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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S 조작 논란이 뜬금없는 이유.
게시물ID : bestofbest_3021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2222
추천 : 148
조회수 : 35409회
댓글수 : 52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2/02 18:33:21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2/02 07:44:54
지난 8일 가계부에 적어둔 포켓코인 지름을 살펴봅니다. 거의 20만원 가량을 썼습니다. 그렇다고 몬스터볼을 흘리고 다닌 것도 아닙니다. 

몬스터볼 20개에 100코인. 개당 5코인이죠. 100코인이 $1.09. 부가세 붙어 $1.1하겠죠. 
대충 1200원 잡으면, 1코인이 12원. 몬스터볼 하나에 60원 가량입니다. 한번은 7종7금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몬스터볼을 7개 던졌다가 7번 도망가고 8번째 잡힌 놈이 있는 겁니다. 몬스터 하나 잡는데 500원을 쓴 것이죠. 

포켓몬을 마주할 때마다 바짝 긴장을 하고 볼 하나씩을 던집니다. 가끔 삑사리를 내면 허탈감이 듭니다. 이틀 전 처럼 한번에 샤미드를 잡았을 때는 짜릿함이 몰려오지만, 갸라도스를 만들기 위해 잉어킹을 잡을 때는 허무합니다. 잉어킹이라고 한번에 잡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거의 4000원은 들었나 봅니다.

포켓스탑이 없는 시골에 사는가. 서울입니다. 집에서 포켓스탑이 잡힙니다. 떠오를 때 마다 포켓스탑을 돌려줍니다. 포켓스탑도 600번 가량 들렀고, 한 60킬로 걸었네요. 왜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요. 재미를 위해서죠. 20만원 가량 경비를 쓰면, 군산에 철새 구경하고 오겠지요. 지난 8일은 그런 정도의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돈 문제로 치환했지만 돈 문제만은 아닙니다.

체육관에 있는 누군가의 cp3000 짜리 망나뇽이 그런 노력없이 스푸핑을 통해 얻어낸 것이라는 것을 알면 체육관 배틀을 하고 싶을까요. 인그레스를 3년 하면서 느낀 것이 많죠. 주말 맘 먹고, 필드를 치고 나면 이제 익숙해진 닉이 빛의 속도로 포탈을 작살내 버립니다. 인그레스에서는 흔한 일이죠. 그런데 GPS 조작을 일삼는 이가 전국을 가로지르는 필드를 만든 자랑스러운 팀원으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인그레스는 로그를 모니터링할 수 있기에 상대 진영에서도 수상함을 알 것이지만, 좋은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죠. 그게 인그레스를 망친 이유입니다. 

내가 재미있게 하는 게임을 부정한 방식으로 망쳐버리는 트롤러들인 것이죠. 레벨 10짜리 체육관도 복수 계정을 파서 덤비면 금방 무너집니다. 몬스터볼만 얻으려 하고,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망칠 생각은 없다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요. 그런 융통성있는 양심이 조작 논란글을 쓰게 하겠죠. 그런데, 몬스터볼 얻는 조작을 하는 이들이, 레어 몬스터 등장 좌표로 날아다니는 이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요. 집 근처에서는 죽어도 안 나오는 몬스터를 구경만 간 것일 텐데요. 혹은 인근에 동료가 없어 체육관에 세워둘 몬스터가 없어 복수 계정을 파서 꾹꾹 눌러 세웠다는 이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요. 단지 양심의 융통성 차이일 텐데요. 

GPS 조작은 간단합니다. 날도 추운데 집안에서 버츄얼박스로 열 개 띄워두고 할 수도 있겠죠. 그 사람들을 딱히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그레스의 그 짜증나는 양반도 외로워서 그랬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정도의 죄책감은 가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럴 수 밖에 없는 거 당신도 알잖아 하는 정도에서 좀 물러나서, 조용히 암말 않고 있어야겠다 정도면 어떨까요. 논란은 그저 뜬금 없을 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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