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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와 덩케르크의 가장 큰 차이 (스포)
게시물ID : bestofbest_3535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빠별
추천 : 166
조회수 : 20840회
댓글수 : 34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7/07/28 17:50:01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7/28 07:11:35
놀란 특유의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인해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어도 욕은 먹지 않는 덩케르크.
단순한 호불호를 넘어 욕 먹고 있는 군함도.

덩케르크는 전쟁영화라기 보다 재난영화라는 평을 많이 받습니다. 전쟁영화 단골레시피가 대거 빠졌어요. 애인 사진이나 가족 사진 꺼내보는 병사들, 악마 같은 적군들, 전우애, 잔인하고 화려한 전투신 등등. 이 모든 것이 다 빠지고 덩케르크와 그곳에서 뻐져나가고픈 수많은 병사들만이 있습니다. 그 모든 병사들은 이성이고 뭐고 그냥 멍하게 넋이 빠져있습니다. 인물설정도 갈등도 없다시피하고 드라마의 선율도 희미합니다. 끔찍한 곳에서 빠져나가고자 하는 애끊는 마음, 희망, 절망, 잔혹함만이 가득해요. 실제로 관객은 상영시간 내내 '빠져나가고 싶다'라는 마음밖에 드는 게 없습니다.

군함도에선 군함도가 희미합니다.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성격을 설정하고 갈등을 만들어내고, 사랑 이야가 펼쳐지고, 애타는 가족애를 설명하고, 배신과 저항이 대립하고, 독립군 이야기가 첨부되고, 스파이까지 등장합니다. 드라마가 워낙 풍성한지라 관객은 그 드라마 재미?에 푹 빠져요. 군함도 자체를 드러내는 데 실패한 것은 나약한 인간과 나쁜 조선인들을 그렸기 때문이 아닙니다. 영화의 초점을 잘못 맞췄어요. 강팍하게 과장하자면 영화엔 군함도가 없어요.

놀란은 관객을 덩케르크 안으로 끌어들였고
군함도에서 관객은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구경할 뿐입니다. 
한쪽이 체험이라면 다른 한 쪽은 슬픈역사를 빙자한 화려한 드라마랄까요.
좀 더 가혹하게(솔직하게) 표현하자면, 역사유적지를 배경으로 두 시간 넘는 연극을 펼친 셈. 군함도는 영화 소품에 불과했어요.


덩케르크를 보고 나서 군함도에 아쉬웠던 것은, 
놀란처럼, 덩케르크에서 처럼 '간절하게 빠져나가고 싶은 처참한 곳을 관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했더라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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