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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6끼 - 즉흥먹방여행.
게시물ID : bestofbest_3155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orsica
추천 : 136
조회수 : 13723회
댓글수 : 2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3/29 01:51:35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3/28 17: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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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체의 글입니다.

반말과 비속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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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그러하였다.
-
보름전 아이유와 둘이마신 술자리에서

(아이유는 횟집을 운영하는 친구의 별명이다. 사연이 있지만,,,차마 밝힐 수 없다)

갑자기 막국수가 먹고싶어져

"야, 일욜날 시간되냐? 아침에 고성가서 막국수 먹고 오자"

공염불이나 다름없는 헛소리에 아이유는 

근래의 내가 받고있는 심한 스트레스를 알고 있었던 것 처럼

싫은티 하나없이.

"그래"

라고 시원스레 대답하곤

내 뜬금없던 제안에 하나를 더 얹어 놓았다.

"기왕갈꺼, 토욜날 저녁에 나 일끝나고 출발해서 바닷가 앞에 텐트쳐놓고 자자, 나 침낭 좋은거 있어!"

그렇게 내 공염불에 더해놓은 캠핑계획위로  탑을 얹듯

아바이 마을에 순대국을 먹자느니, 학사평에서 순두부를 먹자느니.

먹고싶을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쌓아놓았더니.

어째..

24시간 먹방 투어가 되어버렸다.

(나는 침낭 없는데..띠발롬이 ㅠㅠ)


 





그렇게 시작된 여행이었다.






일끼                                                      휴게소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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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이라 그런지 차가 시원하게 내달리던

서울-춘천간 고속도로위 가평휴게소에서 부터 먹방은 시작되었다.

아이유는 적셔먹는 돈까스, 나는 어묵우동.

여행의 시작은 휴게소음식부터'라는 명제에 우리는 암묵적으로 동의했던것 같다.















이끼                                                        라면+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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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진해수욕장 언저리 화장실 가까운곳에 자리를 잡고

편의점에서 라면과 부식거리를 사다가

텐트안에 키티밥상을 펴놓고 앉아 B급 영화 쿵퓨리를 보며 먹고마시는 풍경엔

암울안 이야기나, 걱정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그저 소주한잔, 라면 한젓가락에 즐거운 웃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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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을 맞춰논 시간에 힘겹게 눈비비며 일어나.

해돋이를 본다.

방금 편의점에서 사온 꿀물과 커피 맛이 참 좋다.

지금 생각해보면 커피에 꿀물 타마셨어도 좋았을텐데 아쉽다.

다시 모자란 잠을 마저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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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를 정리하고 어느새 높게 떠있는 태양아래

드라이브를 즐기다 발견한 송지호 전망대.

전망대 관람은 유료, 자전거 대여는 무료.

자전거를 빌려타곤 기분좋게 바람을 가르며 송지호둘레길을 달린....다....는

개뿔.. 자전거는 폐차직전의 고물인데다가.

이놈의 둘레길은 어찌나 긴지. 자칫하면 11시 오픈인 막국수집에 늦게되니

종국엔 허파를 입에물고 그저 비명같은 페달질에

몰두 할 뿐이었다.






마지막 즈음.
자전거타자고 꼬셨던 아이유를 때릴뻔했다.


















삼끼                                           편육+막국수곱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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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천왕에 나온 이후 백촌막국수를 찾을때마다

기다리는 시간이 생겼다.

그런데도 신기한건 그 동치미 육수의 맛이 변하지 않는 다는거다.

어떻게, 대량으로 담그는지? 레시피를 그람단위로 정리 한건지, 그저 대단하다 싶다.

송지호 자전거 투어의 여파로 오픈 11분이 지난 즘 도착한 우리는

아슬아슬하게 웨이팅 장부에 이름을 올리고 15분여를 기다린후 맛을 볼 수 있었고

기다림이 양념을 쳤는지 꿀같은 막국수를 마실 수 있었다.


이곳 메뉴판엔 편육과 막국수 두가지 메뉴가 전부이고

막구수집이라면 흔한 물인지, 양념인지의 구분도 없다.

편육은 수육의 형태로 삶아져 나와 그냥 서울 사람은 수육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싶은 메뉴. 달다. 고기가 달다.

주어진 동치미 육수양푼에서 적당히 덜어 물막국수를 즐기다가, 육수가 자작할 즈음 양념을 넣어 비벼 먹는다, 그럼끗.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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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촌막국수를 먹으러 자주 들렀었는데.

그 근방에 이런 건축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방문해본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마을회관'

인터넷에선

'흔한 마을 회관' 이니 '진격의 농부'니 '진격의 마을회관'이라 떠돌더라.



도원리의 토산품인 항아리를 지게에 지고 일어설 차비를 하는 사람의 형상이다.

가깝게 다가가 살펴보니.

계단실 옥탑층 포함 4개층

16m나 되는 높이를 철콘구조위에 FRP로 성형하여 만들어져있다.

지층부 기둥을 원형 골조로 파일처럼 박아 세우고 새끼줄형상으로 마감한것이 재미있다. 

재료의 물성과, 형태상 이음매와 마감라인이 실리콘 떡칠이라

가까이서 건축가의 입장으로 볼땐 허접할 따름이지만.


이런 건축물을 기획한 건축사와, 승인해준 고성군 모두

대범하고 멋진 사람들일것으로 상상하게 된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런 간단한 생활건축만으로도 관광객과, 이슈를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점에

그저 감탄만 연발하다 돌아왔다.


박수~ 짝짝!





















사끼                                                       가자미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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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농부에서 출발하여 가진항에 위치한 단골집까지 오기전

죽왕농협앞 약국에 들러 아이유와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소화제를 사먹었다.

한끼라도 더먹으려는 우리의 처절한 먹부림에 활명수를 들이 부었더랬다.

단골집에 들어서면서 이모를 외치자

부모님 가게주방을 도맡아 일손을 거드는 착한 두 딸이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얘(아이유)가 횟집하는데 회말고 딴 해물은 못먹으니까 가자미물회로 해주세용~"

라고 곰살떨곤 방으로 들어가는 내 튀통수 뒤에서

'아이구 횟집사장이 해물을 못먹어서 어째....' 라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ㅋㅋㅋ

어느세 머리꼭대기에서 빛나던 태양 덕분에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해, 거의 한병을 홀로 마셔버리는 과오를 범하여

6덩이의 국수타래중

난 단 한덩이 밖에 못해치운 사실이 못내 아쉽다.

이자리를 빌어 5덩이를 온전히 도맡아준 아이유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오끼 (아니아니)                                   경양식 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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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실패....

맥주도 한잔했겠다 바닷가 앞에 차창을 열어놓고 낮잠을 한숨자고일어나

충전후 찾아간곳이 때마침 휴무라 먹지 못하고 돌아서는 우리의 뒷모습이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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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무념무상.

허탈해진 우리들은 근처 건봉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먹지못한 애석함을 부처님 진신사리 앞에서 토로하곤

닥쳐올 다음끼니에 대해 더 맹렬하고 적극적인 맛이길 기원했다.




건봉사는 신라시대때 부터 내려온 고찰이다.

임진왜란때 사명대사가 승병을 일으킨곳이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기도빨이 잘받는다는 소리다.





















진짜오끼           더덕구이정식, 황태구이정식 + 감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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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빨이 받았다.

아까 먹지못한 경양식 돈까스를 애석해하며 이미주문한 정식에 감자전을 추가해 본다.

이집도 나름의 단골집인지라, 주인 아주머니가 뭐라도 부족한것이 없는지 거푸 물어보신다.


'사장님 제 위...위장이 부족해요....ㅠㅠ'


고성에서 인제로 넘어오는 진부령 골짜기에 위치한 수많은 황태집들중 

이집을 고집하는 이유는 상위에 내는 산나물과 더덕을 직접 채취해 쓴다는데 있다.

봄의 초입에서 먹는 산나물의 향취가 참 달았다. 언제먹어도 부드럽고 담백한 황태국은 무한리필이다.

다음에 들를땐 황태 된장찌개와, 해장국을 꼭 맛보기로 다짐하곤. 



어느덧 서산에 넘어가는 해의 한쪽이 보일때즘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육끼                                         휴게소 스페셜돈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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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까스 한조각 못먹은 것이 

무에 그리 한이 맺혔던지.

우리가 거쳐온 끼니의 마지막은 스페셜 돈까스로 장식하는것에 서로 이견이 없었다.

실패할 확률없는 돈까스의 그저그런 맛에도

바닥을 드러낸 접시를 앞에두고 자리를 물려 일어나매

결연한 눈빛이 오가고 뭔가를 가득채웠다는 포만감에

고개를 끄떡.

그리고 돌아섰다.


집으로 가는 길에도 고속도로는 시원하게 뚤려있었고.

차안에선

이 노래가 결연하게 흘러넘쳤다.






그리고 우리는 나즈막히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육끼 육끼 넌 나의 슈퍼 윢끼육끼~♬








출처 나의 슈퍼 윢끼육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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