓글수 : 3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1/14 12:11: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1/14 08:56:24
일단...본인은 십수년차 CG 작업자.
cg가 많이 사용 되는 영상물 크게 영화와 드라마.
크게 보아 이런 영상물에 들어가는 효과를 VFX라 부른다.
같은 영상물이고 막판 스케줄에 쫒기는건 같지만 영화와 드라마는 그 프로세스가 다르다.

영화 - 촬영 단계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어떤 그림이 나올지 미리 예상후 현장진행.
        대략 촬영 후 1-2달 정도의 편집을 거치는 동안 사전작업시작 (3D 어셋 제작,레퍼런스 수집 등..)
        편집후 영상 데이터 (이미지 시퀀스)를 받으면 본격적인 프로세스 시작.
        일단 데이터의 쓸데없는 것들 지우는 작업(클리닝), 데이터에 3D 환경 세팅(매치메이션), 각 컷에 맞는 애니메이션과
        fx 효과 작업, 랜더링, 합성 작업의 단계를 거쳐 결과물이 나온다. 그 와중에와이어를 지우거나 앞 단계를 거치지 않고
        합성만으로 끝낼 수 있는 컷들은 계속 작업.
        두시간 짜리 영화로 치면 대략 본작업만 2달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그와중에 편집이 바뀌어서 컷의 길이가 바뀌면 다시 처음부터 작업 해야 하고 추가로 컷이 나오면 또 작업.
        무수한 수정과 재작업의 반복으로 완성도를 높여간다.

드라마 - 초반 단계든 영화와 대동 소이하나 16-20부작 기준으로 4화~6화 까지의 작업기간은 영화 제작의 과정으로 두달 정도 소요된다.
          7화 이후로는 대개 라이브 진행이라 하는데 금주 방송이 끝나고 다음주 대본이 나옴과 동시에 촬영이 시작된다.
          월,화 드라마로 가정해서 화요일 방송이 끝나면 수요일-다음주 월요일 오전 까지 CG를 포함한 모든 공정이 완료 되어야 한다.
          1시간 짜리 영상을 1주일 안에 만들기 위해 현장 스텝은밤을 새고 찍어야 하고 후반 작업팀은 마음 졸이며 어떤 데이터가 넘어올지
          대기한다. CG팀으로 작업 데이터가 전달되기 전까지 촬영과 편집이 동시에 전달되고 월,화요일방송 작업 분량이 CG팀으로
          넘어오는 시기는 빠르면 목요일, 늦으면 일요일 오전이다. 영화에서 처럼 각 단계를 거치면서 이런건 없다. 받는 즉시 하루이틀만에
          결과물이 나오지않으면 방송사고다. 이런 일정을 고려해서 왠만하면 드라마 후반부엔 비중있는 CG 부분을 넣지 않는 것이 상식이다.
          간혹 후반 스케줄을 무시하고 데이터를 넘기는 드라마 감독들이 있는데 방송 사고 까지는 아니더라도 감상 댓글에서 확인된다.
          CG가 허접하네우뢰매네..발cg네,,,욕먹는건 100% CG팀이다. 

2014년 이후로 드라마 작업은 안하지만 뭐랄까....드라마CG작업은 하면 할 수록 자괴감이 든다. 작업자의 의견은 100% 무시되고 난 돈주고
일시키니 넌 무조건 내가 하는 말에 따라야 하고 맞춰야 한다. 그게 무리한 요구든 아니든...무리한 요구에어떻게든대응해서 방송사고 안나게
맞추면 당연 완성도는 떨어지고 욕은 욕대로 먹고...그렇게시킨 인간들 조차 뒤에서 저 팀은퀄리티가 떨어지네 어쩌네 말을 한다.
도깨비 같은 드라마의 경우 내용상 CG의 비중이 크고 작가의 특성상 대본은 늦게 나오는 CG팀으로썬 극악의 조건일거다.
전세계 유일무이한 최악의 CG 작업 방식이 한국 드라마 작업이다. 

어제 방송보니 작업 내용으론 안정적인 퀄리티가 나올려면 3주~한달은 작업해야 가능했을 것같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라이브로 진행되는 시점에서 2-3일 작업으로 방송이라도 된게 다행일 듯 .
뭐 기사로 보면 후반CG 작업등을 이유로 한주 결방한다는 것 같은데 추측이지만 토요일 방송 분량 촬영을 다 못했을 가능성이 거의 100% 일 듯 하다. 그 사람들이야 자기 할 일 다 못해도 남탓하고 CG팀이라는 호구들이 있으니까...분량의 문제는 있겠지만 내일 방송이라도 오늘만 데이터를 주면
스케줄은 맞출 수 있다...욕은 먹겠지만. 2013년에 작업한 모 드라마에서 목요일 밤 방송 분량의 데이턱가 목요일 오전에 상당분량 넘어와도 
꾸역꾸역 작업해서 방송을 맞추긴 했었다.
이번주에 한편 분량 작업하고 다음주에 세편 분량 작업하는게 CG팀으로 봐선 훨씬 더 부담이 큰데 아는 도깨비 작업자 한테 위로의 
말이라도 전달하러 전화나 해봐야겠다.

전세계 어디에 드라마를 생방처럼 진행 하는 곳이 있는지 참...한때 경험은 해 봤지만 정말 드라마 CG 작업은 극한 직업 중에서도 
TOP OF TOP 이다. 

한주를작업하면 일년씩 늙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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