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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마감하고 불 꺼진 가게에 혼자 앉아서
게시물ID : bestofbest_3145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보로깨찰빵(가입:2012-10-04 방문:2895)
추천 : 174
조회수 : 11037회
댓글수 : 8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3/25 14:58:25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3/25 03: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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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었습니다.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목 놓아 펑펑 울고 집에왔습니다...

... ...

안녕하세요.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자그마하게 빵집을 하고있습니다.

가게에서 일을 할 때 저녁 8시가 되면 무조건 제 전화기에서는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목소리가 최대치로 흘러나옵니다. 손님이 몰릴 때면 소리를 조금 줄이지만 전화기에서는 손석희 앵커, 안나경 아나의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옵니다.

2017년 3월 22일 수요일 세월호 인양이 시작된 날 저녁 8시 뉴스룸 세월호 인양 뉴스가 전해지자마자 제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기 시작했습니다. 손님앞에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으려고 허벅지를 꼬집으며 꾸욱 참고 참았습니다.

'오늘 만큼은 뉴스룸 할 때 손님이 안 왔으면 좋겠다. 우리 동네 사람들 다 이 세월호 인양 뉴스를 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분 연결, 22일 뉴스룸 엔딩 곡인 마왕의 '날아라 병아리'가 흘러나올 때에도 계산중이었는데 헛기침으로 손님앞에서 겨우 눈물을 참았습니다.

그리고 23일 뉴스룸. '배 보이자 다시 절규, 눈물' '미수습자 9명 그들은...' '그때 아이들이 보내온 편지', 엔딩곡까지... 하... 정말 참기 힘들었습니다...

얼마 전 '세월호 그 날 오유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라는 글에도 댓글을 달았지만 제 가게 옆에는 제 모교인 고등학교가 있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1~3학년까지 친구들 이동이 거의 없이 반이 그대로 올라가서 3년 동안 친구들하고 쌓은 우정이 정말 많고 두텁습니다. 그래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타고 있었던 우리 단원고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납니다...

하교 후나 야자 후에 빵 사러오는 모교 후배님들보면 더 많이 생각납니다. 특히 가방이나 소지품에 노란 리본하고 오는 후배님들 보면 참 고맙습니다.

술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건강 이슈로 작년 8월부터 금주중이고, 담배는 입에 물어본 적이 없어서 담배 연기에 슬픈 마음을 조금이나마 날려버릴 수가 없어서...

자정 넘어 가게 마감하고 불 꺼진 가게 카운터 한 켠에 앉아 유튜브로 세월호 관련 영상들을 하나하나 봤습니다. 끝내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나왔습니다.대성통곡했습니다. 목 놓아 펑펑 울었습니다. 몇 년만에 이렇게 울었는지 모르겠을정도로 실컷 울었습니다.

3년 동안 얼마나 춥고 슬프고 배고프고 외로웠습니까...

미안합니다. 늦어서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이제 집에 갑시다. 우리와 함께 갑시다.


p.s _ 세월호에는 일반인 승객분들 약 40분도 타고 계셨고, 단원고 선생님들도 타고 계셨습니다. 그 분들 절대로 나누어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그리고 생존자분들의 아픔 및 심리치료에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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