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내 두루 평안 하시오?
이번에 이 나 모가 한 농은 서역에서 들여왔다는 가배라는 음료를 이용한 농이오.
가배는 서역에서 콩과 같은 작물의 씨앗을 볶아 물에 우러낸 차와 같은 음료인데,
맛이 쓰나 입안을 씻어주고, 속을 편안히 하니, 어찌 마시지 아니하겠소?
이 가배라는 음료는 서역의 말로 커-피라고 하니, 이는 마치 우리가 밤을 새어 공부할 적에 흘리는
코피와 말이 비슷하니, 내 이를 이용하여 농을 하였소.
코피를 많이 흘리면 몸에 피가 모자라 어지럽고, 또한 많이 흘림을 쏟는다 하니, 어찌 자연스럽지 못한 농이라 하겠소?
이 농이 당연 수준이 높아, 사대부라면 무릇 따라야할 도리를 다했다는 것을 백두간척 삼척동자라 하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오.
최근에 우리 금농(今弄)에 마치 아저씨의 농과 같다 하는 아재농이 나도는데,
그러한 사이한 도를 따르지 아니하고,
이러한 참된 도리를 다해야 할 것이오.
모두 강녕하시오.
